일관성 있는 엄마가 자녀를 성공으로 이끈다
엄마의 카리스마
(신시아 위덤 지음/이정아 옮김/거름/2008년 10월/276쪽/12,000원)
엄마의 카리스마
(신시아 위덤 지음/이정아 옮김/거름/2008년 10월/276쪽/12,000원)
■ 책 소개
이 책은 소리지르지 않고, 잔소리하지 않고, 때리지 않으면서 자녀를 효과적으로 양육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자녀와의 사랑과 전쟁, 그 해법은 흔들림 없는 강한 원칙이다. 양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계 설정'으로, 어려서부터 어떤 것이 허용되고 무엇은 허용되지 않는지를 가르쳐야 한다. 아이의 좋은 습관은 부모에게서 나온다. 저자는 아이를 '복종'시키는 것이 아니라 '협조'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협조'는 확실한 원칙과 기준으로 아이를 대할 때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한다. 아이가 부모에게 '협조'할 때 좋은 습관과 인성을 기를 수 있으며 이것은 사춘기가 지나고, 성인이 되어서까지 계속 된다고 이 책은 말한다.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줄 타임아웃이나 예행연습, 공감해주기, 경고 같은 각종 전술과 전략들은 책 뒤의 용어 풀이를 참조하여 적절한 상황에 활용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부모가 실전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대화 사례들 역시 아이들에게 상처 주지 않고 부모의 뜻을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다.
■ 저자 신시아 위덤(Cynthia Witham)
공인 임상 사회복지사이자 유명한 UCLA 부모교육 프로그램의 부소장이다. 학교와 병원, 각종 세미나에서 인기 있는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부모와 교사, 그리고 치료사들을 위한 워크숍도 진행한다. 또한 절찬리에 출간된 『아이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법(Win the Whining War & Other Skirmishes)』의 저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인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두 아이의 엄마로서 가정에서도 자신의 양육 기술을 실천하고 있다.
■ 역자 이정아
숭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어영문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08년 현재 (주)엔터스코리아의 전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더 라이트네이션』『페미니즘 연극 사』『셰익스피어 비평』『100인의 위인』 등이 있다.
■ 차례
PROLOGUE | 일관성 있는 엄마가 자녀를 성공으로 이끈다
chapter 1 마트만 가면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
chapter 2 식당에서 난동을 부리는 아이
chapter 3 습관적으로 거짓말하는 아이
chapter 4 음식을 가려 먹는 아이
chapter 5 상스러운 욕을 하는 아이
chapter 6 TV를 너무 많이 보는 아이
chapter 7 단것을 입에 달고 사는 아이
chapter 8 시시때때로 돈 달라고 조르는 아이
chapter 9 다른 사람을 깨무는 아이
chapter 10 차만 타면 싸우는 아이들
chapter 11 사람들만 모이면 문제 행동을 일삼는 아이
chapter 12 잠잘 때마다 애먹이는 아이
chapter 13 장난감, 게임에 빠진 아이
chapter 14 부모가 금지한 행동을 하려는 아이 1
chapter 15 부모가 금지한 행동을 하려는 아이 2
chapter 16 눈에 거슬리는 옷차림을 하겠다고 우기는 아이
chapter 17 애완동물을 키우겠다고 조르는 아이
chapter 18 숙제를 도무지 안 하는 아이
chapter 19 음악에 푹 빠져 사는 아이
chapter 20 비싼 의류를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
chapter 21 한 번만 더요가 열 번이 되는 아이
chapter 22 너무 일찍 화장에 눈뜬 아이
chapter 23 전화통을 붙잡고 사는 아이
chapter 24 귀를 뚫고 싶어 하는 아이
chapter 25 어른이 없는 집에서 친구들과 놀겠다고 하는 아이
chapter 26 이성 친구와 저녁 데이트를 하겠다는 아이
부록 | 용어 풀이
엄마의 카리스마
마트만 가면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
아이들이 가끔 마트에서 뭘 사달라고 할 때 부모의 “안 된다”는 말을 순순히 받아들인다면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요구가 애걸로 바뀌고, “우리 공주님, 오늘은 안 돼요”라고 말하자마자 울어댄다면 부모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우선 아이가 가게 가서 조를 때 부모로서 어떤 점이 가장 괴로운지 생각해보자. 아이가 사달라고 조르는 물건이 마음에 안 들어서인가, 조르는 버릇 때문인가. 또 이런 질문들도 해보라. 먹을 걸 사달라고 하는 것은 배가 고파서일까? 그러면 마트에 가기 전에 미리 무언가 먹여놓으면 최소한 먹을 걸 사달라는 문제는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면 호주머니에 자잘한 장난감이 가득 들어 있고 밥도 충분히 먹이고 왔는데 뭔가를 사달라고 조르는가?
약간 머리가 큰 아이들은 “내 돈으로 살게요”라며 흥정을 해올지도 모른다. 이럴 때는 더욱 부모 스스로가 어떤 마음인지 짚어봐야 한다. 아이가 쓸데없는 물건에 돈을 낭비하는 게 싫어서인지, 아이에게 사탕이나 탄산음료 등의 음식을 먹이고 싶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아이 방에 쌓여 가는 싸구려 플라스틱 장난감 때문에 머리가 터질 지경이어서인지. 결국 부모에게는 세 가지 선택권이 있다. 첫째, 장보러 가서는 절대 뭘 사주지 않겠다, 둘째, 아이가 자기 돈을 쓴다면 허락하겠다, 셋째는 뭐든 사달라고 하면 한 가지 정도는 사주겠다.
나는 부모가 남의 이목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장소에서 아이들이 뭔가 조르는 것을 아주 싫어하기 때문에 첫 번째를 추천하고 싶다. 물론 두 번째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꽤 많을 것이다. 내 친구들에 따르면 아이들에게 원하는 것을 자기 돈으로 사게 했더니 사들이는 물건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또한 세 번째 방법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부모가 장볼 때 잘 협조하면 마지막에 상을 내리겠다고 하면 아이들은 그야말로 순한 양처럼 변할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때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부모가 칭찬이나 관심 대신에 자주 물건으로 상을 주게 되면 아이들이 매번 상을 기대하고 요구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일단 ‘물건 사달라고 조르지 않기’라는 규칙을 분명하게 정했다면 그 이후부터는 가끔씩 아이들에게 선심을 써도 괜찮다. 사실 이렇게 가끔씩 선심을 써야 아이들의 기쁨도 그만큼 커지는 법이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규칙을 정할 때는 반드시 장보러 가기 전에 결정해야 한다. 아이들을 유혹하는 것들로 가득한 곳에 발을 들여놓은 다음 규칙을 정해봐야 아무 효과가 없다. 일단 ‘장보러 가서 먹을 것이나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지 않기’라고 확실하게 규칙을 정했으면 규칙을 최대한 존중한다.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까진 괜찮지만 규칙을 너무 자주 바꾸면 혼란만 생기고 교육 효과도 떨어진다. 예를 들어 아이가 집안일을 잘 도와서 장난감을 사도 좋다고 허락했다면, 가게에 들어가기 전에 착한 일을 한 대가라는 점을 분명히 주지시킨다. 이런 경우 똑같은 상을 또 줄 일이 있으면 한동안 기다렸다가 준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가 으레 상을 주는 것으로 기대하고 조르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이가 정말 배고파하는 경우는 과일이나 견과류 또는 떡 같은 건강식품을 사준다.
마트에 들어가기 전에는 짧게 규칙을 상기시킨다. 절대 장황한 강의를 해선 안 된다. 처음 몇 분 동안 협조를 잘 하면 “엄마 장보는 걸 너무 잘 도와주는구나” 또는 “규칙을 잘 지켜줘서 고마워”라고 아이를 칭찬해준다. 한편 장보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아이에게 구체적인 임무를 맡기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토마토 두 개 중 어떤 것이 좋을지 아이에게 고르게 한다든지, 여러 가지 시리얼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하게 하거나 과일을 몇 개나 살지 결정하게 한다. 또 간간이 아이에게 조언도 구한다. “카레 재료에 고구마를 넣을까, 넣지 말까?” 조금 큰 아이일 경우에는 직접 몇 가지를 골라오게 시킨다. 그리고 아이가 찾기 쉬운 통로나 과일 코너, 야채 코너에서 몇 분 후에 만나기로 약속한다.
이렇게 부모가 아이를 장보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면 아이는 부모로부터 여러 가지 주의 사항들을 듣게 된다. 그러다 보면 결국 부모의 물품 구입 기준이나 방법을 알게 되며 특정 물품들은 왜 안 된다는 건지 이유까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바꿔 말하면, 엄마 아빠가 이기적이거나 나쁘기 때문에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사주지 않는 게 아니라 계획대로 예산에 맞춰 장을 보기 때문에 그렇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뜻이다. 때때로 아이를 참여시키고 싶어도 시간적 여유가 없어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시간이 촉박할 때는 장보러 가기 전에 아이에게 미리 엄마 아빠 임의대로 물품을 고를 것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대신 아이가 도울 수 있는 다른 일을 말해준다. “오늘은 시간이 별로 없단다. 그래서 엄마가 혼자 식품을 고를 거야. 하지만 너는 카트 미는 것을 도와줄 수 있단다.”
내가 아는 어떤 가족은 ‘한 달에 장난감 한 개’라는 정책을 실시한다. 그 집 부모들은 매달 각자 한 가지씩만 아주 저렴한 장난감이나 먹을 것을 살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가족이 함께 장보러 가서 아이들이 뭔가를 사달라고 하면 “이게 이번 달 물건이니?”라고 묻는다. 그러면 아이는 그 물건이 정말로 갖고 싶은지, 아니면 나중에 더 좋은 것이 있으면 그것으로 살 것인지를 고민한다. 그 집 부모들에 따르면 이런 방법을 통해 어디로 쇼핑을 가건 아이들이 물건을 사달라고 조르는 습관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TV를 너무 많이 보는 아이
부모들 대부분이 TV와 애증 관계에 있다. 우리는 TV가 훌륭한 교구이자 놀이기구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TV를 통해 아이들이 폭력성이나 선정성을 배우고 공격적인 언어에 노출된다는 점이 걱정된다. 더구나 교사들은 읽기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 중에는 주중에 과도하게 TV를 보는 아이들이 많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TV를 본다면 TV에 나오는 장면들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상업주의의 실체를 간파하도록 도와줄 수 있겠지만, 과연 그럴 만한 시간적 여유가 되는 부모들이 얼마나 될까? TV 보느라 낭비되는 시간은 또 어떤가! 그 시간은 원래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르고 대화하는 시간인데 말이다. 또한 그 시간에 눈부신 햇살과 신선한 공기에 흠뻑 취해봐도 좋으련만, 이렇게 TV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아이들은 다른 생산적인 놀이에 그만큼 관심을 덜 갖게 된다.
‘그렇다면 이 골칫덩어리 TV를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TV 보는 시간을 제한하는 것만이 아이들을 위한 최선인 것을 알지만 누가 강제로 TV를 못 보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부모라면 지금부터 소리 내어 읽어라. “내게는 TV를 덜 보게 할 권리가 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렇게 해야 할 의무가 있다.” 혹시 TV 앞에 붙어사는 부모라면 아이들의 버릇을 고치기 전에 자신들의 습관을 먼저 고쳐야 한다. 아이들의 TV 시청 시간을 줄이려면 아이가 TV 보기가 아닌 다른 활동을 할 때 더욱 특별한 관심을 보이자. 아이는 부모가 어떤 것을 가치 있게 여기면 자신도 그것을 가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관심을 보이자. “그 책 아주 좋은 책 같구나. 어떤 내용인지 엄마에게 말해줄래?”, “여기 있던 블록으로 이렇게 큰 탑을 만들다니 정말 대단한데!”, “곤충 채집? 물론 가능하지. 엄마가 곤충들이 많이 있는 곳을 알려줄게”, “이 그림 색깔 정말 맘에 든다. 다 그리면 엄마가 냉장고에 붙여놔도 될까?”
규칙이 이랬다저랬다 하지 않으려면 TV와 관련해 허용할 수 없는 부분을 정확하게 명시해야 한다. 예를 들면 프로그램 종류를 지정하거나 적정한 TV 시청 시간을 정할 수 있다. 만약 프로그램의 질이 판단 기준이 된다면 다음과 같이 정한다. 첫째, 광고가 싫다면 상업 방송을 제한하고 공영 방송을 보게 한다. 상업 방송 프로그램은 녹화해서 광고 없이 프로그램만 보여준다. 정규 방송 시간에 TV를 볼 때 광고가 나오면 음소거 버튼을 누르도록 한다. 광고의 해악성에 대해서는 어느 부모나 공감하리라고 본다. 둘째, 폭력성이 싫다면 폭력적인 만화나 사건 사고 관련 프로그램을 보지 못하게 한다. 선정성이나 성인용 프로그램에 노출될까 봐 걱정된다면 저녁 8시 30분 이후에 하는 음악 전문 채널이나 부모가 보기에 음란하다고 생각되는 프로그램은 전부 못 보게 한다. 또한 아이에게 뉴스와 선정주의의 차이를 가르친다. 셋째, 아이들과 함께 앉아 방영 중인 프로그램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부모의 의견을 주입시키지 말고 아이들이 좀 더 비판적인 관점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돕는다.
보지도 않으면서 배경 음악처럼 TV를 켜놓는 것은 금물이다. 이런 식으로 TV를 켜놓으면 아이들이 TV에 중독돼서 평생 TV를 끄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TV와 상관없는 가족 놀이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가족 놀이를 통해 'TV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메시지를 심어줘야 한다. 퍼즐 맞추기 등 가족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을 하거나 함께 모여 책을 읽는다. 십자말풀이나 낱말 찾기 책, 아이들의 연령대가 낮은 경우에는 점을 이어 그림 완성하기나 오목 등이 좋다. 시험 삼아 일주일 동안 TV를 치워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리고 가족회의를 열고 TV를 치운 후에 가족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말해보자. TV가 있을 때보다 좋아진 점은 무엇이고 안 좋아진 점은 무엇인가? TV가 없어서 손해 본 일이 있는지 솔직하게 말해보자. TV를 영원히 집 안에서 없애면 어떨지 각자의 의견을 물어보라. 그리고 절대로, 아이 방에 TV를 들여놓지 말라. 불행하게도 이미 들여놓은 상태라 엄청 골치를 썩고 있다면 당장 치워라. 아이가 TV를 시청 중일 때는 정해진 시간에 끌 수 있도록 미리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려주어야 한다. 물론 한창 재밌게 보고 있는 아이가 짜증을 낼 수도 있겠지만, 미리 알려주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유익하다.
잠잘 때마다 애먹이는 아이
아이들은 밤에 잠을 푹 자야 한다(부모들도 마찬가지다). 부모는 조용한 저녁 시간을 보내다가 편안하게 잠들고 싶다. 그러려면 아이가 제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 순조롭게 잠을 자야 한다. 잠을 잘 자려면 매일 일정한 시간에 정해진 자리에서 잠을 자는 규칙적인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아이가 잠잘 시간에 확실하게 잠자리에 들게 하려면 부모가 똑같이 아이에게 ‘이제 잠잘 시간’이라는 공통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잠자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부부가 함께 이 문제를 충분히 논의해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공통된 규칙을 세우고 일관되게 지켜나가야 한다.
아이의 적절한 수면 시간을 알아낸 후 매일 몇 시에 재울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부모가 퇴근하는 시간을 고려해 가능한 가장 합리적인 시간으로 정한다. 저녁 식사 준비와 목욕하는 시간도 적절하게 감안한다. 그러나 주중 TV 시청 시간은 포함시켜선 안 된다. 이렇게 아이의 취침 시간을 정하는 이유는 아이의 생체 리듬에 맞는 시간에 재움으로써 가족 간의 화목한 시간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아이를 제때 재우려면 저녁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미리 계획을 짜야 한다. 편안히 잠자리에 들고 싶은 시간을 정한 다음 그 전에 무엇을 할 것인지 계획을 짜야 한다. 해야 할 일들을 적고 그 일들을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마쳐야 하는지까지 꼼꼼하게 따져 기록한다. 시간 배정을 할 때에는 너무 무리하게 잡지 말고 현실에 맞게 짠다. 예컨대 5분 안에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일에는 8분 정도의 시간을 배정한다.
잠자기 전에는 반드시 부모와 아이들 모두 아침에 학교나 유치원에 갈 준비를 완전히 마쳤는지 점검해야 한다. 예를 들면 가방 싸기나 입고 갈 옷을 정해서 꺼내놓기, 장난감 정리 같은 것들이다. 냉장고나 아이들 방문 앞에 밤에 해야 할 일들을 글이나 그림으로 표시해서 붙여 놓으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 맘대로 시간표를 짜도록 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을 위해 짠 시간표지만 결국 부모의 시간표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들이 잘 잊어버리지 않도록 부모가 신경 써서 챙겨야 한다.
자기 전에는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조용히 함께 책을 읽고 TV를 보거나 좋아하는 게임을 하면서 보낼 수 있는 가족 시간을 마련한다. 만약 가족 시간을 따로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시간표를 짤 때 재밌으면서도 아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활동을 허락해주는 상을 줌으로써 시간표를 잘 따르도록 유도한다.
아이가 침대에 누웠을 때 불을 켜고 끄는 문제나 문을 열고 닫는 문제 또는 이불을 덮거나 안 덮는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치르지 말라. 이런 사소한 문제까지 부모가 일방적으로 강요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런 작은 문제들을 아이 뜻대로 결정하게 함으로써 조금이나마 아이의 자존심을 살려줄 필요가 있다. 어차피 아이가 잠들면 이불도 덮어주고 문도 닫을 수 있으므로. 또 아이가 완전히 잠들 때까지 곁에 있어주는 것은 좋지 않다. 부모들은 아이가 잘 때까지 기다리기 위해 아이와 함께 누워 있거나 침대 옆에 앉아 있기 십상이다. 물론 이런 행동은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무척 편안한 느낌을 안겨 준다. 그러나 잠잘 때 애먹이는 아이들 대부분이 혼자서 잠들지 못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젖먹이 아이 때부터 혼자서 잠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부 가정에서처럼 밤에 젖먹이 아기나 유아들과 함께 자는 ‘온 가족이 한방에서 자기’를 선호하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부모들도 어느 시점에 가서는 부모만의 개인 생활을 되찾아야 하며 아이들도 밤에 혼자 자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잠자기 직전에 씨름이나 간지럼 태우기 같은 아주 자극적인 놀이나 활동은 금물이다. 아이들은 너무 심한 운동이나 놀이를 하면 잠들기가 훨씬 더 어렵고 잠도 푹 자지 못한다. 씨름 같은 격렬한 놀이는 초저녁이나 아침에 하라. 그리고 아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은 채 굿나이트 키스를 받길 좋아한다. 그러니 가능하면 아이의 침대 옆에 앉아 굿나이트 키스를 한 뒤 마지막 불을 꺼라. 그러나 만약 아이가 자지 않고 일어날 경우에는 이런 배려를 베풀 필요가 없다. 밤에 이불 속에서 해주는 굿나이트 키스는 한 번으로 끝내야 한다!
아이가 잠잘 준비를 하나씩 잘해낼 때마다 칭찬해준다. “와! 오늘밤에는 옷을 아주 빨리 갈아입었구나!”, “벗은 옷을 세탁 바구니에 넣어줘서 고맙다”, “어젯밤에 자기 전에 ‘안녕히 주무세요!’ 라고 인사하는데 너무 예쁘더라.”
부모가 금지한 행동을 하려는 아이
모든 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과잉보호하지 않으면서 아이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을까, 즉 독립심을 키우고 책임감을 배울 기회를 차단하지 않으면서 아이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놓고 딜레마에 빠진다. 아이가 걷는 것을 배우려면 부모의 손에서 벗어나 넘어지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부모가 아기 손을 놓지 않으면 아기는 걷는 것을 배우지 못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네 살짜리 아이는 자기 집 마당 밖의 세상을 탐험하기 시작해야 하며, 열 살짜리 아이는 이웃 동네를 탐험해야 하며, 열 네 살짜리 아이는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을 탐험해야 한다. 물론 이런 곳들이 항상 안전한 환경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부모는 최선의 판단을 내려 아이가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아이는 최소한의 규제만 받길 원하기 때문에 부모가 “안 돼” 라고 말하면 심하게 불평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부모는 안심할 만한 수준의 규칙을 정해야 한다. 부모가 이런 규칙을 정하면 아이는 못마땅해 하면서도 부모에게는 자신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그렇게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을 어렴풋하게 알게 된다.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부모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아이가 이런 저런 독립의 기회를 요구할 때마다 신중하게 그 요구를 검토한다. 그 즉시 “안 돼”라고 말하고 싶은 충동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걱정의 근원이 무엇인지 파헤쳐보라. 또한 부모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자세히 조사한다. 중용의 미덕을 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까 고민하고 아이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아이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마찬가지로 ‘설마 무슨 일이야 있겠어?’ 하며 무조건 허용하는 부모나 아이와의 대립을 피하고 싶은 부모라 해도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부모의 책임임을 명심해야 한다. 알다시피 요즘 세상은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아이를 보호하려면 부모가 아이의 행동반경을 제한해야 한다. 비록 아이들은 이런 부모의 제한을 못마땅하게 여기지만 이렇게 부모가 제한할 때 안도감을 느끼는 아이들도 많다. 아이의 요구 사항이 아이들만의 특권에 해당되지만 선뜻 허락하기가 망설여질 때는 배우자와 함께 의논한다. 아이 친구들이나 한두 살 위인 이웃집 아이들의 부모들은 비슷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알아볼 필요도 있다. 그리고 안전하게 아이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예를 들어 쇼핑센터를 돌아다니고 싶다는 요구의 경우, 부모가 아이와 같이 쇼핑센터로 가되 물건을 사거나 윈도쇼핑은 저희들끼리 다니도록 해주는 방법도 있다.
아이의 요구에 ‘된다’니 ‘안 된다’ 또는 ‘이런 조건 하에 허락한다’는 대답을 할 때는 반드시 배우자와 충분히 상의한 후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 결정을 아이에게 알리고 순순히 받아들이면 칭찬한다. “우리 결정을 이해해주고 잘 따라줘서 무척 고맙구나.” 그리고 나서 아이의 요구 사항을 어떤 조건 하에 허락했는지 자세히 설명한다. 이렇게 각 요구 사항마다 신중히 평가하고 아이의 성숙도를 고려해 공정하고 일관된 결정을 내리도록 노력하자. 핵심은 부모의 결정이 ‘더 큰 책임감을 키우기 위한 작은 단계’라는 점이다. 아이가 커갈수록 자신이 더 많은 특권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기다리면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알아채고 부모가 점점 더 많은 자유를 인정해주리라고 믿게 될 것이다.
이렇게 부모의 구속은 줄고 아이의 자유는 늘어나는데, 만약 아이가 늘어난 자유만큼 책임 있게 처신하지 않는다면 일정 기간 동안 해당 특전을 박탈해야 한다. 이런 조치는 과도한 처벌이라기보다는 아이가 좀 더 성숙해질 때까지 특전을 연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조치를 통해 아이는 자유에 따르는 책임을 이행하지 않을 때 어떤 벌칙이 따르는지 분명하게 깨닫게 된다. 마지막으로 벌칙 기간이 끝나면 아이에게 다시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한 번만 더요가 열 번이 되는 아이
아이들은 부모가 “잘 시간이다” 또는 “거기까지! 더 이상은 안 돼”라고 말하면 결코 한 번에 듣는 법이 없다. 사실 아이들 입장에선 신나게 놀다가 단번에 끝내기란 불가능하다. 아이들은 재밌게 노는 동안 비로소 자기 삶의 주체가 되는 것인데 부모들이 다시 아이들을 통제하려고 하니 ‘한 번만 더’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부모들은 분명한 규칙을 정해 이런 아이들의 요구를 거절하려고 노력해보지만 때때로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부모들은 “그럼 10분 만이다”라고 하면서도 30분 정도를 예상하고 아이들도 실은 그렇게 이해한다. 부모들이 마음을 독하게 먹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조금만 조르고 애걸하고 훌쩍거리면 하자는 대로 해주게 된다.
부모들은 ‘한 번만 더’를 받아준다고 해서 아이들이 크게 잘못될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또 어떤 부모들은 ‘딱 한번만 더’를 아이들이라면 당연히 하는 요구라고 생각해서 별로 문제 삼지 않는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그래라”라고 말할 때도 있고 “안 돼”라고 말할 때도 있다. 그러면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그때그때 잘 알아듣는다. 그러나 자신의 아이가 “이제 그만할 시간이다”라는 말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다면, 아래의 방법을 통해 산뜻하게 털고 일어나게 하는 법을 가르칠 수 있다.
먼저 부모가 어떤 식으로 행동할지부터 확실하게 정한다. 반드시 부모가 일관되게 지킬 수 있는 것으로 정해야 한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첫째, 몇 분 또는 몇 번이라고 확실하게 말해주거나, 둘째, 갈 시간이 되면 “갈 시간이다”라고 말해주는 법, 셋째 신속하게 자리를 뜨는 법이 있다. 부모가 ‘한 번만 더’를 쉽게 허락하는 편이라면 미리 ‘한 번 더’ 할 수 있다는 언질을 준다. 예를 들어 쿠키를 하나 주고 아이가 하나 더 달라고 애걸하면 또 한 개를 더 주는 것보다 미리 “두 개까지 먹어도 돼”라고 말해주는 편이 훨씬 좋다. 마찬가지로 비디오 게임기 앞에서 갈 시간이라고 말한 뒤 아이의 “5분만 더요”라는 애걸을 두 번이나 받아주는 것보다는 먼저 “10분만 더 하고 가자”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낫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졸라서 해주면 안 된다는 점이다.
부모들은 언제든 바로 갈 수 있는 채비를 해야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갈 시간이라고 통보해놓고 작별 인사하느라 20분이나 지체한다면 부모의 위신이 떨어진다. 아이는 부모가 “갈 시간이다”라고 말해도 바로 가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부모 말을 무시할 것이다. 하지만 부모의 입장도 확고하고 아이도 안 된다는 부모 말에 “아우 엄마” 정도의 가벼운 항의를 하며 별다른 저항 없이 따른다면 약간의 융통성을 발휘할 수도 있다. 또 아이가 불평이 아닌 정중한 요청을 하거나 새로운 정보(예를 들면 “엄마, 내일 학교 안 가는 날인 거 아시죠? 10분만 더 있다 자면 안 될까요?”)를 알려줬을 때라면 재량껏 융통성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가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확신만 있다면 아이의 거래 제안을 받아들여도 된다. 우리 집 아이들 같으면 "딱 10분만 더 있다 자면 안 될까요? 아침에 바로 일어나겠다고 약속할게요”라고 흥정하려 들 것이다. 이런 흥정은 내게 꽤 유리하다. 10분으로 수월한 아침이 보장된다면 흔쾌히 받아들일 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면 앞으로 이런 거래는 결코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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