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악이야기

“나주에 문화 르네상스시대를 열자”

by 호호^.^아줌마 2009. 3. 28.

“나주에 문화 르네상스시대를 열자”

전통찻집 명다원-무지크바움 하우스콘서트 ‘눈길’

클래식에서 크로스오버까지 다양한 장르 선보여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에서 나온 하우스콘서트 장면을 보고 부러워했는데 나주에서도 이런 음악회가 있는 줄 몰랐어요.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떨림이 그대로 가슴에 와 닿은 느낌입니다.”


지난 27일 저녁 나주향교 옆에 있는 전통찻집 금성명다원에서 ‘하우스콘서트’가 열렸다. 공연주제는 ‘봄날, 차 한 잔의 여유 콘서트’


연주자는 피아니스트 최선희 씨와 바이올리니스트 한인지 씨, 비올리스트 정세리 씨 트리오.

관객은 일찌감치 찾아와 차와 떡을 나누며 기다리던 손님 여남은 명, 연주가 끝나가도록 채 서른 명을 넘기지 않는 수다.


시작은 가볍게 엘가의 ‘사랑의 인사’와 쇼스타코비치의 ‘왈츠’로 막을 올렸다.

그리고 이어진 막스 브루흐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콘서트, 작품 88번’. 원래는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는 곡이었지만 이 날은 키보드(피아노)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다소 장중한 분위기 속에 지루해질 수 있는 곡이었지만, 악장과 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치지 않는다는 금기(?)를 깬 관객들의 작은 실수로 인해 연주자들이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연주를 할 수 있었고 관객은 또 그것을 즐겼다.


연주회가 끝날 무렵 행사를 주최한 무지크바움 조기홍 대표가 앞으로 나가더니 일장 연설이다.


“나주시가 새로운 영산강 르네상스시대를 열겠다고 합니다만, 무엇으로 르네상스를 열겠습니까? 과거 문화와 문명의 중심지였던 나주에 문화 르네상스가 없다면 영산강 르네상스는 없는 겁니다.”


시민들 스스로 문화생활을 즐기고 자녀에게 문화에 대한 마인드를 심어주는 것, 그것이 나주의 르네상스를 앞당기는 길이란다.


한 시간 30분 남짓 진행된 연주회가 끝나자 관객들은 돌아가는 길에 다들 탁자 위에 만 원짜리 지폐 한 장 씩을 놓고 나간다. 다음 연주회를 준비하기 위한 ‘종잣돈’이란다.


지역에서 문화트러스트운동을 벌이며 다양한 기획공연으로 공연문화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음악나무’라는 뜻의 무지크바움.

다음달 10일에는 나주문화예술회관에서 벨기에 브뤼셀 왕립음악원 교수 초청연주회를 갖는다. 김양순 기자


<사진설명>

문화트러스트운동을 표방하고 있는 무지크바움에서 다양한 기획공연과 하우스콘서트로 공연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