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3(금) 남도투데이 -느티나무 아래서-
4월, 남도의 봄꽃축제2
Ann> 남도의 산야가 온통 꽃향기로 가득합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또 변덕 심한 봄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꽃을 피워낸 자연의 힘에 새삼 감동하게 되는 남도의 4월입니다.
Ann> 남도에서는 지난달 매화, 산수유꽃축제에 이어 이달에도 꽃축제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봄꽃축제와 함께 느낄 수 있는 남도의 멋, 남도문화관광해설가인 나주뉴스 김양순 편집국장과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Ann> 4월이면 다들 완연한 봄 날씨를 기대하게 되는데, 요 며칠 날씨가 좀 심술을 부렸죠? 그래도 꽃은 피어나고 있었군요?
김> 사실, 지난달에 매화축제와 산수유꽃축제 소식 전해드리고 난 뒤에 주변 분들에게 타박을 좀 들었습니다. 봄꽃축제라고 해서 가볍게 집 나섰다가 감기만 얻어왔다고요.
4월의 첫 주말을 끼고 남도의 꽃축제가 오늘과 내일 네 곳에서 동시에 열립니다.
구례 섬진강변 벚꽃축제와 목포 유달산 봄꽃축제, 영암 왕인문화축제, 여수 영취산 진달래축제 등인데요, 이번 축제에는 여러 볼거리와 함께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재미있는 체험프로그램들도 많이 마련돼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Ann> 자, 그럼 어디로 먼저 떠나볼까요?
김> ‘목포는 항구다’목포로 먼저 가볼까요?
개나리로 유명한 목포 유달산은 노령산맥의 마지막 봉우리로 해발 228m 높이의 정상에 오르면 목포 시가지는 물론 다도해의 경관이 시원스럽게 펼쳐집니다. ‘목포의 눈물’에 나오는 삼학도도 손에 잡힐 듯 가깝고요.
유달산 개나리는 이미 지난주부터 7㎞ 길이의 일주도로를 노랗게 물들이고 있는데요, 특히, 노적봉에서 조각공원에 이르는 2㎞ 구간은 노란 꽃구름처럼 뭉게뭉게 피어나 산 전체를 물들여가는 개나리꽃들로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어디 개나리뿐입니까? 벚꽃, 동백, 철쭉 같은 다양한 봄꽃들이 앞 다퉈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는데요, 이에 때를 맞춰 ‘유달산 봄꽃축제’가 오늘부터 사흘 동안 열립니다.
오늘 축제 전야제 행사로 목포의 대표적인 젊음의 거리로 자리 잡은 로데오 광장에서 ‘브라스 앙상블-SPRING TO COME’과 B-보이의 멋진 댄스공연이 펼쳐지고, 노적봉 강강술래와 유달산 디카 촬영대회, 4․8만세운동 재현, 수산물 요리경연대회, 물레체험 같은 전통문화 체험행사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목포는 최근 서해안고속도로와 고속전철이 개통되면서 수도권에서 찾는 분들이 부쩍 늘었다고 하는데요, ‘예향’이라는 별칭만큼이나 볼거리도 많고, 특히 문화의 거리를 경유하여 봄꽃과 함께 다도해의 절경과 해넘이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Ann> 목포에서 가까운 영암도 벚꽃이 한창이죠?
김>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월출산과 영암아리랑의 고장인 영암에서는 목포에서 시작된 왕벚꽃길에 벚꽃이 100리에 걸쳐서 피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100리에 이르는 벚꽃터널길, 어떻게 말로 설명드릴 수 있겠습니까? 이 벚꽃길을 중심으로 내일부터 나흘 동안 왕인문화축제가 열립니다.
Ann> 영암 왕인문화축제 소식은 잠시 후에 좀 더 자세하게 들어보기로 하겠고요, 섬진강의 벚꽃을 만나러 가보죠?
김> 산수유의 고장 구례, 구례에서 지난달 산수유꽃축제에 이어 오늘부터 사흘 동안 벚꽃축제가 열립니다.
이번에는 전국 제일의 청정하천으로 손꼽히는 구례군 문척면 섬진강 일원에서 열리는데요, ‘오산과 섬진강의 만남, 벚꽃과 함께하는 추억’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야간 벚꽃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섬진강을 따라 이어진 벚꽃길에 야간 조명시설이 설치돼 밤에도 화사한 벚꽃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겠는데요, 섬진강을 휘감고 있는 오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구례읍 전경도 일품이랍니다.
오산정상에는 원효와 도선, 진각, 의상대사 같은 고승들이 수도생활을 했다는 사성암이 기암괴석과 조화를 이루며 절경을 이루고 있는 곳이죠. 아주 오래전에 사성암 보수공사 할 때 한번 들었다가 카메라를 놓고 내려오는 바람에 다시 올라가느라 진땀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아울러 행사장 주변에 향긋한 봄나물과, 산채전, 도토리묵과 멧돌콩두부, 지리산 한우 등 시골정취와 어우러진 구례의 독특한 향토음식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오늘이 구례장이 서는 날이네요. 가까이 계시는 분들이나 멀리 계시더라도 좀 서두르신다면 지리산에서 막 캐낸 산채와 산수유, 작설차 같은 특산품을 ‘떨이’로 구입하실 수 있는 기회도 잡을 수 있겠군요.
그리고 조금 여유가 있게 가신다면 천년고찰 화엄사와 천은사, 연곡사, 야생화의 메카 구례야생화연구센터 등이 가까이 있으니까 축제와 함께 둘러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Ann> 봄의 전령이라 하면 대표적인 게 진달래 아닙니까? 여수에서는 진달래축제가 열린다죠?
김> 제가 남도의 웬만한 축제현장은 거의 가봤다고 할 수 있는데요, 영취산 진달래축제를 못 가본 것이 한입니다. 하지만 다녀오신 분들 얘기를 종합해볼 때 “영취산 진달래를 보기 전에는 진달래 봤다는 말을 말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영취산 진달래, 장관이라는 얘기겠죠?
영취산은 국내 최대의 진달래 군락지라는 명성답게 산 전체에 분홍 물감을 뿌린 듯 붉게 물들어 탄성을 자아내는 곳이라고 하고, 해발 510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1시간에서 3시간까지 다양한 코스가 있어서 취향에 맞게 등반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정상인 진례봉에 서면 탁 트인 남해의 크고 작은 섬들과 어선들이 한눈에 들어온다는데요, 특히, 해가 지면 광양만 일대 여수국가산업단지와 광양제철소의 불빛으로 환상적인 야경이 연출되는 곳이기도 하죠.
이곳에서 오늘부터 사흘동안 진달래축제가 열리는데요, 대부분 지역축제가 자치단체에서 주관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지역축제는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가꾸어 간다’는 취지로 민간인으로 구성된 ‘영취산진달래축제보존회’가 주최하고 행사 전반적인 사항을 주관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는 진달래 아가씨선발대회와 추억의 엽서쓰기, 산사음악회, 진달래 화전체험, 꽃길 따라 열리는 시화전이 관심을 끄는데요, 특히, 영취산 등산로에서 펼쳐지는 ‘진달래꽃 산속 라이브’는 피아노ㆍ기타ㆍ색소폰의 은은한 선율이 산자락 곳곳에 울려 퍼져 관광객들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를 선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행사장 주변에 마련된 돌산 갓김치와 건어물, 간장게장 같은 여수 특산품을 맛보고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는 점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Ann> 남도의 멋과 맛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4월의 봄꽃축제, 날씨가 좀 좋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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