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뜨면 가오리다
2009. 4. 8.(음력 삼월 열삳날)
다시면 회진리 김현임 畔佳에서
삭주에는 좋은 술이 많기도 하구나.
경치 좋은 자리에 누룩냄새 향긋하고
먼 길 목마름에 야인에게 술 한잔을 바라노니 거문고에 아름다운 미인.
백호 임제(白湖 林悌, 1549~1587)
다시면 회진리 백호 임제 기념관이 바로 옆에 있는
수필가 김현임 선생의 자택 뜰에서
모꼬지가 이뤄졌다.
도착하자 마자
김현임 선생의 특수제조주 생강거시기주가 한 순배씩 돌고...
임 선생님, 김오수 선생, 그리고 김종 선생님...
와~ 봄나물 종합무침이다!
어디보자. 취나물, 돈나물, 자운영, 머위잎에 민들레도 보이네...
산 같이 쌓인 나물접시에
부뚜막 새앙쥐 드나들듯 젓가락 행진이 이어지고...
김현임 선생의 부군 임 선생님께서
직접 솥뚜껑 삽겹살을 선보이신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솥뚜껑 돼지고기 삽겹살
불 밑으로 모여든 강아지 식구들...
"어디, 떨어지는 고기 부스러기 없나?"
지금 시간이 저녁 7시가 넘었는디
화면발이 대낮같네여.
이거 카메라가 너무 오바 하는 거 아녀?
음~
요 정도가 정상인 듯!
저~기 나뭇가지 위로 달 걸리는 것좀 보셔요.
회진의 밤은 달과 함께 깊어가고...
달빛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카메라.
석양무렵인 줄 아나벼!
마당 한 켠을 차지하고 있던
복숭아꽃은 밤을 맞아 더욱 요염해진 듯 하다.
복숭아꽃 가지 위로 떠오르는 달
♪♬ 달아~ 내 사랑아,
그대와 함께 이 한밤을 이 한밤을
동행하고 싶구나♬♪
꽃에 눈이 먼 카메라
저 앞쪽 행복한 이들의 모습에는 안중도 없다니...
이럴 땐 카메라우먼이 어떻게 해야 되는 걸까요?
조리개를 이리저리 조작했더니
어렵사리 이런 작품이...
그래도 이건 아닌데...
다시면 회진마을의 밤은 깊어가고
흥에 겨운 주인댁과 손님들의 대화는 그칠 줄을 모르고...
꿈 꾸듯 깊어가는 봄밤은
이슬처럼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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