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현, 후배음악가들에 의해 ‘부활’
‘엄마야 누나야’‘부용산’ 등 대표곡 현대음악으로 재구성
만년 작품으로 원곡 중심의 연주회, 기념사업 이뤄져야
안성현의 음악혼(魂)은 가히 위대했다. 그 자신의 음악이 아닌 후배음악인들에 의해 재구성된 ‘부용산’과 ‘엄마야 누나야’는 관객들로 하여금 뜨거운 박수갈채를 뛰어넘어 감동의 눈물을 흩뿌리게 만들었다.
올해로 서거 3주기를 맞은 나주 출신의 작곡가 고(故) 안성현 선생을 기리는 음악회가 지난 22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나주문화예술화관에서 열렸다.
무지크바움(대표 조기홍)이 기획한 이번 음악회는 안성현과 윤이상 등 두 현대음악가의 음악혼과 작품성을 기리는 ‘그들은 누구인가?’라는 주제의 현대음악제.
이번 음악회에서 이영자(이화여대 작곡가 교수 역임), 윤대근(나주대학 교수), 김선철(광주대학 겸임교수) 씨 등 3명의 작곡가는 안성현의 대표곡인 ‘엄마야 누나야’와 ‘부용산’을 주제로 4곡의 창작곡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윤대근 씨의 ‘엄마야 누나야 주제에 의한 피아노, 클라리넷, 첼로를 위한 삼중주’와 김선철 씨의 ‘소프라노, 바이올린, 두 대의 첼로, 그리고 피아노를 위한 부용산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관객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같은 반응에 김선철 씨는 “평소 안성현 선생의 음악에 대해 갖고 있던 열정을 이번 음악회에서 고스란히 드러낼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고, 윤대근 씨도 “이번 음악회가 지역 음악계에 첫발을 내딛는 계기가 된 만큼 지역음악의 저변확대를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다짐을 내비치기도.
이번 음악회를 기획한 무지크바움 조기홍 대표는 “이데올로기에 갇힌 천재음악가 안성현과 윤이상을 진정한 음악의 세계에서 만나보게 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음악회를 기획하게 됐다”며 “안성현의 음악적 삶을 통해 나주를 예술의 도시로 바꿔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음악회에는 엄마야누나야노래비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최정웅) 회원들을 비롯, 지역 안팎에서 음악애호가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안성현 선생이 북한에서 만년에 이르기까지 작곡한 작품들을 들을 수 있는 날이 오게 되기를 바란다는 염원을 나타내기도. / 김양순 기자
<사진설명>
안성현과 윤이상의 음악세계를 조명한 ‘윤이상, 안성현 그들은 누구인가?’ 공연이 지난 22일 나주문화예술회관에서 펼쳐졌다.
클라리넷 김길주
첼리스트 김창헌
소프라노 김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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