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악이야기

독락정(獨樂酊)에서 그리스 노래에 빠지다

by 호호^.^아줌마 2009. 6. 14.

 

독락정(獨樂酊)에서 그리스 노래에 빠지다

 

 

요즘 나를 부르는 반가운 호출이 있다.

"김 기자, 바쁜 척 하지 말고 일루와. 막걸리 한잔 하게..."

"아니, 제가 지금 마감도 해야하고..."

"어헛, 마감은 오늘 못하면 낼 하면 되는 거지. 어여 왓!"

"예...하~ 참...쩝!!"

 

술을 안 한다는 걸 뻔히 아는 양반이

번번이 술로 꼬여낸다.

 

술 자리에서 하는 얘기라야

고작 음악이야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음악에 미친 사람 이야기,

실패한 남미 혁명가를 노래하는 사람 이야기,

성공한 혁명가의 숨겨진 여인을 노래한 이야기,

음악당 지으려다 업체가 부도나는 바람에

손발 묶인 이야기...

 

그런데 엊그제 또 호출이다.

이번에는 호출부호가 좀 달라졌다.

 

"애기들 밥 차려주고 음악실로 와."

 

"예~"

 

처음이다.

오라, 오라 하는데도

정작 "오라"는 말을 전해듣지 못해 머뭇거렸는데

오늘은 대놓고 오란다.

누구나 오라고 하지만 아무나 부르지는 않는 그의 고집을 알고 있는 터다.

 

무송 송영건 선생 부부와 대학생 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도 모처럼 가는데

기념비는 담아와야 할 것 아닌가?

 

카메라를 챙겨갔는데

가자마자 나꿔채 옆방에다 던져둔다.

 

쥔장의 첫 곡은  중국 대중가요다.

약간 엔까 풍이 나는...

찌글찌글 LP판이다.

 

에이~

난 좀 진한 클래식을 듣고 싶었는데,

판도 많구만.

 

클래식은 초보들이나 듣는 음악이여.

진정한 음악은 민초들의 대중성 속에 숨어있어.

 

암튼 오늘은 쥔장이 판잡이를 한다니까

들려주는대로 듣는 수밖에...

 

몇 곡을 돌아서 오세은으로 왔다.

처음 보는 가수, 처음 듣는 곡이다.

그런데... 좋다.

오세은..오세은..

꼭 찾아봐야겠다며 되뇌었다.

 

그래도 아쉽다.

이 공간의 이 은밀한 감상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

 

 

쥔장이 잠깐 자리를 뜨는 사이

카메라를 가지고 나왔다.

 

음악을 듣는 순간의 풍경이다

저 앞에 있는 오디오가 궁금하지 않은가? 

멕킨토시냐고 물어봤다가

"모르면 가만 있으라"는 타이름을 들었다.

 

 

궁금해서

쥔장이 자리를 뜨는 사이 냉큼 가서 봤다.

Western Electric 이다.

독특하다.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35년산 이란다.

음량이 풍부하다.

 

 

 

홀로 獨 풍류 樂 술 취할 酊

독락정이란다.

홀로 음악을 즐기며 술에 취한다고?

 

현판을 바꾸라고 했다.

여與 악樂 정酊 

술 대신 차를 나누자고도 했다.

 

신참 주제에 참견이 많다.

 

 

귀에 익은 곡을 하나 듣자고 했더니

아그네스 발차가 부른 '기차는 8시에 떠나네'를 들려준다.

선율이 가슴을 울린다.

집에 돌아와 노래에 얽힌 얘기들을 찾아보았다.

더욱 가슴을 울린다.

 

쥔장에게 뜬구름 같은 공약을 하고 말았다.

나주에 살만한 이유 하나가 늘었습니다.

언젠가는 제가 조기홍음악박물관 추진위원장이 되겠습니다.

그때까지 나주에 계셔주십시오.

 

그가 사는 집 나주시 남내동 세왕아파트 OOO호와 ㅁㅁㅁ호를 터

음악잡동사니들을 쌓아놓고 있다.

사람 사는 공간은 겨우 두 내외 앉아서 밥 먹을 공간, 잠 잘 공간 밖에 없다.

온통 오디오, 음반, 음악자료들이다.

 

 

조기홍 그를 처음 만난 건

2008년 4월 13일 기타리스트 서만재 연주회에서였다.

그를 만날 수록 음악에 대한 미스테리가 더 해간다.

 

앞으로 할 얘기가 많아질 것 같다.

 



이 노래는 세계 음악계의 거장
그리스의 미키스 테오도라키스(Mikis Theodorakis. 75세)가 작곡했다.

이 음악의 작곡 배경은 당시 나찌에 저항한
그리스의 한 젊은 레지스탕스를 위해 만들어졌으며,
노래에서 카타리나로 떠나 돌아올 줄 모르는
청년 레지스탕스를 기다리는 여심(女心)이 그려져 있다.



결국 1967년 그의 음악은 그리스 전역에서 연주 금지되었고,
음반을 듣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으며,
마침내 그가 군사재판에 회부되어 투옥되자
쇼스타코비치, 레너드 번스타인, 해리 벨라폰테 등
음악가들이 발벗고 나서 구명운동을 벌였고,
그는 1970년 석방되어 파리로 망명을 떠났다.
파란투리는 테오도라키스의 투옥에 항거하여
조국을 떠나 세계각지를 순회하며 노래를 통해
자유와 평화를 호소했다. 가사처럼,,,

이 노래는 아그네스 발차 (Agnes Baltsa),
밀바 (Milva), 마리아 파란투리 (Maria Farantouri),
조수미 등 여러가수들의 음성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Haris Alexiou


기차는 8시에 떠나네

카테리니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속에 남으리
내 기억 속에 남으리
카테리니행 기차는 영원히 내게 남으리
함께 나눈 시간들은 밀물처럼 멀어지고
이제는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하리
당신은 오지 못하리
비밀을 품은 당신은 영원히 오지 않으리
기차는 멀리 떠나가고 당신은 역에 홀로 남았네
가슴 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남긴 채 앉아만 있네
슴 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To traino feygei stis ochto

Taxidi gia tin Katerini

Noemvris minas den tha meinei

Na mi thymasai stis ochto

Na mi thymasai stis ochto

To traino gia tin Katerini

Noemvris minas den tha meinei

Se vrika pali xafnika

Na pineis oyzo stoy Leyteri

Nychta den thartheis s alla meri

Na cheis dika soy mystika

Na cheis dika soy mystika

Kai na thymasai poios tha xerei

Nychta den thartheis s alla meri

To traino feygei stis ochto

Ma esy monachos echeis meinei

Skopia fylas stin Katerini

Mes tin omichil pente ochto

Mes tin omichil pente ochto

Machairi stin kardia soy ekeini

Skopia fylas stin Katerini

 

 

Haris Alexiou
 

 

 

아그네스 발차 노래를 들으시려면 ↑위에 Haris Alexiou를 멈추고 ↓아래 동영상으로 들으삼~ 

 


To Treno Fevgi Stis Okto
Agnes Baltsa

*


To Treno Fevgi Stis Okto
Haris Alexiou

*


To Treno Fevgi Stis Okto

*

 


To Treno Fevgi Stis Okto

'음악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박인천 금호 창업주 추모공연  (0) 2009.06.19
오세은...을 만나다  (0) 2009.06.15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밤  (0) 2009.06.09
당신은..당신을...당신의  (0) 2009.06.09
노무현 49재음악회 열린다   (0) 2009.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