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김용갑
한중문화교류회 나주지부장
지난해 고교 동창이며 도의원을 역임하고 도(道)단위 조합장으로 성공한 친한 친구의 부음(訃音)을 보고 안타까움으로 내내 가슴이 저며왔다.
그런데 얼마전 절친한 아주 건강했던 친구에 대한 병마의 심술을 보면서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 또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필자가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것은 살아있기 때문이며 주변의 모든 것에 고마움과 감사함에 기인한다. 어쩌면 우리가 생존하는 것은 하늘과 땅, 사람들의 축복일 것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든 아니든 돈이 많든 없든 인격이 훌륭하든 아니든 지금 살아 숨을 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한 사람이리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삶과 죽음도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라고 철학적인 말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나가셨다. 수백만 국민의 애도 슬픔도 잊혀가는 오늘을 보면 물론 죽어서 더 위대한 삶을 사는 사람도 많지만 지금 당장은 살아있다는 게 훨씬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생사의 갈림길에 있어 문병정치가 진행되는 보도를 접하면서 삶의 공과를 떠나 마지막 투혼을 발휘해 더 생존하시길 바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혼돈의 시간에 살고 있다. 위대한 지도자의 생존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국가와 민족에게 큰 발자취를 남기지 못했어도 지극히 평범한 우리가 살아있는 것은 신의 축복이리라.
필자도 길지 않는 인생에서 막다른 골목을 뒤돌아 올 수 있는 귀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1997년 늦은 가을 갑작스럽게 찾아온 위암 3기 진단은 나의 모든 것을 버리고, 소중한 인연을 단절하게 만든 말 그대로 잃어버린 시간이었다.
보잘 것 없는 삶도, 가족도, 꿈도, 모두 잃어버릴 수 있는 위기를 만나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수술도 하지 못하고 오직 하늘의 뜻에 맡겨야 하는 상황을 극복했다.
그리고 이렇게 언제 그런 시련이 있었느냐는 듯이 현재 필자는 살아 있다. 감사하고 그저 행복할 뿐이다.
매일 만나는 사람마다 고마운 마음으로 만나고 뜨거운 가슴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산다.
우리가 이렇게 살아있기에 수많은 이야기를 써 갈 수 있지 않은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병마를 꿋꿋하게 이겨낸 친구에게 멋진 삶이 연출되길 기대해본다.
“살 때는 삶에 철저해 그 전부를 살아야 하고 죽을 때는 죽음에 철저해 그 전부가 죽어야 한다. 삶에 철저할 때는 털끝만치도 죽음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일단 죽게 되면 삶에 미련을 두어서는 안 된다. 사는 것도 나 자신의 일이고 죽음 또한 나 자신의 일이다.”
법정스님의 법어를 오늘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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