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전주 완산교회에서
교회학교 영.유아.유치부 호남협의회 재롱잔치가 있었습니다.
전남노회, 광주노회, 전북노회, 전주노회, 익산노회, 제주노회 등
모두 5개 노회 대표 어린이들이 참가하는 대회였습니다.
노회별로 대회를 치러서
찬양과 율동, 성경암송, 구연동화, 그리기 등
5개 부문 금상과 대상 수상자가
이번 호남대회에 참가하게 됐는데
작은딸 은산이가
지난 5월 광주에서 열린 전남노회 교육대회에서
구연동화 대상을 받는 바람에
이번 호남대회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한마디로 소가 뒷걸음질 치다
쥐잡게 된 사연입니다.
그것도 두번씩이나...
대회에 참가하는 딸,
엄마가 옆에 있어줘야지 든든할 것 같아
사무실에서 새벽 4시 반까지 일을 하고
집에 들어가 눈을 붙이는데
7시도 안돼서 깨웁니다.
"엄마, 오늘 무슨 날인지 알아?
나 대회 나가는 날이잖아. 얼른 준비좀 해~"
"어, 그래 은산아! 엄마 30분만 더 자고..."
잠결에 투덜투덜하는 소리를 듣긴 했는데 기억이 안 납니다.
그렇게 비몽사몽 하던 중에 일어나
아이들 밥 멕이고 떠날 채비를 하는데
금방 장흥을 다녀온다고 나간 남편은
10시가 넘도록 감감무소식입니다.
모녀가 번갈아 가며 전화를 해답니다.
"아빠, 오늘 무슨 날인지 몰라? 늦으면 어쩌려고 그래?"
"오늘 뭔 날인지 모른가? 길도 모르는데
서둘러 가야할 것 아닌가..."
11시가 다 돼서 도착한 남편에게 번갈아가면서 바가지를 긁어댑니다.
암튼 그렇게 해서 출발은 했습니다.
대회 시작하기 10분 전에 도착해서
준비해 간 김밥을 간단히 먹이고
옷을 갈아 입힙니다.
뭘 입힐까 고민했는데
한별어린이집 조유숙 원감 선생님이
의상을 협찬해 주셨습니다.
구연동화 내용이 '아담과 하와'라고 했더니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컨셉입니다.
작은딸 카메라 앞에만 서면
어찌 저리도 요시랑배시랑을 하는 지
모르는 사람들은
극성스런 엄마가 연출을 시키는 줄 압니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1시에 예배를 드리고 1시 30분부터 대회가 시작됐습니다.
성경암송과 찬양율동은 다들 서너명씩 나와서 하는데
구연동화만 혼자 무대에 오릅니다.
종합발표식으로 여러 종목을 뒤섞어 노회별로 돌아가면서 진행을 합니다.
시간이 지나자 은산이가 조바심이 나는지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사실, 오늘 무대에 서기까지 저는 한번도 연습을 시키지 못했습니다.
친구인 시범어린이집 유숭효 선생이 연습을 시키고,
큰딸 은강이가 틈틈이 코치를 한 것이 전붑니다.
꽤 많은 수가 모였죠?
아이 한 명에 교사와 부모형제 응원군들이 대여섯명씩 따라온 건 아닐까요?
카메라를 들이대면 바로 표정관리 들어가는 은산이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멀리서 왔다고 심사위원들이 특별히 후한 점수를 준 모양입니다.
광주대회 때는 소가 뒷걸음질 치다 쥐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작은딸에게
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끼 많은 딸내미 가방모찌할 팔자는 못 되는데
어찌 키워야 할 지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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