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①…인터넷 중독 왜, 얼마나, 어떻게 심각한가?
인터넷 중독, 연령·직업 경계 없이 독버섯처럼 번져
사회안전망 확보차원 예방대책, 해소방안 제시돼야
‘과도한 인터넷 의존으로 말미암아 학생들은 성적이 떨어지고, 부부관계 및 연인들 사이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직장인들 또한 과도한 인터넷 사용으로 상사와의 갈등을 겪는 등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영(Young)의 진단이다. 인터넷의 장밋빛 순기능의 이면에는 ‘인터넷 중독’이라는 독버섯이 자리하고 있다.
밤새 인터넷 게임과 채팅을 즐기는 사람들, 하루라도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불안한 사람들…. 이제 인터넷 중독현상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남녀노소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으며,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손실되고 있다.
특히, 알코올 중독이나 마약중독보다 인터넷 중독이 훨씬 더 심각한 이유는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의 환경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인터넷 중독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지, 민주당 최인기(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의원이 최근 펴낸 국정감사 정책 자료집을 바탕으로 급증하는 인터넷 중독의 실태와 예방 및 치료방안을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 주>
인터넷 중독으로 인한 사건·사고의 다발성
인터넷 중독이란 ‘인터넷 게임, 채팅, 검색, 음란물 등 인터넷 사용에 있어서 금단과 내성을 지니게 되며, 이로 말미암아 일상생활의 장애가 유발되는 상태’라고 정의되는 정신병리학적 용어로서 단순히 과다 사용하는 것과는 구별된다.
인터넷 중독자는 자기 통제력이 매우 취약하며, 대체로 매우 폭력적이며 자존감이 취약하고 대인관계보다는 사이버상의 관계에 병적으로 몰두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인터넷 중독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정보화의 역기능 문제이며 특히 중독자들의 자살, 피살, 살인, 재산손실, 가정파괴 등은 사회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난 10여 년간 강력하게 정보화를 추진하면서 대외적으로는 정보 인프라가 우수한 나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사실은 국내적으로 사이버 폭력, 개인정보 침해, 인터넷 중독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왔다.
실제로 지난 7월 리니지게임에 중독된 A씨(31)가 마산시 중앙동의 한 주택에 침입해 흉기로 부녀자 B씨(51)를 살해한 사건이나, 3월에는 부산에서 대학생 양 모 군과 고등학생 박 모 군이 온라인격투기게임을 하다 게임에서 이긴 박 군이 놀리는 쪽지를 보내자, 양 군이 박 군을 찾아가 결투를 벌이다 경찰에게 붙잡히기도 했다.
이에 앞서 2월에는 인터넷 게임에 몰두하던 광주의 한 여성이 게임 상대편이 자신을 무시한 것과 관련, 남자친구와 다투고 나서 이를 비관해 주방에서 목을 매 숨지는 사고도 발생한 바 있다.
인터넷 중독, 왜 위험한가?
인터넷 중독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의하면 인터넷 중독은 “인터넷을 과다 사용하여 인터넷 사용에 대한 금단과 내성을 지니며, 이로 말미암아 일상생활에 장애가 유발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현재 미국의학협회에서는 인터넷 중독을 충동조절 장애의 일종으로 간주하고 있다. 타인에게 해가 될 수 있는 행위를 수행하려는 충동에 저항하지 못하는 행동장애를 충동조절 장애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
한국정보화진흥원(구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벌인 ‘2008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인터넷 중독률은 8.8%, 인터넷 중독자 수는 199만9천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중독자 수는 약 200만명(청소년 104만명, 성인 96만명)이며, 이는 전체 인터넷 인구의 8.8%에 해당한다. 이는 만 9~39세 인구를 표본으로 조사된 결과이기 때문에 만 9세 이하의 인구 및 39세 이상의 인구를 합치면 실제 중독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그림1 참조>
<그림1> 인터넷 중독자 수 및 비율
<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 발생 유형>
* 직업 활동의 장애 : 능력부진, 적응부진, 따돌림(왕따) 등
* 재산손상 : 금전손실, 사기, 재산 탕진 등
* 생명손상 : 자살, 피살, 살인, 절명 등
* 사회질서 파괴 : 가정파괴(이혼), 사회적 은둔, 사회질서 위협 등
이처럼 인터넷 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폐해는 심리적 피폐나 사회적 부적응 등의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커다란 사회적 비용을 가져오고 있다.
특히, 아동청소년의 인터넷중독으로 인한 학습 부진, 생산력 저하 등 직·간접적인 사회적 손실액이 매년 최대 2조 2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계되어 국가적 차원의 대응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한국정보화진흥원 및 여러 관련 기관과 단체에서 인터넷 중독 문제를 대응하고 있지만, 약 200만 명에 달하는 중독자 수를 고려할 때 여전히 그 대응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중독은 성인도 예외일 수 없다.
성인들의 인터넷 중독은 거시적으로는 감소하고 있으나, 총 인구상 약 100만 명이라는 수치는 경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성인 중에서 직업별 인터넷 중독 현황은 다음과 같다.
○ 서비스직은 ’07년 7.3%(239천명) → ‘08년 6.2%(201천명)로 1.1%p 감소
○ 생산직은 ’07년 5.1%(51천명) → ‘08년 3.4%(23천명)로 1.7%p 감소
○ 무직/기타는 ’07년 8.5%(44천명) → ‘08년 9.6%(52천명)로 1.1%p 증가
○ 전업주부는 ’07년 4.9%(128천명) → ‘08년 6.0%(139천명)로 1.1%p 증가
○ 전문관리직 및 사무직은 소폭 감소, 학생은 소폭 증가 <그림2 참조>
<그림2> 성인의 직업별 인터넷 중독률
인터넷 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비용
‘아동·청소년 매체환경의 유해요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인터넷의 중독적 이용에 따른 발생비용을 중심으로)’ 라는 연구논문에 의하면 아동·청소년의 인터넷·게임의 중독적 이용에 따른 직·간접비 총계는 연간 약 8천억 ~ 2조 2천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간접비의 경우, 인터넷·게임 중독에 따른 기회비용 손실액은 연간 최소 약 5천억 ~ 최대 1조 6천억원 수준(위험군 기준)으로 추정된다.
아동 청소년들의 경우 인적자본 축적기회 상실 → 생산성 손실 또는 대학진학 등을 어렵게 하며, 이는 곧 인터넷, 온라인 게임으로 인한 공부시간 감소로 연결된다고 가정할 수 있다.(중학생의 39%, 고등학생의 35%).
또한, 인터넷·게임의 중독적 사용(일일 3시간 이상)에 따른 직접 비용은 연간 약 3천억 ~ 6천억원 수준으로 추계된다.
이를 좀 더 세분하면 다음과 같다.
① 인터넷·온라인 게임 중독적 이용 청소년의 PC방 사용료는 연간 약 27백억 ~ 48백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청소년 수×빈도별 청소년 비율×회당 지출비용×횟수)
② 게임의 중독적 이용과 범죄 발생 간에 상관관계가 존재하고, 청소년범죄에 따른 사회적 비용 중 4 ~ 16%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251억 ~ 970억 원 수준)
여기서 3시간 이상 사용자의 폭행, 절도 등의 범죄 발생률이 3.2 ~ 5.5%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중간값 4.3%p 적용 : 251억 원)
또한 PC방 사용료의 경우처럼, 1달 1~2회 폭행 등의 빈도수를 적용할 경우, 청소년 범죄의 사회적 비용의 약 16.8% 정도인 970억 원으로 추계된다.
결론적으로 위에서 밝힌 사회적 비용 관련 연구에서는 인터넷·온라인 게임 중독 문제 해결 방향으로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유의미한 정책을 제언하고 있다.
첫째, 온라인 게임의 합리적인 규제제도 마련. 둘째, 인터넷 중독 피해를 예방하고 상담할 수 있는 지원 체계 강화. 셋째, 인터넷 사업자에 대해 자율정화 노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 필요. 넷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교육 강화 등을 제언하고 있다.
인터넷 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나주시정신건강센터에서는 지난 12일 나주를 비롯한 전남도내 11개 시군에 설치 운영되고 있는 정신보건센터 및 보건소 정신보건 담당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중독 예방 및 효율적인 치료사업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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