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책임보험 과태료 ‘배보다 배꼽’

 

자동차 책임보험 과태료‘배보다 배꼽’

시, 지난해 5,627건에 6억6천만 원 부과

하루만 지나도 ‘눈덩이’ 예방행정 아쉬워

자동차 책임보험을 가입하지 않아 부과되는 과태료가 연간 6억~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손해배상보장법 위반 즉, 책임보험을 가입하지 않아 과태료를 부과한 차량건수가 전체 5,627건으로 부과금액이 6억6천만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에 8,526건에 7억6백 원이 부과된 것에 비교하면 34% 가량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많은 건수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가운데 과태료 징수건수는 지난해의 경우 2,040건에 7천9백만 원, 2008년도에 2,900건에 8천7백만 원 걷히는 데 그쳤다.

이처럼 자동차 책임보험료 미가입으로 인한 과태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과태료 납부자와 행정사이에 심심찮게 마찰이 일고 있다.

 

시민 김 모 씨(56·왕곡면 행전리)씨는 지난해 10월말로 자동차보험이 만기가 됐지만 재가입을 하지 않고 있다 나주시로부터 28만원에 이르는 과태료 고지서를 발부받았다.

 

원래 과태료 금액이 35만원에 이르지만 10일 이내에 자진납부할 경우 20%를 감경한다는 조건에 따른 것이다.

 

김 씨는 나주시에 “과태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전에 미리 알려주었어야 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지만 관계자로부터 “불만이 있으면 이의신청을 하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김 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시골노인들이나 형편이 곤란해 보험을 가입하지 못한 사람들의 경우 보험료 보다 더 많은 과태료를 물게 되는 상황”이라며 “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는 행정이라면 미리 이같은 사실을 알려주고 계도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책임보험을 가입하지 않아 보험개발원으로부터 통보되는 건수가 한 달에 천 건이 넘는 상황에서 이를 개별적으로 조회해 통보를 하다보면 시일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무보험 차량으로 인한 피해가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책임보험은 피해자를 보호하고, 자동차 보유자의 배상책임 이행 부담을 완화해 경제적으로 생활안정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책임보험을 가입하지 않아 과태료 처분을 받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결국 무보험차가 버젓이 배짱운행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 교통사고가 났을 경우 시민들이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음을 반증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한편,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채 자동차를 운행하면 미가입 기간에 따라 최고 90만 원(이륜자동차 30만 원, 영업용 23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표 참조>

 

 

뿐만 아니라 책임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차를 운행하다 무인단속카메라, 불심검문 등에 적발되거나 교통사고가 나면 소유자 또는 운전자에게 자동차 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나주시가 과태료를 징수하는 데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책임보험 가입을 독려하고 과태료 납부를 최소화 하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