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도 지나고, 우수도 지났는데
도대체 어디쯤 왔을까, 봄은?
들판을 서성이다 발견한 봄까치꽃입니다.
논두렁에 고인물이 채 살얼음이 가시지 않은 2월 어느날,
남녘의 들판 한 켠에 아, 글쎄 이 녀석이 새초롬히 얼굴을 내밀고 "저 여깄어요!" 하는 게 아닙니까?
막 낮잠에서 깨어난 막내딸 얼굴 같지 않습니까?
겨우내 차디찬 땅바닥에 줄기를 착 붙이고 자는 듯이 깨어있다
남풍에 언듯 실려오는 봄기운에 꽃 몇송이를 틔웠습니다.
영암 월출산 자락에 자리잡은 월출산온천관광호텔을 다녀오다
만난 봄의 전령입니다.
저 멀리 월출산이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며 서 있군요.
들판은 아직 조용합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월출산을 지나며 지은 시 한 수가 떠오릅니다.
누리렁 산봉우리는 바위가 우뚝
나그네 뿌린 눈물로 언제나 젖어있네
월남리로 고개 돌려 월출산을 보지 말게
봉우리 봉우리마다 어쩌면 그리도 도봉산 같아
1801년(순조 2) 12월 무렵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으로 유배길을 오면서 풀치재를 넘어옵니다.
함께 위로해주며 나주까지 왔던 형 약전은 흑산도로,
다산은 강진으로 유배길이 갈리게 되죠.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 고통스러웠을까...
아직 입을 꼭 다문 목련 꽃봉오리
매화꽃도...
황금빛 꽃잎을 자랑하는 산수유도 진득하니 더 기다리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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