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
나재옥
금성한의원 원장
한의원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잘못 알려진 민간 속설이나 주의 사람들의 주장을 믿고 여러 가지 질문을 하시는 경우가 있다. 침을 맞고는 몸에 물을 묻혀서는 안 되는지, 한약을 복용할 때는 돼지고기 닭고기는 반드시 피해야 하는지 등 많은 의문점을 가지고 계신다.
그런데 알려진 많은 민간요법이나 속설은 상당부분이 와전된 경우이고, 간혹 건강에 해로울 정도로 반대로 알려진 경우도 있다.
앞으로 몇 회에 걸쳐서 일반인들에게 잘못 알려진 속설들을 구체적으로 지적하여 정확한 한방 지식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여름철 보약은 몸에 유익하지 않다.
‘여름철에 한약을 복용하면 약 기운이 땀으로 다 빠져나가서 우리 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잘못된 상식이다. 땀으로 배출하는 것은 우리 몸에 유용한 약 기운이 아니고, 몸에 전혀 필요가 없는 노폐물이다. 삼복더위에 흔히 삼계탕을 먹는다. 간혹 보신탕도 먹게 되는데 이와 같은 논리라면 이 또한 모든 땀으로 배출되어서 우리 몸에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전해질의 손실이 많다. 이때 우리 몸의 기가 너무 많이 빠져 탈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오히려 이럴 때 적절한 보약을 복용한다면 과다한 땀과 무더위로 쇠약해진 체력을 보충하여 더운 여름을 무난히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여름에는 반드시 한약을 냉장 보관해 상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다.
인삼은 모두에게 좋은 약인가?
한약은 우리 주위의 물질, 특히 식용으로도 섭취가 가능한 것들을 약재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도라지, 은행, 오미자, 혹은 생강과 대추도 한약재이다. 그래서 한약은 양약에 비해 독성이 적고 부작용이 적은 사실이다.
인삼 또한, 우리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유익한 성분이 다량 함유된 한약재로서 쉽게 섭취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인삼은 체질을 무시하고 다량을 섭취하게 되면 상당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어린이에게는 더욱 더 주위가 필요하다. 어린이는 소양지기라 하여 양기가 충만하고, 어린 아이의 체온은 성인에 비해서 거의 0.5?c 정도 높다. 이런 상황에서 인삼을 장기간 어린이에게 복용시키면 양기가 치성하여 두통을 호소하고 눈이 충혈되며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물론 어린이 중에서도 유난히 추위를 타고 무기력하다면 인삼을 먹여볼 필요는 있다.
한약 복용시 돼지고기, 닭고기는 먹을 수 없는가?
한약을 복용하다보면 간혹 금기 음식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이것 때문에 영양균형이 깨져서 건강을 해치거나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경우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찬 것과 더운 것을 구분해 약재를 처방한다. 이때 더운 음식과 찬 음식도 이에 맞추어 삼가야 할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일률적으로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금기하는 것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체중이 많이 나가고 몸에 담이 많아 기혈 순환이 안되는 사람은 가급적 위의 음식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한편 원기가 허약한 환자는 지방질을 제거한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섭취함으로서 기력을 회복하고, 그 결과 약효를 상승시키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소화 흡수력이 약한 사람은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으면 소화 흡수에 장애가 생겨 약물이 흡수가 되지 않고 설사를 하게 되기 때문에 기대하는 약효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의 상태와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사항이므로 한의사와 상담을 통해서 적절한 선택을 하면 된다.
한약은 간에 치명적인가
간의 역할 중에 해독작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독성이 강한 것을 섭취하게 되면 간이 약한 사람에게는 많은 부담이 될 것입니다. 간염이나 간경화 등으로 대사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환자가 간에 부담이 되는 약재들을 복용 했을 때 간 기능이 악화될 수가 있습니다. 이것은 한약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술을 과음했다거나 혹은 강한 독성의 양약을 복용해도 같은 결과가 초래됩니다.
반대로 한약재 중에는 간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것도 많이 있습니다. 간장치료에 사용되는 약재들은 간세포가 쉽게 파괴되지 않도록 해주고, 간질환으로 인한 불편 증상들을 완화해주며, 세포벽을 튼튼히 보호해줍니다. 이러한 효과나 독성작용의 유무에 대한 검증에서도 안전하다고 입증이 된 내용들입니다.
한약을 복용하면 살이 많이 찌는가
한의원에서 약을 처방 받는 분들 중에서 자주 하시는 말씀 중에 '한약을 복용해도 살이 안 찌도록' 해달라는 경우가 있다. 한약을 복용하시는 분들 중에서 평소에 너무 기운이 없거나 소화력이 저하되어 있다가 한약을 복용한 후에 소화력과 기력이 회복되면서 음식 섭취량이 늘어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체중이 약간 느는 사람이 있다. 이 경우는 저 체중에 있던 분이 정상체중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보통의 경우에는 체중의 변화가 거의 없다.
간혹 한약 자체에 스테로이드 성분이 있어서 이것 때문에 몸이 붓게 된다는 의구심을 표시하시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보약에 거의 빠지지 않는 약재인 감초의 성분 중에 글리시레트산이 스테로이드 계통으로 알려져 있지만, 천연 감초에 들어 있는 양은 너무나 미미하고 또 임상에서 사용되는 감초의 양은 2-8g 정도임을 감안할 때 지나친 걱정일 뿐이다. 만약 감초로 인한 부작용이 유발되려면 가마솥에 가득 달여서 장기간 복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약에 있어서 감초는 여러 가지 한약재의 약성의 완화하거나 조화시키는 목적으로 사용될 뿐 환자를 살찌게 하는 목적으로는 사용되지 않으므로 과용이나 남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요즘에는 한약을 통한 안전한 체중 감량이 유행될 정도이니 이런 점은 안심해도 될 것이다.
아픈 부위의 반대편에 침을 맞으면 잘못된 치료인가
인체에서 경락은 좌우 대칭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사지말단이나 머리에서 몸통부위까지 서로 연계되어 있어서 반대편의 경혈을 치료해도 목표로 했던 효과가 나타난다. 손목이나 발목을 심하게 삐었을 때 시원하게 통증 부위에 침을 놓으면 좋을텐데 반대편에 침을 놓으면 의아해지고 믿음직스럽지 못할 수도 있다. 염증이 심하게 진행이 되고 있거나, 통증이 심하여 아픈 곳에 직접 침을 놓기 곤란할 때 반대편에 침을 놓거나 증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부위에 침을 놓아서 효과를 유도한다.
서양의학으로 설명하자면 이 경우 침의 효과는 시상하부 전부를 반사의 중추로 하는 체성 자율반사에 의해서 출현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한의사가 아픈 곳에서 멀리 떨어져서 침을 놓는 과학적인 설명의 근거로 설명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통증 부위와 반대편 혹은 먼 곳에 한의사가 침을 놓더라도 미심쩍어 하지 말고 안심하고 치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자료참조 : 잘못 알려진 한방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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