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천안함 외교 속도…中설득이 관건
기사등록 일시 [2010-05-20 12:1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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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현정 기자 =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 사건은 북한의 소행'이라고 결론 내림에 따라 정부가 취할 외교적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자칫 전쟁으로 촉발될 수 있는 무력행사를 가급적 자제한다는 방침이어서 이후 천안함 관련 정부 대응은 국제사회의 공조를 끌어낼 외교전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정부는 천안함 사건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해 북한에 대한 대북제재결의를 끌어내거나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의장성명을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북한의 천안함 공격은 무력행사를 금지한 유엔헌장 2조4항과 정전협정을 위반했다는 점을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이 유엔안보리에 회부된다고 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보리 결의는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 5개 상임이사국의 만장일치로 결정되는데 북한의 혈맹국인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신썬(張金森)주한 중국 대사는 지난 18일 외교통상부로부터 천안함 조사 결과를 사전 브리핑 받고도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고위당국자는 "크게 보아서 종래 입장과 유사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중국은 천안함 침몰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는 결정적 증거가 있어야 공조가 가능하며, 6자회담은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키기 위해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우리 정부가 중국측에 북한의 것으로 추정되는 어뢰 프로펠러에 적힌 '1번'등 관련 증거를 제시했는데 도 이를 '결정적 증거'라고 판단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따라 정부는 천안함 문제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기 전 중국을 설득하는데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되는 '미·중 전략·경제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중국에 천안함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 장관은 중국 방문을 마친 뒤 중국과의 협의 결과를 갖고 오는 26일 서울을 방문,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미 양국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한·미공동대응방안을 협의할 예정이어서 미국측 대응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회담에서 한미동맹 발전, 천안함 사건 및 7월 개최 예정인 외교·국방장관회담 등 양국간 주요 관심사 및 현안에 대한 협의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은 한국 정부의 대응과 국제조사단의 조사활동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지지하고 있다"며 "내주 클린턴 국무장관을 한국에 파견해 향후 대응에 대해 한국측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역시 천안함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오카다 가쓰야(岡田 克也)일본 외무대신 15일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천안함 사건과 관련, 한국·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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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전문가들 "구체적 행적 밝히지 못하면 시나리오 불과해" 북한 잠수함 야간전투 취약…초등생이 프로야구 이긴 꼴 "초등학교 야구팀이 프로 야구단을 이긴 것"
20일 오전 '천안함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를 들은 군사전문월간지 < 디앤디포커스 > 김종대 편집장은 위와 같이 말했다. 합조단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현실적으로 거의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김종대 편집장뿐 아니라, 일부 전문가들도 합조단의 발표에 대해 "북한 잠수정의 구체적 행적을 밝히지 못한 이번 발표는 구체적인 증거가 아니라 하나의 시나리오에 불과하다"고 낮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합동조사단은 20일 이번 사건에 대해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300t 미만)이 △공해의 수중을 통해 외곽에서 우회해 잠입한 뒤 △야간에 사고 현장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천안함을 타격하고 △신속히 현장을 이탈하여 △잠입했던 경로로 되돌아갔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합동조사단이 발표한 하나하나의 사안들이 모두 실현되기 쉽지 않은 일이라고 비판한다.
공해를 통해 외곽에서 잠입했다는 합동조사단의 발표는, 합동조사단조차도 북한 잠수정이 백령도 인근 지역을 통해 침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종대 편집장은 "전문가들은 그 동안 서해로 북한 잠수정이 침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평가해왔다"고 지적한다.
서해의 짙은 염분과 빠른 물살, 얕은 수심이 잠수함의 운행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데도, 서해 5도 주변에 있는 수많은 그물을 뚫고 들어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실제로 1998년 6월 동해에서도 북한 잠수정 한척이 꽁치잡이 그물에 걸려 나포된 적이 있다. 합동조사단은 이런 서해의 상황을 고려하고, 또 "방어선이 뚫렸다"는 질책을 피하고자 "북한 잠수정이 공해를 통한 우회 침투했다"고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합동조사단의 발표는 "언제 어떤 경로로 침투했는가"라는 구체적인 사항이 제시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합동조사단의 침투 경로 발표에 대해 "백령도 인근을 통해 들어온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내놓은 일반적인 수준의 추론"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잠수정이 야간작전능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이런 공해침투 주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 디앤디포커스 > 박수찬 기자는 지난 5월호에 실린 북한 잠수함 분석 기사에서 북한 잠수정은 "야간에 침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부상을 해야 하는" 후진성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300t 미만급 잠수정은 침투지역을 파악하기 위해 감시창을 통해 야간투시경으로 작전지역을 살펴야 하는 약점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경우, 북한 잠수정은 남한이나 미군에 의해 발각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 합동조사단이 "야간에 사고현장에 대기하고 있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전문가들은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 이 또한 북한의 잠수정이 천안함의 항해 경로를 파악하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북한 잠수정이 그 넓은 바다에서 정확히 사고 현장에 매복하고 있었다는 것은 천안함이 어떻게 움직일지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것인데, 이는 북한이 당시 키리졸브 훈련에 임한 남한과 미군의 군사기밀을 파악하지 않고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만일 북한이 '무작정' 현장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천안함 공격에 성공했다면, 이는 북한 군부가 매우 낮은 성공 확률의 작전을 펼쳤으나 운 좋게 성공시킨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수중에서도 빠른 물살이 흘러 인양작업조차 쉽지 않았던 사고 해역에서 단 한방에 초계함을 두쪽 낼 수 있는 것도 성사되기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또한 북한 잠수함이 매우 운이 좋아서 타격에 성공했다고 설명하는 길 외에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또 합동조사단은 이날 발표에서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이 천안함을 침몰시킨 뒤 신속히 현장에서 이탈하여 잠입했던 경로로 되돌아간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북한 잠수함이 움직이면 소음 등이 발생해 잠수함의 위치가 파악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합동조사단이 "북한 잠수정이 사고 현장에 '대기'하고 있다"고 발표한 점도 북한 잠수함이 발각되지 않은 이유가 움직임 없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천안함을 공격하고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잠수함이 기동할 때는 소음이 발생하고, 이 잠수함은 사고 해역에 있었던 10여척의 우리측 해군 함정과 합동군사훈련중이던 미국측 함정에 의해 관측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유영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미군문제팀장은 이에 대해 "정부 주장에 따르면, 북한 잠수정이 감시 정찰장비가 훌륭한 13척의 전함들이 있는 상황에서 천안함을 일격에 타격하고 가버렸다는 것"이라고 그 신빙성을 낮게 평가했다.
김종대 편집장은 이런 모든 사실을 종합할 때 "북한의 잠수정의 재원이나 낙후도 등을 고려할 때 그 수준을 '초등학교 야구단'이라고 한다면, 한미 합동군의 수준은 '프로 야구단'"이라며, "만일 합동조사단의 발표대로라면 초등학교 야구단이 프로 야구단을 이기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통일운동 활동가는 "합동조사단의 발표대로라면 북한의 잠수정은 '스텔스 잠수정'이거나 ' 홍길동 잠수정'이라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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