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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의시인

어느 봄날...김월용

by 호호^.^아줌마 2011. 3. 15.

 

어느 봄날

                          

                            김월용

                                           시인·나주시 공무원


봄볕에 마음 뺏긴 초봄 날의 증세란다


우리집 옥상엔

겨우내 움츠렸던 상추 허리 펴는 소리

족보도 없는 춘란의 꽃대 밀어 올리는 소리

축소지향의 분에서 나무 물오르는 소리

꽃을 만나보고 싶어 안달인 상사화 잎 자라는 소리

천리향 향기 다 뱉었다고 채근하는 소리

주위엔 온통

산수유, 매화, 개나리 꽃망울 터지는 소리

거지밥풀꽃 추위 갔다고 안심하는 숨소리

경칩이 지났다고

개구리 튀어나오려는 준비운동 소리

겨울잠 자던 놈들 기지개 켜는 소리


하루 내

울렁거린 통에

어지럼증 도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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