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인, 자연과 인생을 얘기하다
김용택 시인 “자연이 말해주는 것 받아 써”
정호승 시인 “절망도 외로움도 사람이니까”
△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시인 김용택
◁ ‘외로움’ 속에서 인간본성을 헤아리는 정호승 시인
깊어가는 가을, 이 시대 대표시인으로 손꼽히는 김용택 시인과 정호승 시인이 잇달아 나주를 찾아 시강연회를 가졌다.
지난 9일 나주중앙초등학교 꿈밭도서관 개관기념 시강연회에 초대된 김용택 시인은 ‘자연이 말해주는 것을 받아쓰다’는 주제로 시를 얘기했다.
김 시인은 자신의 고향 임실군 진메마을이 올 여름 물난리를 겪은 얘기를 시작으로 최근 세계 곳곳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이상기온과 자연재해의 심각성을 화두로 꺼났다.
김 시인은 “자연은 인간의 상상력을 훨씬 뛰어넘는 엄청난 현상들을 보여주고 있다”며 “자연이 말해 주는 소리를 제대로 들으려고 노력해야만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아이들이 글쓰기를 어떻게 하는지 체험적 사례로 이야기를 풀어간 김 시인은 시골에서 농고를 나와 평생 시골초등학교 교사로 일해 온 자신의 인생을 담담하게 펼쳐 보여주었다.
이날 오후 정호승 시인은 나주공공도서관에서 열린 ‘시와 음악이 있는 시낭송음악회’에 초대돼 강연을 했다.
이날 시낭송음악회는 나주공공도서관 평생교육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화독서회 회원들의 시낭송과 동신대 실용음악학과 밴드의 공연이 어우러진 가운데 정호승 시인은 자신의 시의 화두가 되고 있는 ‘외로움’에 대해 풀어갔다.
정 시인은 “외롭기 때문에 우리는 인간이다”고 운을 뗀 뒤 “이 외로움의 본질을 이해하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고통스럽고, 우리가 외롭다는 것은 혼자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단순히 물리적으로 혼자 있기 때문이 아니라 혼자 있어도 마음속에 사랑이 가득 차 있으면 외롭지 않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시인은 물었다. “왜 인간만을 사랑하려고 하는가? 꽃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진정 인간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인가? 절대자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이가 진정한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것인가?”
그러면서 시인이 내린 결론은 “인간은 사랑하지 않을 때 외롭다”고 했다.
두 시인은 강연이 끝난 뒤 자신들의 시집에 직접 서명을 해서 참석자들에게 증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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