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산국제영화제 그리고 F1 코리아 그랑프리
부산은 ‘영화’, 전남은 ‘모터스포츠’ 결국 국민적 관심사가 관건
국제대회 표방해도 자치단체 끈기와 지속성 없으면 안방행사 전락 일쑤
문화의 달 10월을 맞아 전국에서 크고 작은 문화행사들이 봇물 터진 듯 펼쳐지고 있다. 대부분 지역축제로 시작해서 대한민국축제로 확대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국제적인 축제를 표방하기 일쑤다.
대부분의 행사들이 자치단체장 치적 쌓기용으로 시작돼 단체장이 바뀌거나 정부지원이 끊기면 뿌리 채 흔들리는 것이 현주소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전국의 많은 자치단체들이 지역에 대한 가치를 발견하고 미래의 비전을 삼기 위한 방안으로 앞 다퉈 문화콘텐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성공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역신문발전기금 심화교육과정으로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전국 21개 언론사 기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역문화콘텐츠 현장탐방연수를 실시했다.
올해로 17회째 열리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는 과연 성공한 문화콘텐츠일까? 아울러 수많은 논란 속에 전라남도가 고집스럽게 추진하고 있는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성공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일까?
두 행사를 비교해 보며 자치단체 문화사업의 성공 길라잡이는 무엇인지 답을 찾아본다.<편집자 주>
세계영화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된 아시아 영화들을 선별하여 아시아 영화의 생생한 물결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17년 세월의 부침 속에 우뚝 선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는 우리나라에서 열린 첫 번째 국제영화제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작품들을 엄선해 단순히 영화를 보는데 그치지 않고 관객과 지역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영상문화를 만들고, 세계영화계에 한국영화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세계영화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선점하게 된 아시아영화들을 선별해 헐리우드와 홍콩, 일본무대에 잠식된 영화관에 아시아영화의 생생한 물결을 옮겨 놓기도 했다.
한반도의 중앙과 변방,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그리고 아시아와 다른 대륙 간의 영화산업 격차를 줄이고, 그 장벽을 허물어 아시아영화가 세계영화의 또 다른 중심축이 되도록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고도 평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와 아시안필름마켓, 아시아영화펀드(ACF), 아시아영화 전문배급회사 설립, 시네마테크 부산의 필름 아카이브 등의 다양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2012년 부산, 영화의 전당시대 정착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해 미완의 상태에서 영화제가 개최되었던 영화의 전당이 올해는 시설과 운영체계가 완비된 상태에서 영화제가 개최되었고, 영화의 전당은 명실공이 영화에 관련된 세계적인 명소로 떠올랐다.
아시아필름마켓은 마켓 참가자와 부스, 바이어, 마켓 스크리닝과 온라인 스크리닝의 지속적인 증가, 새롭게 론칭 한 ‘북투필름’과 ‘코픽 인더스트리 포럼’의 성공적 출범 등 안정적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아시아영화펀드(ACF)의 지원을 받아 완성된 작품들이 올해 총 14편이 초청되었고, 이 가운데 5편이 각종 상을 수상하였으며, 알 자지라 방송과의 공동 워크샵 프로젝트 사업을 연장하기로 하는 등 해외와의 교류가 활성화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뿐만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에 참가한 순수 영화관람객 수가 20만을 돌파한 221,002명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기록일 뿐 아니라, 20만을 돌파한 첫 기록이다. 이러한 관람객증가는 키즈, 실버 프로그램, 장애인 전용관 개설 등 다양한 서비스와 관객개발 때문이다.
정부지원 바라지 않고 지역민 뚝심으로 일궈낸 금자탑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이 성숙한 시민의식과 관람문화를 지켜주어서 영화제의 위상제고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자들과 만난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왼쪽 사진>은 그동안의 성과와 문제들을 철저한 자기반성으로 삼아 다음해를 기약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첫 번째 성과로 영화의 전당을 언급하며 "올해는 시설과 운영체계가 완비된 상태에서 영화제가 개최됐고 영화의 전당을 영화와 관련된 세계적인 명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영화의 전당에 대해 "월세에 십년을 살다가 궁궐을 지어주고 '여기에 살아라'라는 느낌이었다"면서 영화의 전당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해 고민 중임을 밝혔다.
그는 또 '아시아 필름마켓'의 안정적인 성장을 꼽았다. 마켓 참가자와 부스, 바이어, 마켓 스크리닝 등이 지속적인 증가세에 있음을 밝혀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영화를 세계에 판매하는 창구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번 영화제 통산 관람객 수가 20만 명을 돌파한 것에 대해서는 “숫자적 의미보다 성숙한 관람문화가 정착됐다는 것이 더 큰 성과"라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요인 가운데는 정부와 여당, 지역적으로 다소 편중된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단연코 아니다”고 대답했다.
그는 “부산은 영남에서도 야(野)성이 강한 도시로 분류되면서 오히려 정부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 자체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쳐다보던 시절이 하세월이었다”고 밝히며 “올해 비로소 대선정국을 맞아 대선주자들이 몰리면서 마치 부산이 정부문화정책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처럼 비춰 졌지만 사실은 오늘의 부산국제영화제가 있기까지 영화에 죽고 영화는 사는 몇몇 ‘영화쟁이’들의 끈질긴 노력과 집념이 일궈낸 금자탑”이라고 답했다.
흔히 세계5대영화제라 하면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칸느영화제, 베니스영화제, 베를린영화제와 함께 북미의 토론토영화제, 그리고 대한민국의 부산국제영화제가 손꼽히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 길라잡이는 단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의 검증과 국민적인 공감대 속에 열정과 끈기를 갖고 매달렸던 지역문화인들 특히, ‘영화쟁이’들의 혼신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싸이와 함께 한 2012 F1 코리아 그랑프리, 전남 모터스포츠 메카로 ‘우뚝’
올해 세 번째로 개최된 2012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연습 주행일인 12일부터 결승 레이스가 열린 14일까지 총 3일 동안 16만 여명의 구름관중이 몰려들어 3년 연속으로 성공적인 대회 개최가 이뤄졌다.
2012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3년 연속 16만 여명의 관람객이 F1 대회를 관람했고 대회 운영도 완벽한 준비 속에서 질적으로 향상된 것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결승전 당일인 14일에는 8만 6천여명이 F1 서킷을 가득 채워 F1머신과 함께 그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12일-21,370명, 13일-56,523명, 14일-86,259명
올해는 대형 스포츠이벤트인 런던올림픽, 여수 세계박람회 등 많은 국제행사가 개최됨에 따라 티켓마케팅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대회 막판 적극적인 홍보와 국민적 관심, 그리고 F1 홍보대사 ‘싸이’를 활용한 마케팅홍보 등으로 인해 티켓 판매와 홍보는 예년 수준을 넘어 최고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었다.
특히, 올 시즌 3연승을 달성한 레드볼 레이싱팀의 세바스찬 페텔 선수가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를 제치고 시즌 랭킹 선두를 탈환하는 귀염을 토했다.
올해 F1대회는 대회운영과 마케팅, 홍보 등 여러 면에서 지난해보다 훨씬 개선되고 발전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디어센터 운영은 해외미디어 404명과 국내미디어 154명 등 총 558명이 등록하여 한국 그랑프리를 경쟁적으로 취재함으로써 언론보도가 어느 때 보다도 노출이 많았다.
대회운영에 있어서 잠재적 문제점으로 제기됐던 셔틀버스 운행과 환승주차장 등 교통문제와 교통접근성, 숙박문제와 서킷 편의시설 등이 문제없이 진행됐다. 그리고 30명으로 구성된 조직위 직원들과 자원봉사자 등 대회 운영진들도 3년차 대회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서킷 운영, 외국어 통번역시스템 등 한층 진일보한 대회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올해 F1대회는 국내 모터스포츠 중심의 경기진행과 조직위 중심의 자체적인 대회운영, 그리고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성공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남 대한민국 모터스포츠 메카로 우뚝 국가브랜드 제고 기여
대회 3년째를 맞아 처음으로 국내인력 중심의 경기진행 및 운영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가장 큰 성과로 보여진다. 최고의료 책임자(COM)는 전남대 의대 범희승 교수가, 경기진행을 총괄하는 경기위원장(COC)에 조직위원회 최용석 대회운영팀장이, 2회 대회까지는 해외인력에 의존하여 경기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호주 CAMS 운영지원 요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자체인력으로 충당했다.
체감으로 가장 느끼기 쉬운 교통과 숙박 문제는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해결되었다. 특히 교통문제는 지난 4월 목포~광양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지난 6월에는 서행안고속도로 목포대교가 개통됨에 따라 경주장으로 향하는 진입도로를 3개로 늘려 정체흐름이 양방향으로 사라졌고 셔틀버스 운행, 버스 전용차로, 경찰의 전폭적인 지원, 지역민들의 성숙한 교통문화도 큰 도움이 됐다.
고급 숙박시설도 여수엑스포 개최 영향으로 43개소 2,322실이나 확충됨에 따라 조직위가 가용객실을 4만 3천 여실을 이미 확보하여 ‘숙박 대란’도 자취를 감췄다.
특히 올해는 새로운 F1 관람문화 정착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벗삼아 휴양을 겸할 수 있도록 해남 오시아노 관광단지내에 대규모 F1 캠핑촌을 조성하고 캠핑카 및 캠핑트레일러 200대와 텐트 800동, 화장실, 샤워실, 전기 등 편의시설을 설치함으로써 젊은 층 관람객들에게 많은 혹평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던 F1티켓 가격도 티켓가격의 현실화와 판매층 다양화를 기했다. 메인스탠드는 마니아층을 위해 전년도와 같은 89만원으로 고가티켓정책을 유지했지만 일반 스탠드는 관람객 저변 확대를 위해 지난해 최대 41만원이었던 일요일권을 70% 가량 할인한 12만원에 판매했다.
그리고 올해는 모터스포츠를 접해보지 못한 학생 등에게 현장체험 학습과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금요일권과 대학생 전용석을 5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F1을 쉽게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됐다.
싸이 축하콘서트, K-POP콘서트 등 문화행사도 한몫
이와 함께 F1 조직위가 경기관람과 문화행사를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월드스타 싸이 F1 축하콘서트, 이틀간 개최된 K-POP 콘서트, 세계민속음악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는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관람하러 먼 길을 찾아온 국내외 관람객 등에게 큰 만족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그 뿐만 아니다.
이번 대회에는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보여준 관심도 지대했다. 조직위가 당초 목표로 했던 외국인 모객 1만 2천명을 초과 달성하여 1만5천여 명이 F1경기를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F1 마니아층이 두터운 유럽을 비롯하여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 등 주변 아시아권의 F1팬들이 전라남도 영암을 찾아 박진감 넘치는 F1경기를 관람했다.
또한 숙박업소와 식당 등 F1대회가 개최된 전라남도 목포와 영암 인근의 지역경제가 평소보다 크게 활성화 됐을 뿐 아니라 성공적인 F1대회 개최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 제고에도 크게 일조한 것으로 기대된다.
F1 카트 경기장과 연계한 서킷 활용도 활발하다. 전라남도는 지난 9월 9일 국내에서 단 하나뿐인 국제규격의 카트경기장을 개장하여 일반인들이 직접 카트를 타볼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일반인들인 평상시 모터스포츠를 즐기면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경주장 서킷 임대는 9월말까지 227일이 사용되었거나 예약을 마친 상태이지만 앞으로는 경주장이 연간 250일 이상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다양한 활용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처음 지원된 50억원의 국고보조금도 대회 운영에 큰 도움이 되었고 내년부터 추가로 옥외사업 수익금 배분, 부가세 면제 등 대회 관련 법령 개정이 이뤄지면 대회수지 개선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F1경주장이 위치한 삼포지구내에 올해 국가 R&D 산업으로 선정된 ‘F1 서킷을 연계한 차 부품의 고급 브랜드화 연구개발사업’에 내년부터 5년간 국비를 포함한 785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어서 향후 ‘프리미엄 자동차부품 성능개발연구센터’ 등 기반산업 시설이 조성되면 지역 일자리 창출과 국내 자동차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참가선수 가운데 주목할 만한 국내선수가 없이 대부분 외국에서 활동하는 유명선수들을 유치해 그들의 유명세에 의존하는 것은 적잖은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모터스포츠 자체가 특정 마니아층을 겨냥한 종목인데다 저변확대가 되지 않아 국민적인 관심사를 불러일으키는 데도 좀 더 꾸준한 노력과 획기적인 홍보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더구나 ‘녹색의 땅’을 표방하며 전국에서는 가장 처음 ‘슬로시티’를 육성해 온 전남이 이와는 상반되는 스피드와 굉음을 동반한 F1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F1코리아 대회가 전남만의 지역이벤트가 아닌 국가브랜드를 제고시키는 국가사업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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