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새해 업무보고를 하는 박준영 도지사에게 통합진보당 안주용 의원이 물을 끼얹어 파문이 일고 있다.
호남민심 폄하 박 지사 안주용 물세례로 면죄부?
박 지사 공개사과·출당 요구하던 정치권 안 의원에 ‘돌팔매’
시민사회단체 안 의원 비난·격려 엇갈리는 성명서 맞불작전
새해 업무보고를 하던 박준영 전남도지사에게 물을 끼얹은 통합진보당 안주용(나주, 비례대표) 도의원의 행위를 두고 지역정가와 시민사회가 들끓고 있다.
이번 일은 지난 대선에서의 호남민심을 ‘충동적 선택’ ‘무겁지 못했다’고 폄하해 파문을 일으킨 박준영 도지사에게 극단적인 방법으로 분노를 표출했다는 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안주용 의원은 지난 23일 오전 11시20분께 전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74회 임시회 제1차 본의회에서 도정 업무보고를 하던 박 지사에게 다가가 컵에 든 물을 끼얹었다.
안 의원은 이날 임시회에서 박 지사의 사과를 요구하기 위한 5분발언 요청이 의장단에 의해 거부된 데 이어 의사진행발언 요구마저 김재무 의장이 묵살하자 이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밝혔다.
박 지사가 물을 닦은 뒤 보고를 마치자 김재무 의장은 10분 동안 정회를 선언했으며 이후 안 의원의 본회의장 출입이 통제됐다.
이날 오후 안 의원과 진보의정 소속 의원 6명은 의회 브리핑룸에서 도민 폄하발언에 대한 박지사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물을 끼얹은 행동에 대해 안 의원이 도의원들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도의회는 안주용 의원을 윤리특별위원회에 징계를 회부키로 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이번 폭력사태의 조속한 처리를 위한 별도의 본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의회는 안주용 의원이 주장하는 5분발언과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주지 않아 발생한 돌발행동이라는 내용에 대해, 먼저 5분발언을 신청한 민주통합당 윤시석 의원의 발언내용과 동일해 의장단 연석회의를 통해 결정한 사항이고, 의사진행 발언에 대해서도 김재무 의장이 박 지사의 새해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발언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면서 안 의원의 행동을 비난했다.
도의회는 25일까지 진보의정 소속 의원 6명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28일 본회의 임시회를 열어 윤리위 회부를 위한 안건보고를 할 계획이다.
윤리위가 열리게 되면 3개월 이내에 해당 의원에 대한 심사를 하게 되며, 징계 종류는 공개회의 경고, 공개회의 사과, 30일 이내 출석정지, 제명 등이다. 단, 제명은 전체의원이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전남도의회가 개원한 지 22년 동안 윤리위에 회부된 의원이 단 한명도 없었던 점으로 미뤄 이번 안 의원이 최초의 대상이 될 것인지 여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소속 강성휘(목포)의원은 한 언론매체에 기고한 글을 통해 “박 지사가 정권교체의 실패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하지는 못할지언정 폄하해서는 안 되었으며, 발언 이후에도 어정쩡한 해명이 아니라 진정성 있게 해명하고 사과했어야 되는데 이런 과정의 부재가 이번 사건을 잉태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강 의원은 “5분발언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거나, 도민에 대한 유감표명이 없는 지사의 행태에 화가 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법이 물세례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안 의원에 대한 윤리위 회부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도 본청과 공무원노조, 예술단체연합, 여성단체협의회 등은 안 의원의 행동에 대해 일제히 비난을 퍼부으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으며, 농민회와 광주전남사회단체연대 등 진보진영에서는 안 의원의 행동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는 한편, 박 지사의 공개사과와 사퇴요구로 맞불을 놓고 있다.
지역민들은 지난해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야권연대를 표방해 온 지역정치권이 이번 일을 계기로 ‘오월동주’ 관계를 청산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대선 패배의 후유증이 지역정치권의 분열과 시민사회의 갈등으로 치닫게 되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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