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기획…오, 당신의 이름 어머니!
◇ 10년 전 스물여덟의 나이로 남편을 여의고 홀몸으로 다섯 남매를 키워온 박숙자 씨. 그녀에게는 자녀에 대한
사랑과 주변에서 보내주는 응원의 힘이 오늘을 사는 힘이 되고 있다.
“먼저 떠난 남편 무정해도 5남매 있으니 삶의 버팀목”
봉황면 박숙자 씨, “농삿일, 식당일 고달파도 자식 잘 키워야죠!”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정신을 차려보니 주변이 온통 빚더미였어요. 전업농 자금 받아서 논 사고, 융자 내서 집 사고... 결국 빚내서 빚 갚고, 생활은 큰딸 장학금 받은 돈으로 작년 한 해 살았지요.”
10년 전, 스물여덟 나이에 남편을 잃고 다섯 남매와 시할머니, 시어머니에 장가 못 간 시숙까지 여덟 식구를 건사해 온 박숙자(38·나주시 봉황면 장성2구)씨.
본격적인 농사철을 맞아 못자리도 해야 하고, 배도 솎아야 하지만 우선 한 푼이 아쉬워 점심시간이면 면 소재지에 있는 식당에서 주방일을 거들고 있다.
그녀를 만나러 들른 시간이 오후 두 시께. 그때서야 점심식사를 마친 박 씨는 지금까지 받아오던 기초생활수급자 혜택이 3월말로 끝나고 4월1일부터 차상위계층으로 바뀌면서 푼푼이 나오던 생계보조금마저 끊기면서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고 말았다.
주변에서는 그녀를 억척아줌마, 성녀라고 말하지만 막상 그녀는 말문을 엶과 동시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말았다.
“남편과 농사지으면서 살아보겠다고 빚을 내 논밭을 샀던 게 아직 융자금을 다 갚지 못해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아이들과 내 앞으로 상속이 되면서 재산가액이 높게 나와 수급자에서 탈락이 된 거예요. 지금도 한 해 농사짓고, 허드렛일 해서 번 돈은 다 빚 갚는데 쓰고 있지요.”
더구나 박 씨의 경우 금융권 채무 외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빌려 쓴 빚도 큰 부담이 되고 있으나 공식적으로 채무를 증빙할 길이 없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큰딸 로아(영산고2)와 둘째딸 예담(전남과학교1)양이 작년, 올해 나란히 나주교육진흥재단에서 선발하는 고교 우수신입생에 선발돼 장학금을 받았다.
유복자로 태어난 막둥이 희언(봉황초3)이도 이런 누나와 형의 영향을 받아 투정 한 번 부리지 않고 힘든 엄마의 웃음이 되어주고 있다.
작년 한 해 생활비를 큰딸의 장학금으로 충당했다는 박 씨는 힘겨운 농사일에 제대로 돌봐줄 겨를이 없는데도 남매들끼리 서로 우애하며 스스로 공부를 해나가는 데서 삶의 희망을 찾는다고 한다.
박 씨네 사정을 알고 있는 면 사회복지사들도 어린이재단과 우정사업정보센터 등 기관에서 후원과 결연신청이 되도록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큰 위안이 되고 있다.
박 씨의 사정을 전해들은 나주시 사회복지사 김귀실(51)씨는 “2009년부터 사회복지 업무가 온라인화 되면서 전산에 드러나는 수급 규정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히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다섯 남매가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날 수 있도록 행정의 재량으로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찾아보겠다”는 말로 위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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