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인터뷰…제18대 국회의원(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곽정숙 씨
◇ 고향이 그리울 때마다 찾는다는 영산포. 그녀에게 영산강을 여전히 고향의 그리움이다.<곽정숙 作>
인권운동가·정치인에서 화가의 삶 살아가는 곽정숙 전 의원
간암 선고 후 세 차례 수술 거치며 “고통 뒤에 찾아올 영광을 본다”
나주 이창동 탯자리 지금도 울적할 땐 영산포 찾아가는 영산강처녀
‘국회입법정책개발 최우수의원, 제2회 사회정의시민행동 공동선 의정활동상, 입법정책 우수의원, 반부패청렴대상, 거짓말 안하는 정치인 베스트5...’
2013년 한 해를 보내며 송년의 의미를 담아 그림을 한 장 그려줄 것을 요청하자 그녀는 “그럴만한 실력이 안 된다”며 정중히 고사했다. 하지만 “의원님의 그림에는 낮은 땅의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강한 메시지가 있다”며 다시 한 번 청탁을 하자 “그러면 그러자”고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제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곽정숙(54, 왼쪽 사진)의원. 그녀를 만나러 가는 길에 몇 가지 알아 두어야겠다 싶어 정보를 검색하던 중 발견한 숱한 수식어들, 그 중에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그녀의 의정활동 성과였다.
‘곽정숙 의원은 18대 국회 4년간 제정법 5건, 개정법 76건 등 총 81건을 대표 발의해 25건 약 31%의 법안 통과율을 기록해 18대국회 의원발의 평균 법안 통과율 12.3%보다 약 3배가량 높은 수치를 보이는 쾌거를 이뤘다’
2012년 5월. 4년 동안의 의원생활을 마치고 정치일선에서 물러난 곽 의원은 제3의 인생 개척에 나선다. 동네미술학원으로 그림을 배우러 나서던 날, 처음 줄긋기를 하는 수업에서 학원 원장이 “천재 났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던 것에 기운을 받아 그녀의 인생에 잠재돼 있던 그림실력을 발견하게 된 것.
이후 곽 의원은 하루에 한 작품을 목표로 작품활동에 매진, 지난 여름 개인전과 함께 12월 합동전시회도 가졌다. 그동안 그려온 그림은 좋다는 사람들에게 거저 선물로 나눠주었는데, 뭔가 의미 있는 활동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협동조합을 통해 판매해 수익금은 전액 장애학생들의 장학기금으로 쾌척하게 됐다.
그녀가 <전남타임스> 독자들을 위해 그린 그림 ‘항상 기쁨’에는 그녀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세상을 살면서 겪게 되는 예상치 못한 고난과 아픔을 거친 파도와 먹구름으로 표현했다. 그 성난 파도와 구름을 보게 되면 인생은 한 없이 절망뿐이지만 그 먹구름 뒤에는 태양이 빛나고 있고, 그 거친 파도 밑에는 안식하는 바다의 생태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삶 자체가 그렇다. 나주시 이창동에서 육군대위로 예편한 아버지와 순전한 어머니 사이에서 3남3녀 중 셋째로 태어난 그녀는 다섯 살 되던 해 결핵성척추병을 앓고 척추장애인이 되었다. 전 재산을 들여서라도 치료를 하겠다던 부모님의 발버둥은 당시 의료수준의 한계에 부딪혀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하고 불행 중 다행으로 걸음을 걸을 수 있는 정도에 그치게 되었다.
영산포국민학교과 영산포여중을 거쳐 독학으로 방송통신고를 졸업한 뒤 신학을 전공했던 그녀는 광주 서현교회에서 협동전도사로 시무하며 광주대 사회복지학과와 사회복지전문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다.
그리고 인권의 도시 광주에서 여성장애인들과 함께 공동체생활을 하며 본격적인 인권운동을 펼쳐왔다. 광주여성장애인연대와 한국여성장앤입연합 공동대표, 실로암선교회 회장,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상임공동대표...
그녀의 짧고도 긴 인생이야기는 두 권의 저서 ‘행복세상이야기’와 ‘평등세상이야기’에 깨알처럼 알알이 박혀있다.
지난 2월 간암 확진판결을 받은 뒤 두 차례 수술에 이어 지난 16일 세 번째 수술을 기다리고 있던 곽 의원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까 삶의 비밀스런 기쁨이 생겨나고, 어렵고 암울한 속에서도 그 뒤에 있어질 일들을 생각하게 된다”고 말한다.
서울대병원에서 세 번째 수술을 마치고 퇴원한 곽 의원은 지인들의 격려와 기도 속에 쾌유를 기다리며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 곽정숙 作 ‘항상 기쁨(36cm×53cm, 아크릴, 2013)’
폭풍우 몰아쳐도 그 너머에는 태양이 빛나고 있다.
지난 한 해 우리네 삶은 얼마나 힘들고 고달팠던가.
눈앞에 닥친 현실의 힘겨움과 어려움을 바라보지 말고 그 후에 찾아 올 영광을 바라보자.
<작가의 말 중에서>
곽정숙
- 나주시 이창동 출신
- 제18대 국회의원(통합진보당 비례대표)
-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상임대표 역임
-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지연대 공동상임대표 역임
- 현 광주광역시 인권옴부즈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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