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을 꿈꾸다
김진수
내버려둬라 땅강아지 쥐며느리
이상한 발바닥으로 뭉개지 마라
꽃밭에 벌 나비
낚아채지 마라 덩치 큰 누렁아
너는 종종 겨드랑이를 털면서
너는 자주 심심해 죽겠으면서
쫑긋, 어느 길눈 어둔 꽃뱀 하나 가로막고
침을 질질 흘리지만
투명한 야생을 꿈꾸다 추락한,
유리벼랑에 작신 깨어져버린
새들의 영혼만은 건드리지 마라
아프지 않더냐
지난 여름 소쩍이 노래
앞산 뒷산 우던 소리 이태째 멀어져가는
그 연인의 퀭한 눈매를 잊었더냐
놔둬라 떠나게
내버려둬라 날아가게
쥐며느리의 발가락에도 사랑은 있다
땅강아지의 눈에도 별은 있다
김진수
• 전남들꽃연구회 회장
• 보성 조성중학교 교사
• 광주전남미술인공동체 회장
• (사)민족미술인협회 이사
• 시집 '아주 오래된 외출(내일을 여는 책 刊)'
• 약초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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