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떠돌다 돌아가 밥 먹고 싶은 고향, 나주”
‘영산포’ 시인 나해철 나주문화아카데미 초청강좌에서
나주에 가서 밥을 먹자
한데서 떠돌다 헛헛한 마음으로
너를 불러본다.
밤이다
텅 빈 내 속아
한데서 떠돌다
잊을 수 없어
강물소리 들리던 풀 언덕
강물을 목에 걸고
도회를 떠돌았다.
가슴에는 강물 소리
뱃속에는 밥
거기는 따뜻한 곳
포근한 곳
오랜 시간이 밥이 되어 기다리는 곳
…나해철 ‘나주여 천년이여’ 초고 중
나비센터 준비관이 마련한 나주문화아카데미 초청강사로 나주를 찾은 나해철 시인<오른쪽 사진>의 표정은 사뭇 해맑았다.
오랫동안 그리워해온 고향을 찾은 때문인지 “고향에 올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어서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로 연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지난해 10월 나주공공도서관이 마련한 ‘길 위의 인문학’ 초청강사로 나주를 찾았던 나 시인은 다른 곳에서와는 다른 감동으로 이번 초대에도 흔쾌히 응하게 됐다고 전했다.
영산포 가야산 밑자락 운곡리에서 가난한 농사꾼의 맏아들로 태어난 나해철 시인은 이 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뒤 가족을 따라 광주 송정리로 이사를 했다.
하지만 그의 기억 속에는 늘 그의 탯줄을 묻은 영산포에 대한 추억과 회한이 시심을 자극했던 것.
문학의 길을 가려던 그에게 “너만이라도 의사가 돼서 우리 집안을 일으키라”는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에 결국 의과대학에 진학하고 의사의 길을 걷게 되었지만 1982년 ‘영산포1, 2’ 두 편의 시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지금까지 만 34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시인과 의사를 겸업해오고 있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사고 이후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부채감으로 하루 하루 세월호 규명시를 써왔다는 나 시인은 얼마전 세월호 규명시 304편을 완성하고 출판을 하려했으나 출판사의 마뜩찮은 태로도 미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사회의 현주소라며 실소를 금치 못했다.
수강생들과의 일문일답으로 강의를 마치려던 나 시인은 노래 한 곡을 청하는 관객의 요청을 기껍게 받아들여 자신의 시에 즉석에서 가락을 붙여 들려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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