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에 의해 장례 치른 나주시의회
‘죽었다 깨어난 마음’으로 심기일전해야
정찬걸 부의장․김종운 자치행정위원장 사퇴 속 새판짜기‘부심’
강인규 의장 “환골탈퇴하는 마음으로 의정활동에 임하겠다”
나주시의회의 의정 파행 사태가 결국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의사당 봉쇄라는 최악의 사태까지 몰고 온 가운데 정찬걸 부의장과 김종운 자치행정위원장이 각각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의회 정상화를 위한 단초가 마련됐다.
나주시의회는 지난달 25일 본회의를 열어 의장에 강인규 의원, 부의장에 정찬걸 의원, 운영위원장 김세곤 의원, 행정자치위원장에 김종운 의원, 그리고 건설교통위원장에 김판근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하지만 무소속 의원들이 민주당측에서 부의장 1석, 상임위원장 1석을 무소속측에 배정하겠다고 한 약속을 깼다며 거세게 항의를 하고 나선 가운데, 결국 정찬걸 의원이 닷새만에 부의장직 사퇴서를 제출하는 한편, 상임위원장직을 약속받고 '기획입당'을 했다는 비난을 받아오던 김종운 의원이 의회 안팎의 압력에 못이겨 결국 지난 5일 자치행정위원장직을 사퇴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게 됐다.
이에 따라 의원들은 5일 오후 재선거를 통해 부의장에 무소속의 홍철식 의원을, 자치행정위원장에 역시 무소속의 김양길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이에 앞서 나주시의회는 지난 4일 나주농민회와 나주사랑시민회, 나주노인회 등 1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나주시의회 민주적 운영 및 제도개선 촉구 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에 의해 시의회 현관 출입문과 의사당 건물 등에 검은색 천으로 대형 'X'자 만장이 내걸린 채 의원들이 의회 출입을 봉쇄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시민대책위는 또 의회 건물 앞에 꽃상여를 설치하고 의원들의 이름표를 달아놓은 등 장례식 퍼포먼스까지 치르면서 의회의 파행에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이런 가운데 시의원들은 지난 4일과 5일 이틀 동안 의회에 나오지 않은 채 민주당 소속의원과 무소속 의원들이 각각 외부에서 회동을 한 끝에 5일 오전 11시쯤 강인규 의장과 김세곤 운영위원장, 그리고 정찬걸 의원이 천막농성 현장을 찾아 시민단체 대표들과 회동을 했으나 결국 시민단체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돌아가는 촌극을 빚었다.
시민대책위은 “한 달 넘게 의회가 파행을 빚은 만큼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7월분 의정비를 반납하는 한편, 시민단체를 고발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당초 내걸었던 ‘전원 의원직 사퇴’ 요구는 빠졌다.
이에 대해 강인규 의장은 “의정비 반납은 민주당 소속 의원 9명 가운데 의장단을 포함한 4명의 의원이 먼저 반납을 하고, 나머지 의원들은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대시민 사과는 본회의장에서 정식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민단체의 농성과 관련해 경찰에 고발한 부분에 대해서는 “경찰에 협력을 요청한 것이지 정직 고발이 아니었으며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말로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시민대책위는 민주당 의원 전체가 의정비를 반납해야만 농성을 풀겠다고 맞섰다.
한편, 강인규 의장은 이날 시민단체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의회 파행으로 빚어진 의정공백에 대해서는 의원들이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노력해서 만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양순 기자
◇ 나주시의회가 지난 4일 시민단체들에 의해 사망선고와 함께 장례식을 치르는 수모를 당했다.
◇ 나주시의원들의 출근 저지 이틀째인 지난 5일 강인규 의장과 김세곤 운영위원장, 정찬걸 의원이 시민단체 대표들과 농성 해산을 위해 대화를 시도했으나 결국 의정비 반납요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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