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교회는 세상에 희망이 돼야 합니다”
나주교회 정영철 목사
나주교회 설립 100주년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무엇입니까?
‘천년 목사고을’ 나주에서 겨우 100년의 역사를 두고 자랑할 거리가 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대한제국의 몰락과 일제치하, 그리고 한국전쟁이라는 격동의 근․현대사에서 나주교회가 복음의 씨앗을 틔워 이렇게 성장했다는 것은 기독교 역사뿐만 아니라 나주의 역사에 있어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혼돈과 혼란, 가난과 핍박의 시기에 지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고, 또 지역사회의 한 버팀목이 되었다는 점에서 교회의 역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나주교회 설립일을 1908년 10월 10일로 보는 근거는 어디에 두고 있는지요?
나주교회의 역사가 1903년이다, 1905년이다... 하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만, 초교파적으로 씌여진 ‘조선장로교사기’에 보면, 1908년도에 세워진 교회 이름들 속에 나주교회가 있습니다. 문헌상 기록된 유일한 근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설립일자는 정확한 기록을 찾을 수 없어서 교회사가들의 자문과 다른 교회의 사례를 들어 우리교회 자체적으로 정한 것입니다. 나주배와 쌀을 수확하는 10월, 그 가운데 가장 기억하기 쉬운 날로 하자고 해서 10일로 정하고 시무장로님과 은퇴장로님들의 연석회의를 통해 10월 10일로 정한 것입니다.
기록에서는 나주 최초의 교회로 서문정교회를 들고 있고, 이를 모태로 하는 교회가 세 교회가 있는데. 현재 이들 교회들과의 관계는 어떤지...
나주교회가 우리지역 최초의 교회냐, 아니냐 하는 문제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나주교회가 100년의 역사를 지탱해왔고, 또 이웃하고 있는 두 교회가 뿌리를 같이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다만 이 가운데 한 교회는 교파가 분리되면서 나뉘어졌고, 다른 한 교회는 목회자를 인정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시비 끝에 분리돼 나가 세워진 교회입니다. 누가 장자 교회인지를 따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교회의 역사를 해석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200주년의 역사를 앞두고 나주교회가 갖고 있는 비전은 무엇인지...
오는 21일이면 나주교회에 부임한 지 만 7년이 됩니다. 그동안 저는 주로 교회의 내치(內治)에 힘써왔습니다. 현재 교회를 이전할 계획으로 인근에 2천2백평의 부지를 매입해서 앞으로 2~3년이면 부지매입비를 모두 청산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그렇게 되면 이제 관심은 교회 밖으로 돌리려고 합니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회, 지역민들이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교회로 나아갈 계획입니다. 이에 맞춰 교회 예산에 대한 방향도 정립해 나가겠습니다.
현재 교회 신축부지로 매입한 땅에 대해서는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현재 교회 예배당이 비좁고 공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습니다만, 앞으로 20~30년은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나주시가 옛 나주세무서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와 연계해 지역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최근 유명 연예인의 잇단 자살을 계기로 이른바 ‘자살 권하는 사회’에 대한 충격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 어떤 치유책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아울러 이런 세태 속에서 교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이들이 죽음을 교리적으로 판단하기에 앞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병폐가 참 크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됩니다. 물론 그들보다 못한 사람들도 사는데 왜 죽느냐 하는 사람들도 있겠습니다만, 이는 너무나 자기중심적이고, 너무나 독소적인 시대사조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세태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중요한가,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가 하는 사회적인 각성이 필요하고 더구나 교회는 이런 아픔, 상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자신을 치유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교회는 도저히 갈 곳 없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도피처’가 되어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대담․정리 김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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