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배고픈 겨울방학 “끄떡없어요”
저소득․맞벌이가정 방학중 나홀로 아동 대책 ‘심각’
지역아동센터 연계 결식아동 및 야간돌봄사업 ‘절실’
새해가 시작된 지 여드레째인 지난 8일 오후 점심나절.
나주시 성북동 성북지역아동센터를 향해 어린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고 있다.
따라 들어가 보니 그곳에서는 방금 지어진 고소한 밥 냄새와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된장국, 햄 부침요리 등을 담아 식판이 나눠지고 있다.
왁자지껄하던 아이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점심을 먹는데 반찬투정 하는 아이 하나 없이 그릇을 싹싹 비운다.
겨울방학을 맞아 이 곳 아동센터를 통해 점심끼니를 해결하는 아이들은 30명 남짓. 나주시에서 결식아동 급식대책으로 한 끼니당 3천원씩 26명분이 지원되고 있다.
하지만 시에서 밥값이 지원되는 어린이들은 저소득층 또는 차상위계층 자녀들로 실제로는 부모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집에서 혼자 점심을 챙겨먹지 못하는 아이들이 더불어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식사를 마친 아이들은 30여분 정도 자유시간을 가진 뒤 또 삼삼오오 모여앉아 학습지를 풀고 있다. 이 시간이 끝나면 요일에 따라 독서활동과 미술지도, 기초학습지도 시간이 이어진다.
그리고 오후6시가 되면 집을 행해 떠나는 아이들. 하지만 다들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에도 센터를 나서기를 망설이는 아이들이 있다. 집에 돌아가도 아직 부모님이 돌아오지 않아 혼자 지내야 하는 아이들이다.
“학교에 갈 때보다는 자유롭지만 여전히 규칙적으로 아동센터를 찾는 아이들이 많은데 일과가 끝나도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반가워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어요. 집에 가도 아무도 없거나 부모님이 늦게 귀가하시기 때문에 혼자서 밥을 챙겨먹어야 하는 아이들이죠. 생각 같아서는 아동센터에서 저녁밥까지 먹여서 보내고 싶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다보니까 안타깝죠.”
성북지역아동센터 서명례(43)원장의 얘기다.
광주지역에서는 석식까지 제공하는 아동센터가 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나주에서는 요원한 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일부 유치원의 경우 야간돌보미사업을 통해 밤늦게까지 어린이들을 돌보는 사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초등학생들을 돌보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다.
산포와 공산지역아동센터에서 올해 전라남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금을 지원받아 야간볼보미사업을 실시하고 있을 뿐이다. 남평우리아동센터의 경우 지난해까지 사업을 실시했지만 사업기간이 2년 만기로 끝난 상태.
이번 겨울방학에 나주시에서 급식을 제공하는 어린이는 모두 1천2백여명. 밑반찬 배달업체를 통해 중식을 을 배달받는 아동이 6백43명, 종합사회복지관 등을 통해 밑반찬을 제공받는 어린이 86명, 22개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점심을 제공받는 어린이는 4백64명 등 모두 1천1백93명.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은 1억8천8백만원 정도로 국비와 도비 부담이 크고 시비가 일부 포함된 금액이다. 혜택을 받는 대상이 전남도내에서 가장 많다고 한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은 “결식아동의 문제는 '빵'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정서적 지원과 함께 가족지원, 학교적응지원 등 복합적 지원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주말 및 야간보호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확충해 일부아동에게만 혜택을 주기보다는 모든 빈곤아동에게 보육 및 교육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나주시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결식아동대책이 막연히 밥을 먹지 못하거나 우려되는 아동만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현장에서는 이 기준만으로는 딜레마에 부딪칠 때가 많다”면서 “반드시 도움을 받아야할 아동들이 누락되지 않도록 행정과 복지시설, 아동센터가 복지전달체제를 갖추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김양순 기자
<사진설명>
겨울방학을 맞아 나주지역에서는 1천2백여명의 아동이 나주시를 통해 급식을 제공받고 있다. <사진은 성북지역아동센터 점심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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