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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의시인

정영숙...온수골

by 호호^.^아줌마 2009. 1. 24.

온수골

       

나주시 온수골 140번지

초여름 비 여린 잎 간간히 적시던 날

소달구지 세간 위에

동생과 나란히 앉아 손 꼬옥 붙잡고

버섯 같은 초가집에 눈만 꺼먹이던 곳

병역 기피하신 아버지는 직장 잃으시고

어머니는 논 서마지기

밭 닷마지기 손톱이 닳도록

피땀 적신 곳

동생 얼굴에 버짐꽃 피면

아버지 근심 밭에 작약꽃 붉게 물들고

어머니는 천둥치는 두통에

모리 동여매신 흔적 박힌 곳

뒤돌아보면 고구마 넝쿨 같은 다섯 남매

녹두 씨알 같이 흩어져

아버지와 어머니 서리꽃 앉은자리

배꽃 하얗게 내리면

가끔씩 군내버스 타고 다녀오는

나주시 온수골 140번지

 

** 온수골은 나주미래산업단지가 들어서면 사라지게 되는 마을입니다.

이 마을 길라잡이 정상채 어르신을 취재하던 중 그 분의 큰 따님이 지었다는 시를 얻었습니다.

정영숙 님은 현재 간호사신데 시를 쓰고 계시답니다.


◇ 온수골 이정표 

 

◇ 마을 이곳저곳을 누비며 마을의 추억과 역사를 떠올리는 정상채 씨.

 

 

◇ 과거 극심한 한발에도 마을 주민들의 식수로 쓰고도 남아 농사를 지었다는 온수샘.

 

 

 

◇ 35년 동안 살면서 5남매를 키웠던 작지만 아늑한 집. 하지만 미래산단에 내주고 나면 어디로 가야할 지 아직도 막막하기만 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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