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광주지하철과 오월동주(吳越同舟)
며칠전 동신대에서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와 관련해 광주에서 나주까지의 연장선을 송정리↔동신대↔나주↔혁신도시↔광주를 순환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이를 추진하는 시민대책위가 발족된 것.
광주시의 구상대로 광주지하철이 상무지구에서 혁신도시로 곧바로 연장될 경우 나주시는 고립무원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나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광주도시철도가 동신대를 경유하는 나주 순환선이 돼야한다.
광주지하철의 나주 연장과 관련된 찬. 논쟁은 광주지하철 공사 준비가 한창이던 2000년 나주에서 시작됐다.
당시 찬. 논쟁의 중심에는 “광주지하철, 지역상권의 활성화냐, 몰락이냐?” 하는 것이었다.
반대 입장에 있던 사람들은 광주지하철이 나주까지 들어오면 지역상권의 몰락은 “불 보듯 뻔하다” 것이었다.
교통이 좋아지게 되면 시민들이 컵라면 하나를 사더라고 광주 대형마트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반대논리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7~8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광주의 지하철이 나주까지 연장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당시 ‘지하철 도입=상권몰락’이란 도식이 극히 단편적이고 좁은 시각이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가운데 광주시는 지난해 지하철을 나주 혁신도시까지 연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나섰다.
광주시의 ‘안’은 광주↔남평↔혁신도시까지의 반쪽 운행이다. 이 ‘안’은, 혁신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쇠퇴해 갈 수밖에 없는 나주 원도심지역을 더욱 몰락하도록 부채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광주지하철의 나주까지의 연장 이유를 “침체되어 있는 인근 시․군의 상생발전과 도시로의 접근성”을 들었다.
박광태 시장이 이같은 두 가지 목적을 얻기 위해서는 ‘비용 대비 효율’ 면에서도 나주를 순환하는 지하철 건설이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도, 나주시민의 이같은 여론을 모을 수 있는 추진위가 발족되었다는 것은 참 고무적인 일이면서 동신대 총학생회와 함께 이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더욱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아쉬움이 있다면, 이처럼 중대한 사안을 여전히 정치적인 논리로 풀어나가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민주당이 주축이 되고 나주시와 일부 무소속 시의원들은 관망 또는 무관심이다. 지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시민단체들도 묵묵부답이다.
지금 우리 나주는 오월동주(吳越同舟)에서 교훈을 구해야 할 사안들이 지천이다. 혁신도시건설과 영산강 살리기 사업, 앞날을 기약할 수 없는 미래산단이 그렇고 지금 광주지하철 유치가 그렇다.
나주를 위해서 지금은 함께 배를 저어가야 한다. 논공행상(論功行賞)은 일이 성사되고 난 뒤의 문제이다.
광주지하철이 나주를 경유할 수 있도록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 시민 각계가 오월동주를 하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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