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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여행기

영산강에 찾아온 왜가리

by 호호^.^아줌마 2009. 5. 20.

 

겨울 소나무   

 

                                     서구  박순용

                                    (영산포중.고등학교 이사장)

 

구진포 가는 길 창랑정(滄浪亭)에 서 있는
저 소나무

특별히 찾아주는
나그네도 없지만
겨울 강바람에도
움츠림이 없구나.

 

영산강이 흐를 때도 무심하더니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그 의연함은 변함이 없고

삭풍이 불고 풍설이 쌓여도
투정 한 번 부리지 않는 저 소나무,

 

나도 너처럼
인고의 세월 속에서도
말없이 조용히 살고만 싶다.

 

 

2009년 5월 19일.

영산포 창랑정 부근 영산강에 왜가리떼가 날아들었다는 제보를 듣고 달려갔습니다.

남도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새지만 영산강의 또 다른 풍경화를 기대하면서요.

 

기대는 결코 어긋나지 않았습니다.

 

 

왜가리

왜가릿과의 새. 몸의 길이는 90~100cm이고 다리와 부리가 길다. 정수리·목·가슴·배는 흰색, 등은 청회색이며 머리에서 뒷목에 이르기까지 검은 줄이 있다. 한국, 일본, 러시아의 동부 시베리아, 유럽, 아프리카, 호주 등지에 분포한다.

 

 

백로

왜가릿과의 새를 통틀어 이르는 말. 부리·목·다리는 길고, 두루미와 비슷하나 다소 작다. 보통 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무논, 호수, 해안 등지에서 물고기, 개구리, 수생 곤충 따위를 잡아먹고 산다

 

 

왜가리를 인용한 말

 

양씨 할멈이 목소리가 커서 왜가리 할멈 소리를 듣는 판에 며느리까지 그런 판이니 동네에서는 웃음거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 할멈


왜가리가 왝왝 울어 댄다.  → 왝왝

 

산에 치마 두르듯 송림이 우거져 있는 왜가리들의 서식처였다.  → 송림


몸이 약하고 목이 길다 하여 학교 시절엔 왜가리란 별명이 붙은 홍세호는 마산 서부 지방 의령이 고향이었다.  → 약하다

 

꾀꼬리는 호호호 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며 울지만 때론 왜가리처럼, 비행기 프로펠러 돌아가는 듯 괴성을 지를 때도 있다.  → 괴성


십여 년 동안 한 마리 얼씬도 안 하던 왜가리가 지난 해 다시 돌아와 올 여름 새끼를 쳤던 것이다. 마을에 길한 일이 있을 거라며 한바탕 잔치까지 벌였던 것이다.  → 길하다

 

 

 속담 하나...왜가리 새 여울목 넘어다보듯

1 무엇을 얻을 것이 없나 하여 엿보거나 넘겨다보는 모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 남의 눈을 피하여 가며 제 이익만을 취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한가로이 오붓한  한나절을 보내는 왜가리떼를 바라보며

영산강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지금은 5급수로 전락해 농사조차 짓지 못할 물이라고 하는데

왜가리떼가 몰려드는 걸 보면 아직 생명의 여지가 남아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동안 같은 장면만을 찍고 있는 것에 사진사가 조바심내고 있다는 낌새를 눈치챘는지

몇 녀석이 날갯질을 해보이기고 하고 날아보이기도 하고... 팬서비스도 수준급입니다.

"오 예~ 오 예~"

 

 

Tip : 창랑정

조선조 중엽 영산강가 절경에 세워졌던 정자, 당대의 유명한 巨儒 名士들이 교유하던 곳으로 여러 차례의 전란으로 말미암아 멸실되어 안타까워하던 중 최근 후손들이 정자를 복원키로 결의하고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竹梧堂 和韻 林浣(1635~1669)


去歲垂旒訪舊堂 只今鷗鷺管滄浪.

名區寂寞仙風遠 往事凄凉夜色荒.

高趣從知千古罕 淸名豈啻百年香.

阿孫欲繼箕裘業 說到當時共一傷.

七言絶句仄起陽韻 會津世稿 林浣.


지난해 관끈을 달고 구당舊堂 찾아가니

지금은 구로鷗鷺들 창랑滄浪을 주관하네.

명구名區가 적막함은 선풍仙風이 멀어져서

왕사往事 처량하고 야색夜色도 쓸쓸하네.

높으신 취로는 다름은 천고千古로 고기잡이

청명淸名이라 함은 다만 백년향百年香이로다.

어진손자 선대가업 이르려 하는 욕심으로

그 옛날 설명하니 모두 한번 속상하네.


鷗鷺(구로)= 갈매기와 해오라기

水國秋高木葉飛 강 마을 가을은 높고 나뭇잎 날리는데

沙寒鷗鷺淨毛衣 차가운 모래 벌에 갈매기 더욱 희다.

西風落日吹遊艇 서풍에 해는 지고 배에 바람 불어오니

醉後江山滿載歸 취한 후에 강산이 나 가득 싣고 돌아가리라.

去歲(거세)= 어느 핸가?

垂旒(수류)= 冕旒冠에 달아 앞뒤로 내려 威容을 誇示하는 裝身具.

仙風(선풍)=仙翁의 容貌 東茶頌‘仙風玉骨自另種 綠芽紫筍穿雲根 胡靴犎臆皺水紋’

凄凉(처량)= 분위기가 쓸쓸하다. 唐吳融 廢宅詩‘不獨凄凉眼前事 咸陽一火便成原’

高趣(고취)= 고상한 취미. 宋蘇軾의 和陶詩云云詩‘許侯何足道 寧識此高趣’

百年香(백년향)= 百年은 사람의 一生..

箕裘(기구)= 箕를 만들고 裘를 만드는 家業.

祖父家業을 배워 世襲한다는 比喩. 克紹箕裘 良冶之子 必學爲裘 良弓之子 必學之箕

 

次族兄竹梧堂記 林溟(1654-1712)


三尺瑤琴一草堂 幾年身世寄滄浪.

梧枯竹死丹禽遠 石老苔深日月荒.

江上釣臺饒古意 山中芳桂帶殘香.

風流湖海無人繼 往迹淒凉使我傷.

七言律詩仄起陽韻 .羅州林氏世乘錄.林溟


족형 휴의 죽오당 기에 차운함


삼척 거문고 들고 한 초당인

창랑정에 몇 년간이나 의지한 신세인가

오동이 마르고 대가 죽으니 단금丹禽은 떠나고

석노에 이끼만 무성해 나날이 거칠어지나

강상에 조대는 고의가 넘쳐나고

산중에 방계가 잔향을 띄우는데

호해의 풍류는 계승할 이 없으니

지난 행적 처량하여 속이 상하네.


滄浪亭次諸從舊題韻. 林泳(1649-1696)


滄浪仙翁孤草堂 仙翁己去空滄浪.

山頭煙樹月猶照 江畔石磯苔欲荒.

雲樹依然風槪遠 乾坤留得姓名香.

寥寥歌鳳千秋意 古往今來轉自傷.

七言 律詩 仄起 陽韻 滄溪集.林泳


창랑정에 대한 재종諸從운에 차운하다


창랑 선옹仙翁의 외로운 초당엔

선옹仙翁이 이미 떠나 창랑정이 비었네.

산정 연수煙樹에 비록 달 비쳐도

강가의 석기石磯는 이끼만 거칠고

운수雲樹는 의연하나 풍개는 멀어져도

이 땅에 머물면서 얻은 명성 풍기는데

요요한 봉 노래는 천추의 뜻이려니

오래 만에 돌아보니 스스로 개탄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