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륵사지에서 하늘재을 거쳐 부봉을 향해가다가 산과나 산행이사님께서 작품을 찍음.
산행은 다정한 친구
청송 김성대
하루를 사는 삶의 길을
담금질하며 걷고 있다
교감交感과 반감反感사이에 쏟아지는 햇살
서성거려 앓았던 우울증도 잠재워볼까나
따갑던 눈총에 푸른 나무들은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영근 내일을 불태우고
잠시
눈 돌릴 틈타 나뭇가지에 걸린
딱새 한 쌍 앙상블로 노래하는구나
산행은
오랜만에 고아孤兒가 된 나를 반겨주는
다정한 친구다
푸른 하늘
푸른 바람
푸른 계곡
푸른 숲 속
푸른 황홀함에 뛰는 가슴 열어놓고
흐르는 맑은 물은 허물어진 나를 끊어 안아
지나가다 지친 발걸음에 구슬픔 잊고
부끄럼 없이 씽씽 거리며
어찌나 사랑에 굶주림 탓인지
쉼 없이 열기로 가득 찬 몸속으로 흘러간다.
짧고 쉬운 일이 어디 있으랴
돌이킬 수 없는 삶이 느슨해진
오후의 긴 기다림에 속절없이 갈수록 퇴색돼 가는데
또, 또 우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 2009. 7. 11 어머님이 95세로 돌아가신지 꼭 한달 하루가 되는 날이다. 마음이 늘 허전만하다
모처럼 시간을 내어 충북괴산/경북문경 미륵사지 백두대간 하늘재 조령3문까지 산행에서,
덧붙이는 말 :
며칠 전 김성대 시인을 만난 자리에서
요즘 詩作이 뜸하더라는 얘기를 했더니
어머니 돌아가시고 한달 동안 근신하고 계신다 하더군요.
아차....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평소 효자라는 건 알았지만
정말 든 효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 시인의 어머니 이단례 권사는 대단하신 분입니다.
열일곱에 시집을 와서
나주 최초의 교회 서문정교회에서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해
나주제일교회 권사로 召天하시기까지 참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삶을 사셨더군요.
하나님을 섬기며 이웃과 교회를 섬기는 데 평생을 바쳤던
고인을 생각하며 옷깃을 여몄습니다.
그 품성으로 5남2녀의 자녀들을 신실하게 키워내셨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어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자녀들이 어머니 이름으로 장학기금을 2천만웜이나 쾌척했더군요.
공부 잘하고 똑똑한 아이들이 아니라
가난 때문에 공부하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공부할 의욕을 불어넣어주자는 기금이랍니다.
그 아름다운 삶의 여정을 취재중입니다.
조만간 소식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