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노컷뉴스 애독자인데 눈길을 끄는 기사가 있어서 유심히 봤다.
'버럭' 힐러리 클린턴, "난 남편의 대변인 아니다"
공개석상에서 이례적으로 발끈...통역자 실수가 빚은 해프닝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콩고의 수도 킨샤사에서 대학생들과 공개포럼을 갖는 도중 한 대학생이 그녀에게 콩고문제에 대한 중국과 세계은행의 개입에 대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견해를 물었던 것.
이에 힐러리 클린턴 장관은 정색을 하며 "내 남편의 생각을 내게 물은 것이냐?(You want me to tell you what my husband thinks?)"고 되물었다.
그리고는 "미국의 국무장관은 내 남편이 아니고 바로 나(My husband is not the secretary of state, I am)"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내 의견을 묻는다면 답변하겠지만, 나는 내 남편의 의사를 전달하는 역할은 하지 않을 것(If you want my opinion I will tell you my opinion. I am not going to be channeling my husband)"이라고 잘라 말했다.
클린턴 장관이 이처럼 대학생의 질문에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 행사장 분위기는 순간 어색해지고 말았는데 이는 통역자가 잘못 통역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생이 미국 대통령(오바마)의 견해를 물었던 것인데 통역자가 전 대통령(빌 클린턴)으로 잘 못 전달했다는 것.
그 대학생은 포럼이 끝난 뒤에 클린턴 장관에게 통역자의 실수가 있었음을 알렸다고 하는데, 이같은 해명에 대해 클린턴 장관이 어떻게 답변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고 알고 싶지도 않다.
다만 그녀의 오도방정이 과연 아프리카 약소국 콩고의 발칙한(?) 대학생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랬던 것인지, 평소 자신을 남편과 결부시키는 것에 대해 일종의 컴플렉스 같은 걸 느껴왔던 것인지... 아마도 그 대학생이 코리안이었어도 마찬가지였을 거라는 불쾌감이 확 들었던 것이다.
자, 그럴 일도 없지만 나 같았으면 이렇게 답변했을 것이다.
“암~, 학생의 질문의 진의를 정확하게 파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과거 (내 남편) 클린턴 정부에서는 콩고문제에 대해 중국과 세계은행이 개입한 것에 대해서 미국정부는 어쩌구저쩌구 하는 입장이었지만, 현재 오바마 정부에서는 저쩌구어쩌구 합니다. 현 정부의 각료로서 제 생각은 이러쿵저러쿵 합니다만, 원하는 대답이 됐는지... 만약, 좀 더 시원한 답변을 원하신다면 학생의 연락처를 제 수행원에게 알려주시죠. 좀 더 구체적인 미국정부의 입장을 정리해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동의하십니까?”
캬~~
멋지지 않습니까?
미쎄스 클린턴, 난 대한민국 나주의 한 촌스런 아줌마일 뿐이라고요. 그래도 인간에 대한 예의는 이 정도는 지키며 삽니다.
물론, 남편 후광으로 미국 국무장관 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도 없지 않았겠지만...
하지만 그 날 그녀가 방문했던 콩고의 한 병원(미 프로농구NBA의 최고령 현역선수였던 콩고 출신의 디켐베 무톰보가 1천9백만달러를 기부해 세운 병원)에서 역시 한 대학생이 무톰보에게 "당신은 왜 선수생활을 은퇴한 뒤 돈 버는 사업을 하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무톰보는 "1998년 투병 중이던 어머니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라는 말로 '부드럽게' 답변했다고 한다.
정치인은 체육인의 차이로 봐야 할까?
아니다. 인격이 성숙한 사람과 설익은 사람의 차이라고 본다.
그너저나 그 대학생 무사하게 잘 있는지 모르겠다. 과거 우리나라 유신정권 때 같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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