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국제축구센터 개장기념
서울오라토리오 초청 기념음악회
마치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이뤄진 나들이였다.
목포 신도심에서 어린이집 원장을 하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그래 가자! 하고 떠났던 공연 여행.
단지 그곳이 목포고, 서울오라토리오라는 말에
두 말없이 기차에 몸을 실었다.
오후 5시 31분에 사무실을 나서
나주역에서 5시 44분 기차를 타고
일로역에서 6시 19분에 내렸으니
얼마나 숨 헐떡이는 50분이었겠는가?
영문도 모르는 채 따라나선 딸들은
홍익매점아저씨가 지나가기만을 엿고 있는데
어미는 누런빛이 감도는 남도의 들녘에
석양이 스며드는 모습에 눈이 팔려있었다.
일로역 정문 앞 VIP모시는 자리에서
대기하고 있는 김선영 원장의 차를 타고
목포를 향해 출발!
<-- 나가는 곳
Exit I 出口
웃으며 삽시다^^
개원식 날 때 아닌 집중호우로 못 가봤던 큰나무어린이집.
어린이집 좌우로는 농촌, 산촌이 펼쳐져있고
앞쪽으로는 무안 남악신도시의 최첨단 인텔리전스 빌딩들이 즐비한 곳,
자연과 더불어 살며 문명을 설계하는,
바로 내가 꿈꾸는 교육환경이 아닌가.
목포시민체육센터를 향해 가는 길
목포에 국제축구센터가 개장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음악회란다.
참, 목포시민들 대단하다.
그런 의미의 행사였다면
"발로 차 발로 차 위아더 챔피언"이나
"오 필승 코리아" 같은 노래로 한마당 잔치를 벌여도 될 법한데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부를 생각을 했다니...
목포시민체육센터 대공연장 앞에서
은강, 은산이와 자매처럼 지내는 은세.
획일적인 'V'는 싫어
난 'U'야(왼손을 보시라^^)
1층 객석이 꽉 차 2층으로 올라갔다.
그동안 늘 앞쪽에서 들리는 음악에 익숙했는데
지상에서 울려서 올라오는 음악을 듣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묘한 뿌듯함이 느껴진달까.
지상에서 울려퍼지는 음악소리를 감상하는
천상지존의 기분이 이런 것일까...
미뤄 짐작해봤다고나 할까?
시작은 카르멘 서곡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몇 곡 지나
지난 6월에 작고한
오현명 선생이 즐겨 부르던 노래
‘명태’를 베이스 최승혁이 불러주었다.
오~
느낌이 다르지 않다.
특히
“어떤 가난한 시인이
밤늦게 시를 쓰다가
쐬주를 마실 때
.
.
크~~”
느낌 제대로 살렸다.
영화 '미션'의 주제곡
가브리엘의 오보에(임성배 독주)를 들으며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낀다.
인류에 대한 무한한 신의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을 실천하는
성직자의 정신이 그대로 선율에 실려있다.
하지만
식인부족에게 둘러싸여
겁에 질린 채 오보에를 불던
가브리엘 신부의 모습이 떠올라
‘빙긋’ 웃음이 났다.
어느 음악회를 가나 요즘은 콘트라베이스쪽에 눈길이 먼저 간다.
서울 ma님의 딸이 저 무거운 녀석과 씨름해서
그 중후한 선율을 자아내는 일을 한다는 것이
늘 궁금하고 경이롭기 때문이다.
오홋, 아니 팀파니와 큰북 주자가 여성이다.
처음이다.
다들 남자들이 두드리던데...
왼쪽날개
오라토리오(이 Oratorio,라.독 Oratorium, 불 Oratoire, 영 Oratory)란
원래 ‘기도실’이란 뜻을 가졌다.
이 말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한 음악 장르를 위해 사용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이 음악이 초기에 ‘기도실’에서 행해졌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거의 동의어로 쓰이는 말로는 Historia(이야기), Mwlodramma sacro(거룩한 음악극),
Componimento sacro(거룩한 작품)등이 있다.
가운데 날개
일반적으로 종교적 내용의 줄거리를 가진 가사를 음악화시킨
큰 형식의 극적 음악이며, 독창과 합창, 오케스트라에 의해 연주되고,
오페라에서 보는 연기와 무대장치, 의상이 없이
음악회 형식으로 교회나 음악회장에서 연주된다.
세속적 오페라에 대립되는 종교적 음악이다.
오른쪽 날개
1991년도에 창단한 서울오라토리오는
오라토리움 음악의 계승, 발전과 사랑의 실천을 목표로 출범,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드보르작 아카데미로 구성돼 있다.
정기연주회에서는 오라토리움 음악을 계승하고,
Abendmusiken 및 특별 연주회에서는 오라토리움을 망라한
다른 정통음악 장르와도 연계지어 발전의 방향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단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돼 있다.
그래도 이들이 하나의 음악을 연주하는 데 있어서는 그들은 단지 연주자로 통하리라.
또 오라토리움 음악을 중심으로 학술, 교육 및 문화교류의 폭을 넓혀가고 있으며,
2007년 첫 졸업생을 배출함으로 구체적인 성과들이 하나씩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아울러 각 국 정부와 단체의 협조로 사랑의 실천이 종교와 이념을 넘어
범인류적으로 펼쳐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특히, 서울오라토리오의 모든 연구, 교육 및 연주활동들이
후원회원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오페라 ‘투란도트’의 유명 아리아
Nessun Dorma를 성영규의 독창과
서울오라토리오합창단의 합창으로 들었다.
대단하다.
영국인 폴 포츠에게 인생역전의 기회를 안겨준
그 노래와는 천양지차의 감흥이 솟구친다.
그 여세를 몰아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피날레를 장식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박수, 박수....
호호아짐도 눈치코치 없이 “잘 허요, 잘 허요!”를 연발했다.
이어 대한 답례로 들려준 앵콜곡...
사~~공~의~ 뱃노~~래
가~물~ 거~릴~때
삼학~~도~ 파도~ 깊이~
숨어~드는~~데...
예상치 못한 앵콜곡에 잠시 뻥한 표정이던 관객들이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합창을 한다.
호호아짐은 목이 메여 한참 마른침을 삼킨끝에 따라불렀다.
우쒸~~
이 서울내기들이 목포에 와서 목포사람들 울리고 있냐!
근디, 난 뭐냐, 목포사람도 아닌디 눈물이 나냐?
긍께 말이시.
어쩔 수 없는 전라도 끌텅인게지 뭐.
목포의 밤은 깊어가고...
나주로 돌아오는 길에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넘쳐흐르고,
평화가 무지개처럼 피어나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
대통령 당선자 시절 故 김대중 대통령이 했던 말,
비록 그런 나라에서 살고 싶었던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나는 국민으로서 그런 나라를 위해
애쓰며 살 것이다.
내 딸들과 후세들을 위해...
이생강 선생 단소로 듣는 '목포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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