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7일 절기상 백로인 오늘,
점심을 먹기 전 할 일 없이
나주천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발견한 꽃입니다.
꽃이 작아 "저게 뭔가?" 한참을 들여다 본 끝에
꽃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지금 이 모습은 높이 1.5m 정도 되는 개천 담벼락을 타고 내려가서
카메라로 최대한 끌어당겨 담은 뒤
꽃을 중심으로 잘라서 키워진 상태입니다.
꼭 무슨 수중벌레같지 않습니까?
암튼 모양에서 뭔가 예사롭지 않은 스토리가
떠오르기 시작하는군요.
원래 연꽃이 그러지 않습니까?
비록 더러운 물에서 자라지만
꽃만큼은
어느 꽃 못지 않게
빛나는 자태를 자랑한다고요.
바로 그 자쳅니다.
원래 나주천은
금성산 계곡을 시원으로 하고 있지만
흐르는 물이 워낙 적다보니
영산강물을
한수제 아래까지 끌어올려
역 펌핑을 시키는 것입니다.
식물도감을 뒤진 끝에 찾아낸 이 꽃은 어리연꽃입니다.
조름나물과의 여러해살이 수초로, 잎은 둥근 심장 모양으로 물 위에 떠 있으며,
8월에 속이 노랗고 가장자리가 흰 꽃이 핍니다.
따뜻한 곳의 못이나 도랑에 나는데 한국 중부 이남,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에서 아프리카까지 널리 분포합니다.
참 살다살다
별 일을 다 겪어보고
별 사람 다 만나보고
별 말을 다 들어보지만
이런 꽃이 있다는 건 오늘에야 처음 알게 됐습니다.
자연의 친구 인연에
바를 정(正)자 한 획 더 그었네요.
노랑어리연꽃입니다.
어리연꽃이고
잎도 비슷한데
꽃모양은 약간 다릅니다.
밤나무와
너도밤나무
나도밤나무
서로 다르듯이
어리연꽃 중에서도
이렇게 다른 녀석이 있군요.
독특하죠?
나주천에서 용 만났습니다.
어리연꽃을 노래한 시가 있군요.
흰어리연꽃 핀 연못
김내식
너무나 희고 맑고
고요하고
평화로운 경지에 깃든
실잠자리
어떤 시도 음악도
바람 결에
다가서기 감히,
두렵다
내가 만일 죽는다면
이런 곳
뼈가루 뿌리면
참 좋겠다
그런데 아내의
그 문제는
남는 자의 권리라니
입이 굳는다
오홋!
놀라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사람의 눈으로 보지 못한 장면을
제 기특한 소니 알파-100이 포착했습니다.
이건 분명 물오이꽃 아니면 오이꽃이라고 생각하고
어쩌다 이 곳에 피었을꼬 하고 쳐다보다가
잠자리 한 마리가 곁에 가 앉길래
찍었는데
지금 보니 실잠자리 두 마리도...
신사분들,
여기서 낚시하면 불법 아녜요?
허참!
이 아줌마가 별걸 다 참견허시네.
우리는 생태계 파괴의 주범 블루길, 베스 잡고 있소.
벌써 한 솥 올려놓고 나온 길이요.
고기를 낚는 건지,
가을을 낚는 건지...
Tip :
10월 어느날 발견한 이상한 풀들
물만 깨끗하다면 얼마나 좋을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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