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하늘을 난다
깊어가는 가을날
하늘에 계신 그 분께
찬미의 팡파르를 올려 보낸다.
하늘에 계신 분께서 웃으신다.
나주읍성 서성문 발굴현장을 지나다 만난 이 꽃,
유홍초(cypress vine)라고 합니다.
나팔꽃 모양을 닮은 이 꽃은 메꽃과(Convolvulaceae)에 속하는 1년생 덩굴식물.
아메리카 대륙 열대지방이 원산지라고 하는데 어찌 한반도까지 흘러들어오게 됐는지,
요즘은 사람도, 식물도 태생지를 따진다는 게 무의미한 세상이 됐습니다.
깊게 갈라진 진한 녹색의 잎들 사이에서 주홍색·분홍색 또는 흰색의 별처럼 생긴 꽃이 피어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20년경부터 뜰에 심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뜰이나 들이나, 땅이 있는 곳에는 어디에나 피어납니다.
가을인갑다 싶어 하늘을 바라보니 벌써 눈이 시릴만큼 푸릅니다.
아, 올해도 이렇게 가을이 다가와 어느새 저만큼 지나가고 있는데,
세월은 이리도 빠르게 우리 곁을 지나가고 있는데...
우리 가슴 속 한 모퉁이에 숨어 있을
세상에 대한 눈물어린 인정과
사람에 대한 애틋한 사랑의 감정들이
저 꽃들과 더불어 열매를 맺는 계절이기를 소망합니다.
이 가을,
결국은 희망도 절망도 사람이 만든다는 것을
우리들은 잘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 흐르는 음악은 하이든의 피아노 소나타 아다지오-판타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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