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나주교회 외국인부를 찾아서
“이방인을 친구로, 다문화가정을 이웃으로”
일요일 오후 예배와 친교시간으로 ‘웃음보따리’
지난달 30일 오후, 나주교회(담임목사 최태훈) 봉사관 2층에서 알듯 말듯 한 말소리와 유쾌한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호호호호”
아무리 귀를 기울여 보아도 도통 무슨 얘긴가 싶은데도 노영미(42)씨는 곧잘 말장단을 맞춘다.
능통하지는 않지만 그들과 2년여 세월을 함께 해 온 덕에 이제는 ‘바디 랭귀지’에 ‘척 보면 아는’ 신통력이 생겼나 본다.
노영미 씨가 외국인 친구들에게 과일주스 한 잔씩 돌린 뒤 예배준비를 하는 동안 아기를 안고 있는 베트남인 부부 황반중(45)씨와 웬티 빈야(37)씨를 만났다. <아래 사진↘>
황반중 씨는 베트남 하노이 출신, 웬티 빈야 씨는 호치민 출신이니 우리나라로 치면 ‘남남북녀’인 셈이다.
이들 부부에게는 네 살배기 딸 은혜와 5개월 된 딸 사랑이가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은혜는 베트남 외갓집에서 자라고 있다.
일을 해야만 하는 부부로서는 두 아이 육아문제가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일주일에 한번 전화를 통해 딸을 목소리를 듣는단다.
황반중 씨가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에 온 것은 7년 전, 그 가운데 나주에서 생활한 지 벌써 3년째라는 그는 봉황면에 있는 한 양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아침 8시에 출근해 저녁 6시30분 퇴근하기까지 그의 유일한 목표는 돈을 많이 벌어서 온 가족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한다.
부인 웬티 빈야 씨는 매일시장에서 홍어 써는 일을 하고 있다.
냄새가 독할 텐데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지금은 익숙해져서 괜찮다”고 말하는 그녀.
그들 가족에게 나주교회는 일주일 생활 가운데 가장 기다려지는 일과이기도 하다. 그들을 나주사람으로 인정해주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나주교회는 이들 외국인 근로자와 국제결혼 이주여성 등 나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지난 2004년부터 외국인부를 운영해오고 있다.
이 날도 나주로 시집온 지 한 달된 비뚜이 씨부터 나주댁 10년차인 로즈 씨까지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이 모여 친교시간을 가졌다.
그들과 함께 자리를 한 홍기술 목사<오른쪽 사진>는 봉황에서 목회를 하던 당시 마을이장 일을 겸했는데, 외국에서 시집온 신부가 한국말을 몰라 시댁식구들과 불화를 겪는 모습을 보고 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동신대와 나주시에서도 본격적으로 한글교실을 운영하게 되었고, 홍 목사는 나주에서는 물론 전국적으로 외국인들의 대부(代父)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한 때 20여명까지 모였던 외국인부는 지난해 대다수 외국인 근로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고 현재는 열 명 남짓 모임이 이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 교회에서 최초로 집사직분은 맡은 중국 출신 최분선 씨가 최근 심한 병마에 시달리고 있어 안타까움을 안겨주고 있다.
한국에 와서 재혼한 남편과 가족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드러내놓고 아프다는 얘기조차 못하고 있다는 소식에 모두들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나주교회 최태훈 목사는 “‘코리안 드림’을 안고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근로자들과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에게 그들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돕고 있는 일 뿐만 아니라, 이들이 나주인의 한사람으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교회와 우리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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