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한 송이 꽃일 때도
나에게는 왜 네 눈물만 보이는지
김 종
내 가슴에 들어와 박힌 너
나의 애잔한 인연이 되고
그 모든 인연들이 흘러나와
두 어깨 들썩이는 눈물이 되는지
물길 거슬러
뒤웅박에 바람 잡는 세월일지라도
모천에 닿으면 연어가 되고
눈길 보낸 자리마다 꽃으로 피어
벌새의 그 자그마한 날갯짓 뒤에
너의 기나긴 외로움, 안아 볼 수 있을까
너의 눈물이 방울방울
어느 늦가을 서리녘에 모여모여
빈가지 가지마다 서리꽃을 피우고
차가운 내 영혼을 뜨겁게 세우리니
네가 한 송이 꽃일 때도
나에게는 왜 너의 눈물만 보이는지
너의 눈물을 언제 다 말릴 수 있는지
사위어가는 너의 눈물 불 켤 수 있는지
반짝이는 모든 별빛들
홀로 세상의 흑암을 건널 때
너의 몇 백 광년 눈물의 고독이
별들의 높이에 방패연을 날리는지
서로를 녹이고 뭉치고 흘러가서
비로소 꽃 피어나 별이 되는 것인지.
김종 作「달 걸어둔 나무와 나무들(60×130)」
Autumn, St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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