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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이야기

“김장 한포기 더 담자” 김병원 조합장

by 호호^.^아줌마 2009. 12. 6.

 

초대칼럼


“김장 한포기 더 담자”


 

김병원

남평농협조합장 


우리 밥상에는 거의 매일 김치가 오른다. 사실 김치는 발효음식의 대표주자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기원전 2000년대 유물 가운데 볍씨와 함께 오이씨, 박씨 등이 출토된 것을 보면 김치의 역사는 족히 3000년이 넘는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제1의 맛은 소금, 제2의 맛은 양념, 제3의 맛은 발효맛이라며 세상은 서서히 제3의 맛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라고 예견했다.

 

그런데 이 발효맛의 핵심에 우리 김치가 있다. 서양사람들은 짜고 달고 쓰고 시고 매운 다섯가지 맛밖에 못 느끼지만 한국 사람들은 여기에 김치가 시기 전인 산패 직전에 나는 감칠맛을 느낀다고 한다.

 

김치는 효능면에서도 탁월하다. 얼마전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극성을 부릴 때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는 김치에서 추출한 바이셀라 코리엔시스를 이용해 천연항바이러스를 만들어 AI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김치는 겨울철 섭취가 어려운 비타민A, B, C를 비롯해 그 부재료(고추마늘, 생강, 파, 젓갈 등)가 지닌 다양한 영양성분을 제공한다. 김치가 지니는 역사성과 효능에도 불구하고 김치시장을 둘러싼 현재의 여건은 그다지 밝지 않다. 특히 김치종주국인 우리나라가 중국에서 김치 수입으로 인한 무역적자가 3년 동안 93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수입김치는 현재전량 중국에서 들어와 일반식당 60% 이상, 기업체 등 구내식당 25~30%, 일반가정에서 5~10%가 소비되고 있다.

 

수입김치 가운데 안전검사를 거치는 물량이 전체의 2%에 불과하다는데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얼마 전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내용에 따르면 중국산 수입고추가루가 주로 다짐양념(다대기)으로 수입되는데 고춧가루에 밀가루와 파프리카 색소 등 화학첨가물이 함유된 채로 들여와 대기업 고추장 원료로 사용해 물의를 일으킨 바도 있었다.

 

김치를 수입할 때 관세율은 27%에 불과하다. 고추의 관세율 270%와 마늘 300%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관세율 때문에 국내 김치시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 농업인을 보호하고 국내 김치산업보호를 위해서는 최소한 2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

 

국내김치산업의 끊임없는 연구개발이 필요할 때다. 국내김치공장의 위해요소중점관리제도인 HACCP시설을 의무화 한다는데 찬성한다. 시설의 현대화, 김치종류의 다양한 개발을 통해 소비자가 군침을 삼킬만한 영양학적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

 

한 포기의 배추가 김치라는 옷을 입고 탄생하기까지에는 시간과 정성에 의해 가꾸고, 다듬고, 절이고, 담그고, 삭히는 과정마다 온도, 공기, 재료의 성분, 미생물의 복합적인 작용에 의해서 만들어진 김치는 한국인의 철학이요, 문화요, 과학이다. 이러한 김치를 우리 손으로 김치 한포기 더 하기 운동을 전개하자.

 

다행히 먹을거리가 불안해서 올해는 김장을 직접 담가먹겠다는 주부들이 많아졌다 한다. 어느 신문사의 조사에 의하면 69%의 주부들이 직접 김장을 담글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1%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직접 김장을 담그겠다는 응답자들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53%가 먹을거리 안전 때문이라고 답했다. 최근 잇달아 터진 식품사고의 영향으로 현명한 대한민국 주부 모두가 김장 한포기 더 담기운동에 적극 동참해 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