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깨어 있네
이해인
나는
늘 작아서
힘이 없는데
믿음이 부족해서
두려운데
그래도 괜찮다고
당신은 내게 말하는군요
살아 있는 것 자체가 희망이고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 희망이라고
내게 다시 말해주는
나의 작은 희망인 당신
고맙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숨을 쉽니다
힘든 일 있어도
노래를 부릅니다
자면서도
깨어 있습니다
① ②
③ ④
어떤 결심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
고요히 나 자신만
들여다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하루만이
전 생애라고 생각하니
저만치서 행복이
웃으며 걸어왔다
김점선에게
장영희 김점선 이해인
셋이 다 암에 걸린 건
어쩌면 축복이라 말했던 점선
하늘나라에서도
나란히 한 반 하자더니
이제는 둘 다 떠나고
나만 남았네요
그대가 그려준
말도 웃고
꽃도 웃는 나의 방에서
문득 보고 싶은 마음에
눈을 감으면
히히 하고 웃는
그 음성이
당장이라도
들려올 것만 같네요
‘고통의 학교’에서 수련을 받고 희망을 노래하는 시인 이해인 수녀님을 만납니다.
암 수술 이후 수 없이 되풀이되는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견뎌가며 지내던 이해인 수녀가 한 인터뷰에서 “오늘은 내 남은 생애의 첫날이라고 생각하며 지낸다”고 담담히 얘기하던 말이 떠오릅니다.
“아프고 나서 감사할 일이 더 많아졌다”는 그녀의 말에서 ‘나도 그럼 아파봐야 하나?’하는 어리석은 의문이 생깁니다.
죽음의 문턱을 경험하지 못한 안일함 때문에 하루하루 어리석은 생각에 마음과 영혼을 정돈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제 자신에게 이해인 수녀의 시를 통해 씻음을 받고 싶습니다.
이틀 후면 좀 더 가까이에서 만나게 됩니다. 기쁨과 설렘으로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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