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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거꾸로 가는 교육현장 '소리없는 아우성'

by 호호^.^아줌마 2010. 4. 19.

◇나주고등학교가 올해 1학년의 학급감축과 비전공교사 수업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사진은 지난해 5월에 실시된 5·18특별수업 장면으로 본문 특정내용과는 관계없음>

 

 

 거꾸로 가는 교육현장 '소리없는 아우성’

 

나주고등학교 1학년 콩나물교실, 비전공 교사 말썽

원인은 교사정원 감축 “정부 방침에 어쩔 수 없다”


나주지역 중심고등학교로서 지역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나주고등학교(교장 장운영)가 올해 파행적인 학사운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나주고등학교는 올해 6개 학급을 운영키로 하고 지난해 신입생 170명을 모집한 바 있다.

 

하지만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갑자기 한 학급이 줄어든 5학급으로 학급이 편성되면서 현재 한 학급에 34명의 학생들이 이른바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

 

더구나 기존의 학생정원에 맞춰 시설이 갖춰진 과학실과 미술실, 음악실 등 특별활동실의 경우 비좁은 공간에 좌석조차 갖추지 못한 채 수업을 하고 있어 학생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올해 한문과목의 경우 전담교사가 아닌 미술과목과 음악과목 교사가 대신 수업을 실시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학부모 최 모(48)씨는 “작년에 진학을 결정할 당시, 그래도 지역의 명문학교를 키워야 할 것 아니냐며 ‘믿고 맡기라’는 설득에 넘어가 입학을 시켰다”면서 “하지만 미술, 음악 교사에게 한문수업을 맡긴다는 건 한마디로 무자격 교사에게 교육을 맡기는 이런 현실이 공교육현장에서 이뤄질 수 있는 것이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나주고등학교가 이처럼 파행적인 학사운영을 하게 된 데는 지난 연말 전라남도교육청이 갑자기 학급을 5학급으로 편성하고, 교사 정원도 3명을 감축하라는 통보를 해온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장운영 교장은 “그동안은 각 시도별로 교사정원을 배정할 때 농어촌 소규모학교가 많은 지역특성을 고려해 한 학급당 몇 명으로 교사를 배정해왔으나, 올해부터 학생 수당 교사 수를 배치하도록 하면서 불가피하게 이뤄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문과목을 예능과목 교사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장 교장은 “교육당국의 방침에 따라 당장 교사 수를 줄이다 보니 고육지책으로 교과 비중이 낮은 한문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문과목을 미술, 음악교사가 담당하게 되면서 2학년 음악과 미술수업이 선택과목으로 바뀌어 학생들이 일주일에 한 시간 미술 또는 음악 가운데 한 과목만을 선택해 수업을 하고 있다.

 

이같은 현실에 대해 미술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박철우 교사는 “당장 담당 교사가 없어진 한문과목을 음악교사와 함께 맡기로 서약(?)을 하고 살아남았다”면서 “틈나는 대로 옥편을 찾고 사서삼경을 외우고 쓰느라 곤욕이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며 씁쓸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