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에서도 대~한민국!
대한민국 태극전사들,
월드컵 16강 진출을 축하합니다!
2010년 6월 23일 수요일의 붉은 태양이 솟아올랐다.
새벽까지 잠 안 자고 16강 진출의 그 역사적 순간에 끝까지 힘을 보탠 대한민국 국민들은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궁금증을 꾹 참고 잠을 잔 사람들도 대단하다. 그리고 일어나서도 곧바로 TV로 향하지 않고 꾹 참다가 사무실 나와서 여유있게 커피 한 잔을 타들고 인터넷 첫 화면에 뜬 승전보를 읽는 아줌마야 말로 대~한민국의 배짱 아줌마다. 왜냐, 난 그들을 믿었으니까...^^
대한민국 축구가 드디어 꿈을 이뤘다.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와 무승부를 거두고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의 쾌거를 달성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더반의 더반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남아공월드컵 B조 최종전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이정수와 박주영의 골을 묶어 칼루 우체와 야쿠부 아이예그베니가 한 골 씩 터트린 나이지리아와 2-2로 비겼다.
이로써 '허정무호'는 1승1무1패(승점4), B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같은 시간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2-0으로 이기면서 아르헨티나는 3전 전승(승점9)으로 1위가 됐고, 그리스는 1승2패(승점3)로 3위에 그쳤다.
지난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월드컵 본선 무대를 처음 밟은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4강에 올랐던 2002년 대회를 제외하고 2006독일월드컵까지 6차례 원정 월드컵에서 예선 통과에 실패했다. 그러나 7수 만에 고대했던 16강 진출의 감격을 누렸다. '허정무호'는 오는 26일 오후 11시 그리스전 승리 장소인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스타디움에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8강 티켓을 놓고 다툰다.
아르헨티나-그리스 상황과 맞물려 '허정무호'에겐 1분1초가 피말리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전반 초반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예선탈락의 위기를 맞았다. 전반 12분 나이지리아의 오른쪽 수비수 치디 오디아가 박지성과 김정우를 제치고 올린 오른쪽 크로스를 왼쪽 날개 칼루 우체가 페널티킥 지점에서 오른발 인사이드로 차 넣은 것. 전반 35분 아크 정면에서 우체가 날린 중거리포가 오른족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위험천만한 장면도 맞이했다.
그러나 한국은 3분 뒤 그리스전 선제골의 주인공인 수비수 이정수의 오른발 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레프트백 이영표가 왼쪽 측면에서 전매특허인 헛다리 짚기 드리블로 왼쪽 측면 프리킥을 얻어냈고, 기성용이 길게 차서 올린 오른발 프리킥은 이정수의 머리와 오른발을 거쳐 상대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한국은 후반 4분 아르헨티나전 자책골을 넣었던 박주영이 속죄포를 쏘아올려 역전에 성공했다. 박주영은 페널티지역 왼쪽 모서리 지점에서 얻은 프리킥을 오른발 감아차기로 시도, 상대 골문 오른쪽 하단을 흔들었다. 한국의 16강이 더욱 눈 앞에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이후 사생결단식으로 나온 나이지리아의 공세에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후반 19분 염기훈과 교체 투입된 김남일이 후반 24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상대 공격수 치나두 오바시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야쿠부가 침착하게 오른발로 차며 2-2 재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한국은 중거리포를 앞세운 나이지리아의 막판 공세를 결사적으로 차단하며 승부를 2-2로 끝냈다. 56년간 기다렸던 원정 월드컵 16강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이상은 세계일보 기사>
이 정도면 밤새 뜬눈으로 본 사람이나 푹 자고 일어나서 여유있게 본 사람이나 기분 좋기는 마찬가지 아닐까?
하지만 축구는 현장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악을 쓰며 보는 것이 재미다. 지난 17일 한국과 아르헨티나 전이 열리던 날 나주시상가번영회(회장 오석철) 주최로 나주상회 주차장에서 응원전이 펼쳐졌다. 바빠서 못 올렸던 그 날의 표정들을 담는다.
태극소녀로 분한 조은강산
일찌감치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굿 보러 가자는 며느리의 성화에 따라나선 아주머니
아기는 큰 大자로 누워 大~한민국을 꿈꾸며 자고 있다.
헐~ 누군지도 모르고 카메라를 들이댔는데
지금 보니 승렬이 아저씨도 계시네.
원체 조급증 심한 호호아짐,
우리 골문 앞에서 설쳐대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보다 못해
자리를 박차고 나와 길거리를 배회한다.
어떻게 나주시 중앙로에 사람 한 명이 안 다니나?
잠시 후 다시 응원장으로 갔더니...
이게 어인 시츄에이션?
다들 심상찮은 표정들이다.
한 골 먹고 말았다.
에이~ 뭘 한 골 가지고...
괜찮아 괜찮아
우린 뒷심이 강하잖아
기다려 보자고...
대~한민국!!!!!
호호의 힘찬 응원에 힘입어
봐라, 한 골 만회 하잖냐^.^
"엄마, 축구가 이렇게 재밌는 건 줄 몰랐어."
은강이의 환호성에 공감백배!!
하지만 기쁨의 순간도 잠시...
다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이 감돌고...
졌다!
짜~식들,
어떻게 알고 백기를 꽂았냐.
인철아, 많이 서운하쟈?
뭐가 뭔지도 모른 채 함께 소리 지르고 뛰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기쁨을 누린 은산이와는 달리
은강이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일어선다.
"은강아, 원래 잘한 팀한테 지는 건 억울하거나 창피한 게 아냐.
자기 보다 못한 팀한테 지는 게 억울한거지."
크~~~
호호아짐 월드컵 명언 하나 남겼다.
그나저나
이번 주말이 문제다.
후딱 마감 지어놓고 기분 좋게 8강 진출 응원해야 할 것인디...
우르과이여, 미안하지만
우르르르르르...과과광~
무너져 내릴 준비를 하시라!!!
6월 26일 밤 11시여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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