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성공적인 지역축제를 위한 ABC①
본전 생각나는 지역축제는 이젠 ‘그만!’
갈팡질팡 나주 지역축제 밑그림부터 다시 그려야
민선자치시대가 되면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가운데 하나를 꼽는다면 먹고, 마시는 행사가 부쩍 많아졌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특히, 자치단체별로 꽃축제, 특산물축제에서 시작된 지역축제는 어느덧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또 무형의 가치까지 자원으로 삼아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해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주의 지역축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해마다 거액을 쏟아 붇고도 ‘얻은 게 뭐냐?’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머리를 긁적이게 하는 게 나주 지역축제의 현실이다.
지난 5월 초 한국언론재단 광주사무소에서는 지역발전기금 우선지원 대상사를 대상으로 ‘지역문화축제 보도’에 관한 전문연수를 실시했다. 국내 지역축제에 대한 한국지역문화이벤트연구소 이각규 소장<왼쪽 사진>의 진단과 제언을 바탕으로 세 차례에 걸쳐 나주 지역축제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본다. /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본전 생각나는 지역축제 이젠 ‘그만!’
2. 성공하는 축제, 실패하는 축제
3. 나주가 배워야 할 축제의 ABC
국내 지역축제의 현황
지역이미지 홍보와 지역이익기회창출의 수단으로서 최근 4~5년 사이에 활성화된 것이 지방박람회와 지역축제라 할 수 있다. 현재 국내의 지역축제는 이천도자기축제, 금산인삼축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영암왕인문화축제 등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유형으로 개최되고 있는 1,176여 개의 지역축제(2006년 12월 기준)와 경주문화엑스포, 고양세계 꽃박람회 등 2~3년을 주기로 개최는 지방박람회, 광주비엔날레, 부산국제영화제, 과천세계마당극큰잔치 등의 대형문화행사 등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어떻게 하든지 주목을 받는다면 관광객유치와 매스컴이라도 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무분별한 ‘지역축제 붐’은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될 수 있는데, 지방박람회와 지역축제 프로젝트의 기획이 그렇게 간단히 계속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지 못하는 데에 문제가 있다.
그 중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실시되고 있는 지역축제의 파급효과가 성공이냐 실패냐에 따라서 그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과에 대한 부담과 혜택은 고스란히 지역주민 또는 국민의 몫이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원점으로 돌아가 ‘성공하는 지역축제 만들기’를 위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야할 시점이 된 것 같다.
지역축제의 관광자원화
1995년부터 외래관광객 유치와 지역관광활성화를 목적으로 전국의 수많은 지역축제 중에서 관광상품화의 가능성이 큰 축제를 선정하여 지속적인 지원을 해온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문화관광축제 육성사업은 지난 10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로 인해 마을잔치에 머물렀던 축제가 외국관광객이 찾는 국제적인 축제로 탈바꿈하여 성공한 문화관광축제가 다양하게 등장하였다. 2007년에 발간된 「문화관광축제 변화와 성과(1996~2006)」의 조사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축제 방문객 수는 3,129천명에서 32,471천명으로 증가하였고 경제적 효과도 148억원에서 1조171억 원으로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통계는 지자체 통계를 합산) 축제 지원액은 251백만 원에서 17,908백만 원(축제 당 평균 지원액 : 31백만 원⇒398백만 원)으로, 정부 지원액도 251백만 원에서 2,528백만 원으로 10배이상 증가하였으며, 문화관광축제 선정수도 1996년(8개)부터 지속적인 증가추이를 보이면서 2010년에는 44개가 선정되었다.
문화관광축제의 실행조직은 민·관공동주도 41.7%, 관주도 22.2%, 민․관전문가주도 22.2%, 민간주도는 13.9% 순으로 민간 전문가의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다. 문화관광축제에 있어 가장 핵심요소인 프로그램의 경우, 문화관광축제로 4회 이상 선정된 36개 축제를 분석한 결과 전체 프로그램 수는 176개에서 2,821개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프로그램의 형태도 관광객의 욕구를 반영하여 참관형에서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지난 10년간 관광연계프로그램, 관광숙박시설, 축제지역교통의 접근성, 화장실, 휴식 공간 등 손님맞이를 위한 지자체 등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관광객 수용태세는 많은 부분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홍보와 홈페이지 운영에서도 모든 축제들이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있으며, 외국인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외국어 안내서를 제공하고 있으며 통역 서비스 등의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도에 처음으로 도입된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안동국제탈춤축제’와 ‘보령머드축제’가 선정되었다. 대한민국 대표축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축제를 발굴하여 본격 육성하고자 하는 것으로 지금까지의 문화관광축제 운영성과를 바탕으로 하되 소재의 특이성과 정체성, 발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선정하였다. 이번에 대표축제로 선정된 2개 축제에 대해서는 2008년도부터 8억 원씩 총 16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2010년도 문화관광축제는 총 44개축제가 선정되어 2009년 대비 13개축제가 축소되었으며. 그 선정내역과 지원계획은 아래와 같다. (총 지원액 71억 8천만 원)
������ 대표축제 : 안동국제탈춤축제 외 1개→ 축제당 8억 원 총 16억 원
������ 최우수축제 : 함평나비축제 등 8개 → 축제당 3억 원 총 24억 원
������ 우수축제 : 문경찻사발축제 등 10개 → 축제당 1억5천만 원 총 15억 원
������ 유망축제 : 광주김치대축제 등 24개 → 축제당 7천만원 총 16억 8천만 원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에 선정된 문화관광축제에 대해 예산지원은 물론, 한국관광공사를 통한 해외홍보·마케팅 지원,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관광상품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행정주도형에서 주민참여로
이벤트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다. 목적으로서는 지역과 사회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것과 지역 활성화 등을 들 수 있다. 과거에는, 국가를 중심으로, 또는 지역 행정단위를 중심으로 이러한 목적을 세우고, 실천해 왔다.
20세기 후반의 대중사회 형성과 국가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중앙집권이 효율적이었고, 또 그것을 통해서 전국각지가 균등하게 발전해 왔다. 전국의 경제, 사회수준을 함께 높이고, 지역 간의 격차를 줄이는데 매우 유효한 체제였다.
지역축제도 이와 같은 인식아래 실시되었다. 행정당국의 제안으로 인해, 지역축제가 계획되고 개최되었다. 이것은, 지역활성화라는 명목으로 많은 보조금이 국가와 지자체에서 지출되어 왔다는 것도 그 원인이 되고 있다.
국가에는 지역개발이라는 큰 목적이 존재했고, 지방에는 시대변화와 함께 과소화와 고령화 등의 문제가 증대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원해서 지역의 이익을 도모할 필요가 있었다. 오히려, 지역축제 계획의 첫 단계부터 보조금이 존재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사실, 지금도 많은 지역축제가 보조금의 존재없이 개최할 수가 없다. 또, 사회가 대중사회 중심의 20세기로부터 개인중심의 21세기로 전환되었다. 집단의 구성원으로 파악되고, 타인과 똑같은 생활환경에 만족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개성을 주장하기 시작하였으며, 개인의 특성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선택이라고 생각되는 시대가 되었다.
인생설계도 학교, 취직, 정년, 노후라는 전형적인 모델을 벗어나, 자원봉사와 모험 등 자유롭게 설계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났다. 지역의 활성화도 이러한 사람들이 지탱하고 있는 측면이 크다. 자원봉사도 재해 구호를 비롯해서 환경보호, 행정 감시, 전통 민속의 계승 등, 한층 더 분야가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지역축제의 계획, 실시도 이러한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 주민이 주체적으로 지역의 문제에 참여하기 시작하였으며 지역의 특성과 욕구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주민이다. 게다가 지역활성화의 직접적인 주역이기도한 주민이 적극적이며 주체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지역축제를 실시할수 있다.
사실, 기획단계부터 주민이 참여해서 이벤트를 개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주민의 자원봉사적인 참여로 인해 살아있는 축제가 되고 있다.
지역축제를 통한 지역활성화
미래학자들은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문화관광산업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문화관광부 역시 관광수익증대와 지역문화진흥을 위해 문화․관광산업에 재정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고부가가치 외화획득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경주문화엑스포, 고양세계꽃박람회, 광주비엔날레, 부산국제영화제등 대형화된 축제와 박람회가 개최되었고, 최근 5~6년 사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그 개최효과를 살펴보면, 2001년 세계도자기엑스포는 1조5천억 원의 생산유발효과를, 2006년 이천도자기축제는1,441억 원, 2006년 금산인삼축제는 730억 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또한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여 개최되는 문화관광축제는 지역이미지제고와 관광객유치로 주민소득 증대, 지역문화진흥, 더 나아가 지역활성화에 기여하기 때문에 각 지자체들은 문화관광축제를 적극적으로 개발추진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제 지역축제 바꿔보자
현재 전국에서 개최되고 있는 크고 작은 지역축제들은 1,176개에 달하지만, 그 중 지역주민과 관광객의 호응을 얻어 성공한 축제는 금산인삼축제, 이천도자기축제, 안동국제춤페스티발, 보령머드축제 등 불과 10여개뿐이다.
그 이유는 지역의 모든 자원을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하고 축제기획에서 운영, 그리고 관광객유치를 위한 국내외 홍보, 관광상품개발, 재원확보에 이르기까지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지자체가 부족한 실정이다.
◀함평나비축제를 찾는 관광객들은 단순히 나비를 보는 것 이상의 가치를 충족해간다.<사진은 관광객들에게 누에고치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함평군 관계자>
▼2010 대한민국 최우수축제로 선정된 함평나비축제는 민관이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축제의 전형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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