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주시는 올해 영산강문화축제를 영상테마파크로 옮겨 추진하려다 기존 금성관 주변지역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혀 원점으로 돌렸다.<사진은 2008년 영산강문화축제 현장>
기획연재…성공적인 지역축제를 위한 ABC③
있는 것 활용해 남들 안 하는 축제 발굴이 성공의 열쇠
단체장 치적과시용, 특정인 잇속 챙기기 축제 이젠 안 통해
함평 나비축제 필적할만한 세계애완견축제 열자 제안 ‘눈길’
지역축제가 간단하게 성공하는 비결이 있을까? 만약 그런 비결이 있다면 주어진 매뉴얼대로 따라하면 전부 성공할 수 있을 터인데 절대로 그런 경우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왜 지역축제가 필요한 지 그 좌표부터 다시 그려야 하지 않을까. 과거 단체장들이 자신의 치적과시용으로 축제를 열었다면, 지금은 지역을 팔아 지역의 농·특산물이며, 관광자원이며, 지역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한 일념이 우선적인 가치가 돼야 할 것이다.
어느 특정인의 잇속을 챙겨주기 위한 축제는 결코 인정받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결국은 그 자신에게 올무가 되어 돌아가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지역축제를 위한 기획연재, 특색 있는 지역축제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방안을 살펴보자. /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본전 생각나는 지역축제 이젠 ‘그만!’
2. 성공하는 축제, 실패하는 축제
3. 나주가 배워야 할 축제의 ABC
지역축제는 이벤트다
전국각지에서 다양한 축제가 개최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이벤트에 관련한 많은 용어가 그러하듯이, 지역축제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지역적 합의는 확립되어 있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의 각종단체가 주체가 되어서 개최하는 축제를 막연히 지역축제라 부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지역축제를 통해서 지역의 행정목적과 장래의 비전을 주민에게 이해시키고 동시에 주민의 즐거움을 만들어감으로써 지역사회로서의 일체성과 인적교류의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지역에는 지역 과소화현상, 지역산업과 상가의 쇠퇴, 전통기능․문화의 상실, 신, 구 주민화합의 필요성, 환경 등의 문제가 산적해있다. 지역축제는 이러한 문제의 실체를 주민에게 알리고 주민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유효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된다.
하지만 축제준비위원들이나 지역민들에게 활기가 없고 회의가 들게 하는 축제라면 실격이다. 지역축제는 역시 재미가 있어야 하고 그것에 관련한 모든 사람이 ‘활력이 솟아나는 미디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또 이벤트 개최 전에 비해 개최 후에는 참가한 사람들의 의식이 달라지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지역주민의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이라도 의식이 바뀐다면 그것을 다음과 같은 지역 만들기의 에너지로 활용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기획 이전에 지역자원의 활용을
전국 어디를 바라봐도 다른 지역에서는 개최되지 않는 축제를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매력적인 지역축제를 만들 때의 기본적인 자세로서 그 지역의 특징, ‘지역자원’이 활용되지 않으면 안 된다. 지역의 역사, 문화, 자연 등을 축제에 담아서 다른 곳에는 없는, 특색있는 축제를 구성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지역의 실정과 둘러싸인 환경에 대해서 가장 정통한 것은 그 지역의 주민이다. 이러한 주민들의 손으로 만듦으로서 지역에 뿌리를 둔 따뜻함이 있는 축제가 생긴다. 스스로 만들어감으로써 축제를 성공시키고자하는 마음이 강해지고, 참가를 권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다. 또 축제의 운영, 실시에는 주민의 자원봉사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주민의 적극적인 협력을 얻어야만, 본질적인 의미에서의 지역축제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행정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역축제는 기획단계부터 주민이 참가하기 쉬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 예산확보, 조직구성, 시설이용, 후원과 협찬의뢰 등 축제의 실시에 반드시 필요한 일들을 적절히 처리하기 위해서, 행정적으로 주최와 공동개최, 후원 등 제각기 가장 적절한 입장에서 힘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와 사회․문화적 효과는 광범위하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를 종합적으로 추구하는 경우에도 결과는 목적의식이 별로 없는 축제가 되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 때문에 행정이 안고 있는 과제로써 추구하는 효과를 한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과제가 산업의 활성화에 있으면, 매상고와 고용의 증가로 연결되는 내용, 주민교류에 있으면, 모여서 즐길 수 있는 내용이라는 차이가 있다. 지역축제를 계획하는 첫걸음으로서 이 점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방분권시대를 맞이해 개성있는 지역만들기를 추진하기위해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 또 자원봉사나 NGO 등의 활동도 활성화하고 그것을 위한 인재육성이 반드시 필요하게 되었다. 행정과 지역주민이 하나가 되어서 직접 지역축제를 실시함으로써 주민의 의식이 높아지고 활동의 리더가 육성된다.
전남권의 대표적인 지역축제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함평 나비축제의 경우, 최초의 발상이 한 농업직 공무원의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후일담이다.
함평천지에 나비가 날아오르는 평화로운 세상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자는 것에서 시작된 나비축제가 정말 ‘나비효과’가 되어 함평에 막강한 후광효과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축제현장을 찾을 당시만 해도 함평군 기획실장을 비롯한 고위직 공무원에서 말단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축제의 기획자가 되고 도우미가 되어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모습에서 나비축제의 성공 노-하우를 엿볼 수 있었다.
지역축제, 지역자원의 재발견 계기로
실제로 어느 지역의 축제를 가든 그 메뉴를 살펴보면 특산품판매, 스포츠대회, 춤, 불꽃놀이 등이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들을 늘어만 놓는다면 개성이 없는 평범한 이벤트가 되어버리고 만다. 개성을 끌어내기 위한 방법으로서 ‘지역자원’의 활용을 들 수 있다.
자연, 환경, 역사, 문화나 기술, 전통행사, 특산물 등 고유한 영역들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지역자원을 기획구상의 핵심으로서 지역축제를 전개하는 것이 유효하다. 지역자원은 지역의 상징으로서 지역주체성의 핵심이 될 경우가 많고, 나아가서는 지역 외부로의 정보발신이라는 기능도 함께 갖추고 있기 때문에, 지역 만들기의 의식을 한층 높이는 데에도 연결된다.
그리고 지역자원 중에서 특색있는 것을 찾아내기 위해서, 우선 생각나는 지역자원을 리스트업 해보면 좋을 것이다. 뜻밖에도 간과하고 있었던 지역자원이 많으며 지역안에 있으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도 관점을 바꿔보거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봄으로써 지역자원의 재발견으로 연결된다.
또한 같은 자원을 보고 있어도 외부사람에게는 훌륭하게 보일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사람들이 지적하는 그 지역의 좋은 점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담양 대나무축제가 열리는 죽녹원 주변에는 천혜의 지역자원인 대나무 전경과 함께 담양천, 관장제림 같은 환경을 비롯해서 지역축제를 위해 조성된 한옥마을 등의 자원이 동원된다.
굳이 대나무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지인들과 함께 대나무 숲 정자에서 한 편의 시를 떠올리는 일은 축제장을 찾는 또 하나의 묘미일 뿐만 아니라 주최측에서도 그들에게 지역에 대한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효과로서 축제의 덕은 톡톡히 본 셈이다.
영산강문화축제 그대로 할 것인가
지난해 신종플루 확산을 이유로 취소됐던 영산강문화축제가 올해는 개최될 계획이다. 나주시는 올해 초부터 축제준비위원회를 꾸려 회의를 거듭해오고 있지만 사실은 어떤 내용으로 추진되는 지는 일반에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인적 구성원을 보면 기존의 축제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그대로 포진돼있어 새로울 것이 있겠는가 하는 우려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나주에서 새로운 축제 컨셉을 제시하고 나선 사람들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정호선 전 국회의원의 제안으로 지역 축산인들이 애완견축제를 제시하고 나섰다. <오른쪽 사진>
지난 1일 나주축협 전준화 조합장 사무실에서 발기인 모임이 있었는데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가족 이상의 의미를 주는 반려동물인 애완견을 중심으로 내세워 전국적인 흥행과 함께 새로운 축산발전의 계기로 삼자는 제안이다.
여기에는 광고의 기본요건인 3B효과와도 맞아떨어진다는 견해다. 즉, 지역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린이(Baby)와 여성(Beauty)을 타켓으로 삼아야 하는데 여기에 가장 좋은 소재가 동물(Beast)이라는 점에서 애완견의 가능성은 무진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애완견품평회, 애완경 경주대회, 애완견 패션쇼, 국내 인기연예인들의 애완견 선보이기 등의 코너를 운영한다면 지역에서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준비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구체적인 실행계획안을 세워 애완견을 주제로 한 축제의 우선권을 선점한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애완견 복제에 대한 생명윤리논란과 실제로 애완견이 지역경제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할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하지만 지역축제의 발상이 지역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남들이 하기 전에 해야 한다는 점에서 애완견축제가 나주의 새로운 지역축제의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푹 삭힌 홍어와 영산강 유채꽃이라는 환상적인 자원을 갖고도 시행착오를 거듭하고있는 영산포홍어축제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진단과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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