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주시 송월동 흥룡마을 뒷산을 차지하고 있는 백로떼들로 인해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올 가을 도로공사가 재개되면 이 곳 백로들은 서식지를 잃게 된다.
“닭똥보다 더 징한 학똥 언제까지...”
송월6통 도시계획도로 중단 주민 불만 쏟아져
마을뒷산 백로서식지 파괴 불가피, 대책 없나?
“100m 밖에서 볼 때는 신선이 사는 동네처럼 보이지만,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이만저만한 고역이 아닙니다. 닭똥보다 더 징헌 것이 저 학똥입니다.”
나주시 송월동 흥룡마을 주민들이 마을 뒷산에 서식하고 있는 백로(왜가리)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나주시가 올해 백로서식지를 통과하는 도시계획도로 사업을 추진하다 중단하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나주시가 지난 봄 도시계획도로 개설공사를 위해 백로들이 서식하고 있는 대나무숲에서 대나무를 베어내다 중단하는 바람에 올 여름에도 악취와 소음, 분뇨 때문에 고역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 이 모(70)씨는 “새들이 먹잇감으로 뱀과 쥐, 물고기, 개구리 등을 물어 나르면서 주변에 썩은 냄새가 진동해 한여름 무더위에도 창문을 열지 못하고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주민 임 모(62)씨는 “악취와 소음도 문제지만 철새들이 조류인플루엔자를 옮긴다고 하는데 저렇게 새떼가 마을에 진치고 있으니까 불안하다”며 “주민숙원사업으로 추진하던 도로공사가 새들 때문에 중단됐다고 하는데 행정이 사람 보다 새를 우선으로 한다는 게 될 말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공사감독을 맡고 있는 홍 모씨는 “새들 때문에 공사를 중단한 것은 아니고, 현재 설계대로라면 마을 뒤로 8m 높이의 옹벽을 쌓게 되는데 미관상 좋지 않다는 지적과 또 일부 민가를 침해하는 도로 선형을 변경하는 문제로 중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시공업체가 새들 서식지를 바로 없애버리는 것은 문제가 될 것 같아 9월쯤 새들이 이동한 다음 공사를 계속하기로 하고 중단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들 사이에서는 한편의 풍경화를 연출해왔던 나주도심의 백로서식지가 도로개설로 사라지게 되는 것도 문제지만, 서식지가 없어지면 백로들이 다른 곳에 서식지를 만들기 때문에 주민들의 피해는 장소만 바뀔 뿐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들이다.
이 마을 이민행 통장에 따르면, “4~5년 전 시청 앞에 송월택지 개발공사가 시작되면서 서식지를 잃은 백로들이 이 마을로 옮겨왔다”고 밝히며, “도로공사로 서식지를 잃게 된다면 백로들이 또 다른 서식지를 찾게 될 것이기 때문에 안심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나주시는 이들 새떼로 인한 주민피해 상황은 물론, 환경생태계 보존대책을 강구하는 부서조차 없어 앞으로 또 다른 민원이 제기될 불씨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국도13호선 도로가에서 바라본 흥룡마을 백로서식지는
학과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것처럼 평화로워 보인다. 하지만...
백로서식지 부근에서 일하는 한 주민은
학이 들어오는 3~4월부터 남쪽으로 날아가는 10월까지는
닭똥 보다 더 지독한 냄새와
밤낮 없이 울어대는 지저귐 때문에
한시도 편할 날이 없다고 하소연이다.
백로서식지를 찾아가보려 했으나
풀이 무성하게 자라 차마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돌아섰다.
먼 발치서 바라본 백로 서식지.
대나무들이 말라죽어가는 원인이 무엇일까.
분명 이파리를 먹어서 그런 것은 아닌 듯 한데
아마도 독한 백로들의 분뇨 때문일거라는 주민들의 얘기가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백로 서식지와 가까운 곳에 민가가 있어서 다가갔더니
어린 고양이 한 마리가 괴기스런 표정으로 쳐다본다.
하필 썩은 빗자루까지 같이 있어서 느낌이 예사롭지가 않다.
다가서자 슬그머니 돌아서 사라진다.
그리고...
마당에 들어서자
이번에는 마루 위에 또 한 마리의 고양이가...
아마도 소방도로 부지에 편입된 집에서
보상금을 받고 일찌감치 이사를 간 모양이다.
백로 때문에 제일 괴로웠던 집인 듯 싶다.
이 곳 백로 서식지는 올 가을 백로들이 떠나면
곧바로 도로공사가 진행돼 대나무밭이 없어지고 도로가 들어서게 된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한편의 풍경화를 연출해왔던 나주도심의 백로서식지가
도로개설로 사라지게 되는 것에 대대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도 이렇다할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곳 서식지가 없어지면 백로들이 다른 곳에 서식지를 만들기 때문에
주민들의 피해는 장소만 바뀔 뿐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들이다.
'나주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주드림스타트센터 신나는 여름체험 ‘고고씽’ (0) | 2010.08.25 |
---|---|
쓰리엠 분규 뒷짐 진 나주시 “이젠 나서라” (0) | 2010.08.22 |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미래도시 랜드마크 건축물 경합장' (0) | 2010.08.19 |
국립나주박물관 “참 오래도 기다렸습니다” (0) | 2010.08.14 |
“원희룡 총장님, 선물 좀 주고 가셔야죠!” (0) | 2010.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