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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여행

프랑스이야기④…고흐마을 '오베르 쉬르 우아즈'

by 호호^.^아줌마 2010. 10. 20.

◇ 프랑스 '오베르 쉬르 우와즈'라는 이름의 작은 마을 공동묘지에 나란히 잠들어 있는 고흐 두 형제.

 

 

특별기획 … 생태마을 사람들, 그들의 건강한 삶⑧


 불멸의 예술혼(魂) 자랑스럽게 지켜나가는 프랑스 예술인마을

 

고흐의 고독과 쓸쓸함 그대로… ‘오베르 쉬르 우아즈’


이제 환경보전은 온 세계가 해결해야 할 생존의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눈부신 경제성장의 이면에 환경오염과 자연파괴, 지구온난화로 재해가 되풀이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으로 친환경 농업,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태마을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발맞춰 지방자치단체들도 생태복원과 생태환경을 활용한 관광사업, 생태계와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생태문화촌 건립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나주시도 지난해 12월 관광종합개발계획을 마련하고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부응해 생태환경에 걸맞는 관광인프라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나주뉴스>는 생태환경을 활용한 국내외 생태마을의 성공 노하우와 생태마을 주민들의 삶의 질을 비교해보고, 나주시가 추진하는 생태마을 조성과 생태관광자원화사업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이번호에서는 예술가의 생애와 작품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마을 전체가 명작의 고향으로 보존되고 있는 프랑스의 고흐마을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Sur-Oise)'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프랑스를 찾는 상당수 여행자들은 교과서에서나 보았음직한 명화(名畵), 명작(名作)들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매력에 이끌렸을 것이다.

 

그들은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본 그림 속의 풍경들을 찾아 또 예술인들의 고향을 찾는다. 그 곳에서는 예술인들과 직접 호흡하며 살았던 마을 사람들과 그들의 후손들이 고즈넉이 당시의 풍경을 지켜가며 살아가고 있다.

 

생태마을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찾아 7일 동안 프랑스를 헤맸던 취재진은 예술인들에 대한 흠모와 존경심으로 마을의 시계를 당시 그들과 함께 호흡하던 시대로 되돌려놓고 사는 고흐마을과 모네마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고흐의 숨결 느껴지는 ‘오베르 쉬르 우아즈’


여행자들은 흔히 유럽여행에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방문해 예술작품을 감상하지만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것도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작품에 대한 감동과 여운을 더한다.

 

강렬한 색채와 격렬한 필치를 사용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확립한 네덜란드의 화가는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는 만년에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에서 지내며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했고, 이 곳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 묻혔다.

 

파리 북서쪽 27㎞ 지점의 우아즈 강변에 위치한 인구 1만 명도 되지 않는 이 작은 마을에서 고흐는 생애 마지막 두 달을 보내며 ‘까마귀가 있는 보리밭’, ‘오베르의 교회’ 등 70여 점의 걸작을 남겼다.

 

기차역 북쪽으로는 작품에 등장한 ‘오베르 교회’가 있고, 북서쪽 300m 지점에 있는 ‘고흐의 집(Maison de Van Gogh)’은 고흐가 2개월간 살았던 하숙집으로, 권총으로 자살을 기도하고 이틀 후 숨이 멎을 때까지 있던 곳이다.

 

이곳에서는 고흐의 생애와 작품에 관한 비디오가 상영되고 있다. 이곳 북서쪽에는 고흐가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베르 성(Chateau d'Auvers)이 있다. 17세기에 지어진 이 성은 현재 인상파 미술의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마을 동쪽 오베르 교회에서 언덕길을 오르면 고흐와 동생 테오(Theo)가 나란히 잠들어 있는 묘지에 닿는다. 고흐의 묘는 묘지에 들어서 왼쪽 벽 쪽에 위치해 있다. 형을 사랑하며 원조를 아끼지 않았던 테오는 고흐가 죽은 지 6개월 만에 숨을 거두었고, 네덜란드에 묻혔다가 1912년 형 옆에 안치됐다.

 

한편, 오베르 쉬르 우아즈는 인상파 화가인 세잔이 ‘목을 매 죽은 사람의 집’, ‘레미 거리의 십자로’ 등 작품들의 영감을 얻었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정신적으로 황폐해진 고흐를 도왔던 의사 가셰의 집(Maison du Dr. Gachet)도 마을 서쪽에 위치해 있다.  


문화와 생태 “세계를 노려라”


취재 중에 만난 프랑스의 저명한 미술평론가이자 문화부 고문인 제라르 슈리게라<왼쪽 사진>씨가 취재진에게 의미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정부가 됐든, 지방자치단체가 됐든 문화와 생태를 활용한 사업을 하려면 세계를 노려야 한다는 것.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공원 조성사업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3년여 동안 한국에 머물며 인연을 맺고 이후 한국민속촌 조각공원과 산청조각공원, 부여조각공원 등에 참여한 바 있다는 슈리게라 씨는 세계 각국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생태와 문화관광을 기치로 사업들을 벌이고 있지만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은 사업은 명맥을 유지라기 어렵다는 일침을 가했다.

 

더구나 몇몇 유명 작가들의 작품과 영향력을 믿고 섣불리 문화사업을 추진할 경우 사업의 생명력이 당대에 그치거나 지역성을 벗어나지 못할 경우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갖고 올 것이라는 고언도 아끼지 않았다.

 

슈리게라 씨는 최근 많은 나라들이 문화와 생태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모네마을과 고흐마을 같은 예술인마을들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예로 들었다.

 

“지금 안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중요하다면, 수 세기 후에도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는 슈리게라 씨의 충고 속에서 우리가 찾아나선 생태마을 조성사업의 방향성 하나를 똑똑히 찾을 수 있었다.


지금은 고흐마을로 더 널리 알려진 '오베르 쉬르 우와즈' 

 

 

고흐마을이다.

이른 아침 파리를 나서 한 시간 반 정도 달린 끝에 도착한

오베르 쉬르 우와즈 마을 풍경.

왠지 낯설지 않은 나주의 한 읍내 정도 규모의 작은 마을이다. 

 

 

고흐가 살던 시대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듯

눈길이 닿는 마을 구석구석

시골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고흐마을은 고즈넉하기만 하다.

 

  

 

고흐마을을 찾게 된 건 단순히 고흐라는 화가의 명성에 이끌린 것만은 아니다.

생애 마지막 두 달을 이 곳 싸구려 여인숙에서 살다간 이방인 화가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고흐의 그림 속 풍경 그대로를 간직하기 위해 노력하는 마을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그리고 그 마을에서 고흐와 영혼의 교감을 함께 나눴던 또 다른 화가들도... 그들이 잠들어있는 마을 공동묘지를 찾았다. 

 

 

아침에 호텔 주변 꽃집을 찾아 돌아다녔는데 문을 연 곳을 찾지 못해

결국 호텔 로비에 꽂아진 꽃 한 송이를 달라고 부탁했다.

토마라는 이름의 직원이 흔쾌히 두 송이를 허락해 고흐에게 선물할 수 있었다.

헌화는 시원 박태후 화백과 역시 화가의 길을 걷는 그의 딸 송이처녀가 맡았다. 

 

 

고흐 형제 무덤 앞에 한국적으로 인사를 하는 시원 박태후 화백.

같은 예술인 동료로서, 그리고 자연과 서정을 사랑하는 동지로서

두 화가의 만남은 경이롭기까지... 

 

 

어린아이 무덤에서부터 부모, 형제, 애인에 이르기까지

이승과 저승으로 나뉘는 길목에서 그들이 나누는

추모의 정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마음을 짠하게 한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고 했듯,

그들의 사연은 낯선 이방인들의 발길까지도 멈칫하게 만들었다. 

 

 

 

 

고흐의 ‘까마귀가 있는 보리밭’ 전경이 된 마을 뒤 언덕의 들판 

아무것도 더 해 놓은 것 없이

그저 밀을 심었다가 때가 되면 베어내고

그 뒤로 빈 들판을 그대로 둘 뿐이다.

 

 

 

  

까마귀가 날던 그 밀밭은 수확이 끝타고

빈들을 눈에 익은 잡초들이 꽃을 피워 나그네를 맞이하고 있다. 

 

 

 

오베르마을 공동묘지 앞 꽃사과나무와 어떤 이의 노력... 

 

 

◁그림 속 오베르교회와 실제 오베르교회 전경△

 

 

오베르교회에 핀 꽃

 

 

오베르교회에서 인상 깊게 보았던 이 꽃을

보르도 빌뚜레마을 민박집에서 보았다.

싸리나무 종류 같은데 낱낱이 보아도 예쁘고

무리지어 피어있는 모습도 예쁘다.

민박집 브와이에 씨에게 한뿌리 얻어서

지금 우리집 화분에서 잘 자라고 있다. 

 

 

차 보다는 자전거가 더 자유로운 마을

 

 

돼지감자꽃이지, 아마?

 

 

고흐마을에도 무궁화꽃이 피었습디다.

 

 고흐의 집 앞에서...

 

 

 

 

고흐가 권총자살로 삶을 마감하기 두 달 전에 살았던 여관이다.

일본인이 사들여 레스토랑과 기념관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

 

 

생애 마지막 두 달을 살았던 것이 인연이 돼

전 세계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오베르 쉬르 우아즈’의 고흐생가 

 

 

고흐의 연대기를 얘기하는 박태후 화백과 고영의 선생

 

 

 

오베르호텔과 그림 속 호텔

고흐집 바로 맞은편에 있다.

 

  

 

 

 

 

고의 추억을 파는 가게들

 

 

 The Starry Night (1889, Painting - oil on canvas, Height: 73.7 cm (29.02 in.), Width: 92.1 cm (36.26 in.)
Museum of Modern Art (United States)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그럴 땐 묻곤 하지. 프랑스 지도 위에 표시된 검은 점에게 가듯
왜 창공에서 반짝이는 저 별에게 갈 수 없는 것일까
타라스콩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증기선이나 합승마차
철도 등이 운송수단이라면 콜레라, 결석, 결핵, 암 등은 천상의 운송수단인지도 모른다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것이지 (18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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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ncent - Don McL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