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인코리아 회생개시 방해 ‘최대위기’
S그룹, 계열사 동원 회생 동의와 경매신청 ‘두 얼굴’
“K은행, 향토업체 대기업에 넘겨주려 앞장” 반발도
파산절차가 진행중인 ㈜화인코리아(대표 나원주)에 대해 국내 수산전문 그룹인 S그룹이 의도적으로 회생개시를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화인코리아는 지난 3일 성명을 내고 “지역은행인 K은행과 S그룹이 공조해 향토기업을 대기업에게 떠넘기려는 파렴치한 행위를 했다”고 비난했다.
화인코리아는 “S그룹이 계열사 등을 동원해 앞에서는 회사 회생 동의서를 내고 뒤에서는 경매를 신청하는 등 비도덕적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K은행에 대해 “현재 10억원이 넘는 예금을 하고 있는데도 채권 양도가 단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회사를 빼앗기 위한 대기업의 채권 양도에 적극 동조하는 등 향토은행의 역할을 포기했다”며 S그룹과의 담합의혹을 주장했다.
국내 굴지의 수산업체에서 최근 축산과 육가공분야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S그룹은 계열사 등을 동원해 최근 부도가 난 ㈜화인코리아의 금융권 채권을 대거 매입, 경매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적대적인 회사 인수합병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앞서 임성훈 시장은 지난 2일 광주지방법원에 ㈜화인코리아 회생절차 개시 신청에 대한 의견서를 내고 향토기업이 다시 한 번 회생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으며 박준영 전남지사와 지방의회 등도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조만간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 시장은 “화인코리아가 파산할 경우 근로자 실직, 사육농가 및 협력업체 도산 등으로 광주·전남지역 경제에 큰 피해가 예상 된다”며 “임직원들이 회사를 되살리기 위해 열심히 생산 활동과 구조 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다시 한 번 회생의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1965년 나주시 금천면에서 금성축산을 모태로 출발한 화인코리아는 2003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친 AI(조류인플루엔자) 여파로 인한 소비감소와 무리한 시설투자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고, 2004년 화의가 개시된 데 이어 지난해 두 차례의 회생계획안이 부결됨에 따라 현재 파산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4일 오후 광주지법 파산1부(윤성원 부장판사)는 회생절차를 신청한 화인코리아의 대표이사와 이해 관계인을 심문했다.
나원주 화인코리아 대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화인코리아는 공급물량을 확보해 올해 들어 현재까지만 영업이익이 110억원이 넘고 연말까지 5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이익과 재산매각으로 담보채권을 충분히 상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주산업, 대한제당,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주요 담보권자와 사료공급, 포장, 건설업자 등 개인 채권자들은 회생절차에 동의했지만 사조 바이오피드, 사조 대림, 애드원플러스 등 사조 그룹 관계회사들은 회생절차에 반대 뜻을 표했다.
3개 회사 대리인으로 나선 변호사는 "3개 회사가 가진 담보채권이 23%, 일반채권이 26%여서 이들 회사와 국민은행이 반대하면 회생절차 개시를 해도 회생계획이 인가되지 않아 결국 결정 자체가 무의미해진다"고 말했다.
회생계획이 인가되려면 담보권자의 4분의 3(75%), 일반채권자의 3분의 2(66.7%)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해 3개 회사가 반대하면 가결이 불투명해진다.
"(반대 의사표시가) 닭.오리 등 육가공업에 진출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도 되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사조 측 변호사는 "그렇다"고 답해 화인코리아 채권을 발판으로 업계 진출을 시도하려는 사조그룹의 움직임을 공식화했다.
윤성원 부장판사는 "화인코리아를 지키려는 쪽과 화인코리아에 접근해서 기존의 것을 얻으려는 극명한 싸움으로 보인다"며 "채권자, 대표이사의 말을 듣고보니 각자의 입장과 절박한 사정이 와 닿고, 실제 회생절차 개시 여부 결정에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부장판사는 또 "지역 사회에서 화인코리아의 회생을 얼마나 바라는지 알지만, 법원은 법률과 원칙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며 "양쪽 모두 적법한 룰에 따라 움직이기를 희망하고 한쪽이라도 룰을 어긴다는 정보가 들어오면 고려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말 회생계획안이 부결돼 회생절차가 폐지된 화인코리아는 다시 회생절차를 신청했으며 전남도와 나주시 등 자치단체가 회생계획안을 지지하며 재판부에 탄원을 내는 등 지역사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 현재 파산절차가 진행 중인 화인코리아가 최근 한 대기업의 적대적인 인수합병 시도로 최대위기에 봉착해 있다.
탄 원 서
( (주)화인코리아 회생절차 개시 신청에 대한 의견 )
사건번호 : 2011회합8호
사 건 명 : 회생
(주)화인코리아는 1965년부터 46여년간 나주 금천에서 축산업을 영위해온 국내 오리시장 점유율 1위, 오리삼계수출 1위 기업입니다. 또한 가금류업계 최초로 수출 5백만불탑을 수상한 전남 제일의 축산물 가공판매업체로서 600여명의 종업원과 300여개의 사육농가, 500여개의 협력업체를 거느리고 있는 지역경제에 막대한 기여를 하고 있는 향토기업입니다.
현재 (주)화인코리아는 파산절차가 진행중이긴 하지만 회사를 다시 회생시키기 위해 나원주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600여명의 종업원들이 합심하여 불철주야로 공장을 가동하고 생산과 영업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화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회생절차 기간 동안에도 100억여원의 영업이익을 거두었으며, 지난해 12월 파산선고를 받아 파산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불리한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매월 수십억원의 현금 보유액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제품가격이 날로 상승하여 금년도 생산예정 수량은 ’10년도 보다 3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약 455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연말쯤이면 280여억원의 담보채권을 100% 상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기업이 다시 회생할 수 있는 기회도 갖지 못하고 파산하게 된다면 너무나 억울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일 화인코리아가 회생절차를 개시하지 못하고 이대로 파산하게 된다면 수백명의 종업원과 그 가족들, 300여개의 사육농가와 500여개의 협력업체가 도산되는 등 광주․전남 지역경제에도 큰 피해가 예상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
(주)화인코리아가 지역사회의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이바지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회생의 기회를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2011. 4. 1.
전라남도지사 박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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