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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전신불수 남편 재활치료나 받았으면...”

by 호호^.^아줌마 2011. 5. 26.

 

 

“전신불수 남편 재활치료나 받았으면...”

 

나주시 봉황면 홍춘자 씨 어버이날 ‘국민포장’ 받아

홀시어머니 극진봉양에 중증장애 남편 수발 14년째


“엄마가 계시니까 제가 이렇게라도 견디죠. 엄마가 안 계셨으면 14년 세월을 꼼짝 않고 지내는 남편에, 농사일에, 애들 뒤치다꺼리까지... 힘들었을 거예요.”

 

제39회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정부로부터 국민포장을 수상한 나주시 봉황면 신동리 홍춘자(44·여)씨.

 

“우리 며느리, 고생도 많고, 고맙고 할 말이 없습니다.” 라고 말하는 시어머니 옆에서 마치 친정어머니를 대하듯 ‘엄마’라고 부르며 응석을 부리는 모습이 고부사이라기보다는 모녀 같다.

 

22년 전 갓 스무살 넘은 나이에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남편을 만나 나주로 시집온 홍 씨는 홀시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며 딸 셋과 단란한 가정을 꾸려왔다.

 

그러던 중 남편 박승이(47)씨가 교통사고로 전신불수(뇌병변1급)가 되면서 혼자서 집안살림과 벼농사, 배농사를 도맡아왔다. 더구나 딸만 셋이던 터에 오갈 곳 없는 조카를 막둥이로 입양해 4남매를 키워낸 억척엄마다.

 

경기도 용인시가 친정인 홍 씨는 자신이 없으면 식사는 물론 용변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남편 때문에 집을 비워본 적이 없다. 일 년에 단 한번, 친정어머니 제사에 다녀오는 것이 소원이지만 친정나들이도 못한 지 오래다.

 

갈수록 몸이 굳어가는 남편의 재활치료를 위해 일주일에 두 차례씩 전남장애인복지관을 다니고 있는데 휠체어를 탈 정도만 되도 수월하겠다고 한다.

 

현재 큰딸은 객지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고3, 중3, 초등학교 5학년인 3남매는 한창 배울 나이인데 시어머니가 주택이 재산으로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 지정을 받지 못한 상태. 치아가 안 좋아 다른 사람 앞에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먹는 것조차 맛을 모르고 먹는 상태인데도 올 가을 농사나 끝나야 치료를 할 수 있겠다며 애써 웃음을 짓는다.

 

◇ 지난 어버이날 정부로부터 국민포장을 수상한 나주시 봉황면 신동리 홍춘자(44, 왼쪽)씨와 시어머니 문두경(80)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