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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나주잠사, 읍성권 원도심재생의 엔진프로젝트

by 호호^.^아줌마 2011. 5. 26.

 

기획연재…나주를 바꿔라 ‘확’ 바꿔라②

 

◇지역의 기존 자원을 활용해 도시를 재생하는 것이 지역 안팎의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주 원도심 중심부에 위치한 나주잠사와 금남금융조합 등의 근대건축물에 대한 활용방안이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나주잠사, 읍성권 원도심재생의 엔진프로젝트

 

말잔치로 끝난 도심관련 용역들, 실질적인 마스터플랜 마련해야


성형은 미인만 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많은 도시들이 도시재생을 통해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나주도 2012년 빛가람혁신도시가 완성되면 최첨단 신도시와 쇠락한 구도심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경제적, 문화적인 괴리감 이상으로 심리적인 박탈감이 지역사회 큰 저해요인이 될 공산이 크다.

신구도심 간의 격차를 줄이고, 원도심 주민들의 정주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말잔치에서 머물고 있는 원도심 활성화 방안이 좀 더 속도감 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나주시가 도시재생사업이라는 맥락으로 추진하고 있는 각종 사업들이 과연 어떻게 추진되고 어떤 미래를 지향할 것인가, 그 대안을 찾아 떠나본다. / 편집자 주

 

역사문화도시, 있는 자산 활용이 관건


나주 원도심에 남아있는 근대건축물과 문화유산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시대의 통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주시가 옛 나주읍성권을 역사문화도시로 개발한다는 계획만 밝혔지 실제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정서나 생활문화 공간 등은 시나브로 사라져가고 있다.

 

새 도로명이 되고 있는 징고샅길이니, 담쟁이 돌담장이 멋스러웠던 연애고샅길, 금성산신에게 제사를 드렸다는 미조당거리 등의 이름이 오히려 생경스러운 이유다.

 

얼마전 옛 나주잠사주식회사 터에 난데없이 고풍스런 팔작지붕 정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주잠사에 대한 문화재지정이 늦어지면서 나주신협이 공장의 일부 부지를 사들여 주차장을 만들고 여기에 시민휴게공간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아래 사진>

 

아름드리 소나무까지 심어놓았으니 더 없이 훌륭한 공간이라 할 수 있지만 앞으로 이곳에 추진될 도시재생사업의 측면에서 볼 때 자칫 ‘양복차림에 갓 쓴 형국’이 되지 않을지 우려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다.

 

나주시는 지난 3월에야 옛 금남금융조합 건물(현 고조현외과, 지정번호 제24호)과 옛 나주잠사(지정번호 제26호)를 나주시향토문화유산보호조례에 따라 나주시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금남금융조합 건물은 1907년 건물로 추정되는 가운데 서양의 양식건축을 충실히 따르려는 의도가 보이는 한국 근대건축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고, 외관은 당시의 관공서 건축양식을 온전히 보존하고 있다.

 

아울러 원도심 중심부에 무려 11필지를 차지하고 있는 나주잠사는 일제강점기인 1910년대에 나주양잠조합으로 건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남아 있는 공장 건물들은 모두 1950년대의 것으로 추정되며 우리나라 근대 양장산업의 메카로서 가치가 인정되고 있다.

 


나주잠사, 도심재생의 엔진프로젝트


그러다보니 원도심 중심부에 넓은 터와 다양한 건물을 갖고 있는 나주잠사와 주변 근대문화공간을 원도심재생의 엔진프로젝트로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나주잠사 활용에 대해 동신대 건축공학과 이상준 교수가 꼽고 있는 성공의 조건은 다양하다.

 

먼저, 과거의 잠사주식회사가 천 명 이상의 직원으로 운영된 일제강점기 최고 의류회사였다는 점, 나주의 나(羅)가 비단의 의미라는 점에서 현재 나주천연염색문화관의 국책사업이 한국 최고의 천연염색 의류소재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 재생의 동력으로 문화와 예술이 접목해본 경험과 도시적 상황에 잘 조합된다는 점, 특히 광주전남지역에 가난한 문화 예술가들이 많다는 점 등이다.

 

이에 착안한 이 교수의 잠사 재생프로젝트 구상은 ‘Silk City’다. 영산강변의 천연염색문화관에서는 천연염색의 원료와 공장제 공방의 산업단지로서 역할을 하고 잠사는 이들 공방들의 제품을 홍보하고 전시, 판매하는 장으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잠사를 제조공정과 그 제품을 선보이는 패션, 전시, 디스플레이장으로 활용하고 장인들의 시제품 제조와 체험학습 공간, 이들을 보러오는 관광객들의 야외 마당의 옥외 관람공간, 광주전남 관련 예술가들의 잠사 리모델링 공간에 작업 공간 제공 등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도시재생, 건축물이 아닌 프로그램으로


파리 주변도시의 도시재생과정을 연구하고 있는 건축가 임승환(프랑스 거주)씨도 나주의 도시재생과 관련해 의미 있는 화두를 던져주었다.

 

나주라는 도시에서 잠사라는 곳이 근대건축에서 갖는 가치로만 그 활용가능성을 살펴볼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기게 될 프로그램의 성격으로 그 활용 가능성을 먼저 살펴보아야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나주의 경우 아직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 자신들의 영역에서 다양한 소재들을 찾아내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는 만큼 그런 가능성들을 충분히 찾아낸 다음 실질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자치단체가 끈기와 시간을 갖고 마스터플랜을 그려야한다고 말한다.

 

재생이나 문화도시라는 기치를 내세우는 것도 좋지만 결국 도시라는 곳은 근본적으로 그런 기치를 붙이지 않더라도 당연히 그런 것들이 이루어지는 곳, 이루어져야 하는 곳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도심을 재생하자고 기치를 내세우는 대신, 근본적인 문제들과 좀 더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자는 생각에 구도심이 갖고 있던 것들을 좀 더 잘 이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도코모모코리아 회원들이 근대건축물 탐방을 하면서  옛 금남금융조합 건물(현 고조현외과, 지정번호 제24호)의 벽돌양식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도시재생프로젝트, 실질적인 지침서 필요


나주시는 원도심을 역사문화유산을 활용한 도시로 재생하기 위해 새롭게 용역을 추진키로 했다. 이번 용역에서는 나주의 특성을 살린 역사와 문화유산을 활용해 도시의 새로운 매력을 창출하고, 나주다운 도시문화와 커뮤니티를 살릴 큰 틀을 마련한다는 것.

 

하지만 지금까지 나주시가 추진했던 용역들을 살펴보면, 구도심 활성화계획, 목관과·향교보존계획, 관광종합개발계획, 중심상점가 활성화 방안 등 허다하다. 결국 막대한 예산을 들여 용역이 추진됐지만 아무런 실효성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용역 역시 이를 재탕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닐지 의문을 갖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용역을 통해 기존의 물리적 환경정비 중심의 도시정비 개념을 탈피하고 나주시에 적합한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공공, 민간, 지역주민 등 다양한 개발주체의 참여를 통한 나주다운 도시와 문화를 만들어가는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자원들이 도시재생의 실질적인 동력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사업방식으로 할 것인지, 누구를 중심에 놓고 할 것인지 충분한 자문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아울러 나주시가 이같은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지역사회의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생각과 제안들을 어떻게 수용해 나갈 것인지도 지켜볼 사항이다.

 

 

전문가 의견② …동신대 건축공학과 이상준 교수


도시재생, 구슬도 꿰어야 보배

 

민관산학 소통시스템 서둘러 갖춰야


<지난호에 이어서> 문화자원을 활용한 도심정비전략은 수학으로 치면 다차원의 공간수학 풀기처럼 매우 풀기 힘든 다양한 변수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전문가 시스템의 지속적인 지원과 행정 리더십의 정권에 흔들리지 않는 일관성과 강력한 의지, 시민조직, 해당주민, 상인단체, 의회, 언론 등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불가능 할지도 모른다. 성공한 도시들이 대부분 행정과, 전문가, 지역주민의 철저한 협업으로 진행해서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이제 지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전략은 이미 수립된 연구개발 보고서들을 종합해보고 다른 성공사례들을 보면 얼추 ‘보물지도’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은 큰 흐름에서 ①관련시스템의 조직과 소통 ②‘재생로드맵’과 방향 사회적 합의 ③실천방안 수립과 진행의 흐름으로 가야한다.

 

전문적인 공간 전략으로는, 나주읍성권의 고려, 조선시기의 콘텐츠는 내외부 원형보존으로, 근대시기의 건물들은 외관은 보존, 내부는 리모델링 또는 활용의 방법으로, 구도심의 교통은 일방로와 보행자중심의 차 없는 거리로, 민간의 건축물은 지구단위계획의 법정 도시계획으로, 그리고 경관적인 건축물이 유지될 수 있도록 주민협정의 프로그램으로 추진하는 방안 이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심재생 포럼’ 같은 조직을 가동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방법과 방향은 이미 기존에 나와 있는 공공의 보고서와 진행된 (안)들에 충분히 다 담겨져 있다. 다만, 이 시점에서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된다는 것이다.

 

국토부 재생테스트베드시범도시와 관련한 도시재생관련행정보고서에 ‘재생사업단 추진포럼’ 등에 대한 내용이 있을 것이다. 민관산학의 구성체가 함께 참여해서 소통하는 시스템이다. 이것을 빨리 조직 가동시켜야 한다. 이것이 현재 단계에서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이다.

 

도시설계프로젝트는 종합영역이고 도시계획, 건축, 토목, 행정, 경제 등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양한 안을 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전문가들이 함께 머리를 모아서 현실적이고 주민 당사자들이 살 수 있는 최종적인 삶터 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나주는 3km이내에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를 조성 중인데 이 신도시와의 연계를 어떻게 접근성을 향상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동안 광주도시철도를 연장 운행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었으나 예산과 경제성 분석에서 제외되고 읍성공간과 혁신도시간 신규 간선급도로만 연결시키는 것으로 결론이 난 상태다. 이런 상황이라면 부드럽고 환경 친화적인 대중교통수단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혁신도시~읍성공간 외에 광주~읍성공간, 영산강의 많은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하면 ‘영산강문화도시 시간여행주식회사(가칭)’에서 공모를 거쳐 전문디자이너가 설계한 멋있는 친환경 대중교통(마차, 전차, 캐릭터 버스 등)과 차를 타고 해설사가 역사와 이를 활용한 과거와 현재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내친김에 영산강가로 가서 황포돛배로 선상유람도 하고 홍어요리, 장어요리, 곰탕도 먹고 그리고 중심가에 와서 읍성공간 객사, 관아, 향교도 보고, 잠사에서 천연염색으로 만든 장인들의 패션쇼도 보고 체험학습도하고 예술가들의 작업과정도 보고 제품도 사고... 이런 날이 당대에 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