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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

지금도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까?

by 호호^.^아줌마 2011. 6. 28.

 

 

지금도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까?


거대한 전투가 있었다. 한 나라가 넘어갈 수 있는 전쟁이었다. 전세는 이미 한쪽으로 기울고 있었고, 오랜 전투로 인해 병사들은 다들 지쳐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곤 상대편에서는 최홍만 보다 훨씬 큰 3m정도 되는 거인을 앞세워 우렁찬 목소리로 군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며 위협하고 있다. 이 때 이수근 만한 다윗이란 소년이 나와서 상대를 하겠다고 덤빈다. 

 

이수근과 최홍만이라니... 하지만 놀랍게도 이수근 만한 다윗이 칼을 휘두르는 골리앗을 향해 조약돌을 날렸는데 골리앗의 이마에 명중하면서 골리앗은 맥없이 쓰러지고 만다.

 

성경을 잘 모르는 사람도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는 알고 있을 것이다. 상대가 되지 않는 사람을 상대할 때, 당연히 우세할 것이라 여겼던 상대를 물리칠 때 흔히들 예화로 드는 내용이다.

 

요즘 나주 지역경제가 딜레마에 빠져있다. 시청 앞 송월택지지구에 대형마트가 들어선다하니 기존 상인들이 상권붕괴를 우려하며 일제히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이고 있다.

 

나주시는 대형유통마트 입점으로 얻을 수 있는 고용창출효과와 다른 지역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이점을 들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민들도 어차피 광주로 나가던 것을 지역에서 구매하게 되면 좋은 것 아니냐며 반기는 분위기다.

동네상권과 대형마트, 언제까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볼 것인가, 경쟁을 통해 상생으로 승화시킬 수는 없는 것일까?

 

최근 나주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완성한 중앙로 보행환경개선사업을 두고도 말이 많다. 가로등을 뽑아야 하느니, 말아야 하느니, 또 시가 사업비 대부분을 지원하고 사업자가 일부를 부담하는 간판교체사업을 하는데도 사공이 한 둘이 아니다.

 

골목상권과 기업형마트, 이론적으로야 대형마트를 주택가에서 좀 멀리 떨어진 곳에 지어 재래상권과 충돌을 물리적으로 줄이고, 재래상가에서는 지역내 농산물 등 대형마트가 표준화로 인해 따라오지 못하는 부분을 특화해 소비자가 큰 결단을 내리지 않고도 쉽게 동네가게를 찾아오도록 노력한다면 서로 잃을 게 없어 보인다.

 

여기에 행정에서는 대형마트는 통제 위주로, 재래상가는 지원 위주로 해서, 대형가게에서는 지역상권의 밥줄인 통닭이나 피자, 김밥 같은 것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하고 들어올 대형마트가 지역재래상권을 보호하고 육성할 비용을 일정부분 부담하는 조건으로 들어오도록 하는 등의 대책을 강구한다면 서로 ‘윈-윈’ 할 것도 같아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터득한 바다. 길을 가다 우연히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딸애가 학교 근처 문구점 앞 뙤약볕에 혼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뭔 일이냐 물으니, 친구들이랑 문구점에 들어갔는데 주인이 “안 살 사람은 나가라”고 해서 다른 친구들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중이라는 거다. 그 문구점 주인 보란 듯이 옆 슈퍼에서 천 원짜리 고급(?)아이스크림을 사서 딸 친구들한테 다 돌렸다.

 

골목상권은 골목상권대로 근접성과 인연, 학연, 혈연을 자산으로 아기자기하고 특성화된 상품을 팔면서 덤으로 인정까지 얹어주는 상술을 발휘한다면 성공 못할 이유가 없다.

 

항차, 상인들이 자구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다른 상점의 입점을 막는 건 지역민들의 소비주권을 가로막는 횡포에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