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의 들꽃이야기 7>
성자 예수의 가시면류관이 된 나무 - 호랑가시나무(枸骨木)
학명 : Ilex cornuta Lindl.
현화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무환자나무목 > 감탕나무과
「호랑가시나무」의 주목성은 당연히 ‘호랑이’와 ‘가시’에 있으렷다. 한번쯤 찔려본 사람이라면 가죽질의 이파리에 사방 6각상으로 겨눈 가시가 얼마나 강한 창날인지 되묻지 않을 것이다. 전남 완도에서는 ‘호랑이발톱나무’, 전북 변산에서는 ‘호랑이등긁기나무’ 로도 부르는데, 중국에서도 비슷하게 노호자(老虎刺:늙은 호랑이의 발톱), 또는 묘아자(猫兒刺:어린 고양이의 발톱)라 불린다. 학명 「Ilex cornuta」에는 ‘뿔’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그럼에도 호랑가시나무는 우리에게 꽤 부드러운 추억과 달콤한 낭만으로 다가오는 겨울나무(상록활엽소관목) 중 하나이다. 세밑에 가슴에 꽂는 예쁜 ‘사랑의 열매’가 그렇듯 그 언젠가 ‘한 소녀’로부터 받아든 꽃편지, 호랑가시나무가 그려진 ‘크리스마스카드’도 그러했다.
12월 25일 탄생화인 호랑가시나무에 이런 이야기가 전한다. 성자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의 언덕을 오를 때 어디선가 로빈(지빠귀과의 티티새)이라는 작은 새가 날아와 예수의 이마에 박힌 호랑가시나무의 잎가시를 빼내려고 몸부림치다 도리어 가시에 찔려 죽고 말았다는! 훗날 이 새가 잘 먹는 열매의 호랑가시나무를 크리스마스트리로 장식하게 되었으며 또한 잎가지는 ‘가시관’을, 빨간 열매는 핏방울을, 그리고 하얀 꽃은 어린 예수의 탄생을 상징한다고도 하였다.
사실 면류관은 통치의 상징으로 왕이나 군주가 쓰는 관이지만 당시 예수의 가시면류관은 그를 조롱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병사들은 가시관을 엮어 머리에 씌운 다음 "유다인의 왕 만세!"를 외쳤다. 그리하여 마침내 고행의 상징으로 인류에게 돌아온 면류관나무다. 인간의 죄를 대속(代贖)하여 만인의 이마에 한 방울씩 떨어뜨린 속량의 피나무...
일본에서는 입춘 전날에 호랑가시나무의 잎을 대문에 장식하여 잡귀가 틈타지 못하게 하였으며, 유럽에서도 ‘악마들이 무서워하는 나무’로 마구간이나 집 주변에 꽂아 가축이 병 없이 자라게 하여 줄 것을 기원하였다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음력 2월 1일 영등일(靈燈日)에 호랑가시나무를 정어리 머리에 꿰어 처마 끝에 매달면 잡귀가 물러간다고도 하였다.
호랑가시나무를 향한 저 축귀(逐鬼)의 기대치는 잎사귀에 이어 그 뿌리를 보아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많은 직근과 측근, 세근들이 고루 잘 발달해 있어 그 기세가 완강하다. 뿌리를 베어낸 토막들에선 흰 뼈의 이미지도 비친다. 그래서 ‘구골목’이라 했을까만, 보통 뼈 골(骨)자가 들어간 한약(골쇄보, 지골피, 골담초, 보골지...)들처럼 이 나무도 간, 신, 폐에 작용하여 우리들의 약한 뼈와 힘줄을 잘 보해준다.
「호랑가시나무」는 주일이면 가족들과 손잡고 꿈꾸듯 예배당을 나서던 내 소년기 ‘블루밍’을 행복하게 터트려준다. 호랑가시나무의 꽃말은 ‘가정의 행복’, 그리고 ‘평화’이다. 크리스마스와 산타와 트리, 새벽종소리, 캐럴송, 함박눈으로 범벅이 된 ‘찬양’을 마친 뒤, 내 호주머니에 한 장의 카드를 꽂으며 달콤한 손사래까지 뿌려준 ‘그 소녀’의 샛별 같은 눈동자는 지금도 내 안에서 성모마리아처럼 희고 거룩하다.
김진수(전남들꽃연구회장)
크리스마스의 탄생화 호랑가시나무
영산포 홍어의거리 취재를 하다 영산홍가 강건희 사장으로부터
영산포에 5백년도 훨씬 넘은 호랑가시나무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봤습니다.
영산포성당과 담장을 이웃하고 있는 한 허름한 주택의 뒤안에 있는
바로 이 나뭅니다.
6월초 막 신록이 우거지는 즈음의 모습입니다.
영산포성당 옆 민가에 있는 우람한 호랑가시나무
나뭇잎만 봐서는 동백나무가 아닌가 싶었는데
호랑가시나무가 맞다고 합니다.
전문가가 감정한 결과니 믿으셔도 됩니다^^
위 사진 두 장은 엊그제 찍은 사진입니다.
빨간 열매가 달렸으면 의심의 여지 없이 호랑가시나무라 할텐데,
열매는 고사하고, 손톱밑에 난 사마귀 같은 꽃망울이 맺혔습니다.
언제쯤 필지, 들락날락 살펴봐야겠습니다.
1954년 4월 15일에 설립된 영산포성당 전경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 러브키즈
크리스마스 에는 축복을
크리스마스 에는 사랑을
당신과 만나는 그 날을 기억할께요
헤어져 있을 때나 함께 있을 때도 나에겐 아무 상관 없어요
아직도 내맘은 항상 그대곁에 언제 까지라도 영원히
우리같이 만나면 당신 노래 불러요
온세상 이 그대 향기로 가득 할게요
헤어져 있을 때나 함께 있을 때도 나에겐 아무 상관 없어요
아직도 내맘은 항상 그대곁에 언제 까지라도 영원히
크리스마스 에는 축복을
크리스마스 에는 사랑을
당신과 만나는 그 날을 기억할께요
당신과 만나는 그 날을 기억할께요
가사 출처 : Daum뮤직
'들꽃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진수의 들꽃에세이① 소나무 (0) | 2012.01.04 |
---|---|
Life of flowers (0) | 2011.12.31 |
김진수의 들꽃이야기⑧ 인동덩굴(金銀花) (0) | 2011.12.06 |
김진수의 들꽃이야기⑦ 털머위(말곰취) (0) | 2011.11.22 |
김진수의 들꽃이야기⑥ 물매화 (0) | 2011.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