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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의시인

밥에 대한 소고...김황흠

by 호호^.^아줌마 2015. 1. 1.

 

밥에 대한 소고

 

                                          김황흠

 

하루 삼 세끼 꼬박 꼬박 밥을 챙겨 먹던 시대가 아니다. 

"아야, 쌀 떨어졌으면 쌀 가져가그랑"

어머니 말씀,

"아직 쌀이 있는디요."

언제 가져간 쌀인데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냐고 어머닌 

묻지 않으셨다. 

"엄니는 참, 요즘 삼 세끼 안 놓치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당가"

푸념인지 하는 말을 해본다. 

텔레비젼 뉴스에선 쌀을 수입 전면 개방할 것이라는 

지극히 무미건조한 목소리에 숟가락 든 손목이 멕아리 없다. 

나는 날마다 삼 세끼를 먹어야

든든하고, 없는 힘도 쌈박하게 나오는데. 

언제부터 밥 한 그릇 비우는 일이 보기 드문 일이 되었는지, 

쌀은 나라의 근간이라는 말, 

밥 한 끼 챙기면 그 하루 펄펄 힘난다던 말, 

쌀 한 톨 한 톨에 쏟는 땀방울이 금방울이라던 말, 

그 말들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쓴 건지 단 건지 모를 말들이 식은땀 흘리듯 흘러내린다. 

올봄부터 등허리에 자꾸 걸리는 통증이

삼복더위에 더 지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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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흠

2008. <작가> 신인상

2010. 제6회 농촌문학상 시 부문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