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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이야기

생각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통찰력 사전'

by 호호^.^아줌마 2009. 4. 23.


생각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단 한 권의 야전교법

통찰력 사전

 

(김원중 지음/글항아리/2009년 4월/526쪽/15,000원)


■ 책 소개

하루에 한 편만 읽어도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책!


『사기』의 세계에서 3백여 편의 명언을 뽑아 그 명언이 나온 역사적 배경과 간취할 수 있는 통찰력을 현대적 사유 속에 담아냈다. 처세의 규범에 따라 장을 구별해놓음으로써 아무 곳을 펼쳐서 읽어도 그 역사적 풍미와 통찰력을 독립적으로 느낄 수가 있다.


『사기』의 어록에서 가장 백미를 이루는 것은 ????태사공왈????로 대변되는 사마천 자신의 말이다. 어떤 시대의 분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주변의 왜곡된 시각에 동조하거나 성급하게 반박하여 재단한 것이 아니고 그 자신의 판단에 근거를 둔 평가다. 이 책에 수록된 사마천의 핵심 어록들은 역사가 사마천과 그가 대결한 세계가 어떻게 만나서 융합되고 통찰로 이어지는지를 명백히 보여줄 것이다.


■ 저자 김원중

충북 보은에서 출생하여 조부로부터 한학을 익혔고, 충남대 중문과와 동대학원을 거쳐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중국 고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 대만 중앙연구원 중국문철연구소 방문학자와 중국 대만사범대학 국문연구소 방문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중국문화학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2003년 MBC 느낌표 도서로 선정된 『삼국유사』를 비롯하여 『정사 삼국지』(4권), 『사기열전』(2권),『한비자』『정관정요』『사기본기』『당시』『송시』『염철론』 등 굵직한 고전 원전 번역을 통해 고전의 한국화․현대화에 기여해왔다. 또한 『허사대사전』(문광부 우수학술도서),『중국문화사』 『중국문학이론의 세계』(학술원 우수학술도서),『중국문화의 이해』(문광부 우수도서),『혼인의 문화사』 등의 단행본을 저술하고 3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사기열전』을 현대인의 경영철학으로 읽어낸 『2천년의 강의-사마천 생각경영법』(공저)을 펴내기도 했다.


앞으로 『사기』 완역 작업을 비롯해 동양 주요 고전들을 인문학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과 고전 속의 인물군상을 현대적인 시각에서 재조명하는 작업을 해나갈 계획이다.


■ 차례

머리말


제1장 투시 透視

제2장 차이 差異

제3장 통찰 洞察

제4장 의지 意志

제5장 발분 發憤

제6장 경청 傾聽

제7장 설득 說得

제8장 성패 成敗

제9장 승부 勝負

제10장 결단 決斷

제11장 섭리 攝理

제12장 인과 因果

제13장 수신 修身

제14장 교유 交遊

제15장 직분 職分

제16장 처신 處身

제17장 겸양 謙讓

제18장 처세 處世

제19장 안분 安分

제20장 인품 人品

제21장 초탈 超脫

제22장 인재 人才

제23장 명철 明哲

제24장 명예 名譽

제25장 예법 禮法

제26장 포용 包容

제27장 소통 疏通

제28장 안목 眼目

제29장 치도 治道

제30장 법치 法治

제31장 책략 策略

제32장 경제 經濟

제33장 군신 君臣

제34장 현군 賢君

제35장 민심 民心

제36장 세태 世態


통찰력 사전


투시

충동은 현실에 억제되기 마련


폐하께서 어떤 사람의 칭찬을 듣고 신을 부르시고, 어떤 사람의 헐뜯는 말을 듣고 신을 돌려보내시니 신은 천하의 지혜로운 사람들이 이런 말을 듣고 폐하의 식견을 의심할까 두렵습니다.

-「계포․난포열전」


어떤 일이든 확신이 없다면 추진하지 않는 게 좋다. 아예 발을 떼지 않으면 시간이라도 아낄 수 있지만, 벌써 내딛은 걸음이라면 수모를 겪으며 원 위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은 귀가 엷은 사람들에게 많이 일어난다. 솔깃하여 좌우를 돌아보지 않고 충동적으로 결행하는 일은 늘 현실에 부딪혀서 억제되기 마련이다. 위에서 보는 한 문제(文帝)의 꼴은 얼마나 우스운가. 그가 계포를 부른 것은 그를 현명하다고 말하는 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왕대부터 이름을 날린 명신이니 한번 써보자는 마음에 계포를 불렀다. 그런데 누군가가 계포는 술버릇이 고약하다고 귀띔했다. 아차, 그러면 곤란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한 문제는 계포를 불러놓고 한 달을 이렇다 할 말없이 그냥 내버려두었다. 그러자 배포 크기로 유명한 계포가 왕에게 따지러 갔다. 그가 “분명히 신이 현명하다고 속인 사람이 있었을 것이고, 틀림없이 헐뜯은 자도 있었을 것입니다”라고 하자 황제는 이 말을 듣고 한동안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런 후 “하동군은 내 넓적다리와 다름 없는 곳이므로 특별히 그대를 부른 것뿐이오”라며 수습하려고 했다. 하지만 계포는 사직 인사를 하고 돌아가버렸다.



통찰

끝까지 가지 마라


병이 피부에 있을 때는 탕약과 고약으로 고칠 수 있고, 혈맥에 있을 때는 쇠침과 돌침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장과 위에 있을 때는 약술로 고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병이 골수까지 들어가면 사명(인간의 생명을 주관하는 고대 전설 속의 신)도 어찌할 수 없습니다.

-「편작․창공열전」


우리가 흔히 쓰는 “골수에 미친다”는 말이 편작의 이 대화에서 나왔다. 골수에 미칠 때 알면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어떤 병은 은밀하게 진행되어서 널리 퍼질 때까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편작이 말한 경우는 충분히 알고 대비할 수 있음에도 의심하고 가벼이 여겨 대처하지 않아서 화를 부른 것이다. 편작이 제나라의 환후(桓候)를 처음 보았을 때 병은 피부에 있었다. 편작이 치료하기를 권했지만 제 환후는 “과인에게는 병이 없소”라며 세 번을 거절했다. 편작이 환후를 네 번째 만났을 때 왕의 안색을 살피고는 아무 말도 없이 물러나왔다. 이상하게 여긴 환후가 불러서 물어보니 위의 답이 나왔던 것이다. 환후는 결국 죽었다.



의지

백 리의 절반은 구십 리

시작이 없는 것은 없으나 끝이 좋기란 드문 일이다.

-「춘신군열전」


진나라가 한번 병사를 일으키면 초나라가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었다. 전국시대 사공자(四公子)의 한 사람으로 변설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춘신군 황헐이 이를 두려워하여 진나라 소왕을 달래면서 한 말 가운데 『시경』을 인용한 부분이다. 그는 국력이 쇠미해져 가던 경양왕 대에 진나라 소왕을 설득시켜 곤경에 빠진 초나라를 도와주도록 했다. 뒤에는 진나라에 볼모로 갔다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태자를 귀국시킴으로써 초나라의 대통을 잇게 하였는데, 이 태자가 바로 초나라 고열왕이다. 춘신군은 20여 년 동안 재상 자리에 있으면서 합종책을 추진해 진나라에 맞서는가 하면 노나라를 멸망시켜 초나라를 다시 한번 일으켜 세웠다. 그렇지만 말년에는 권세와 부귀를 지키려다 이원의 간사한 음모에 걸려 살해되는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그러므로 100리를 가는 자에게는 90리가 절반인 셈이다.



발분

그믐 속에서 자신을 기른다


너는 회계산에서의 치욕을 잊었는가?

-「월왕구천세가」


월왕 구천(句踐)이 스스로에게 다짐한 말이다. 회계산의 싸움에서 처절한 패배를 당한 구천을 오왕 부차는 살려주었다. 부차는 오자서가 “지금 때를 맞추어 그를 제거하지 않고 그냥 놓아둔다면 나중에는 더욱 처리하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더욱이 구천은 사람됨이 능히 곤란을 잘 견뎌내니 지금 그를 제거하지 않으면 후에 반드시 후회할 것입니다”라고 간언했지만 듣지 않고 구천을 사면했다.


오자서의 예상대로 구천은 조국 월나라로 돌아가서 와신상담(臥薪嘗膽)한다. 즉, 자리 옆에 쓰디 쓴 쓸개를 매달아놓고서, 앉아 있거나 누워 있거나 간에 이를 쳐다보며, 음식을 먹을 때도 밥 한 숟갈에 이것을 핥곤 했다. 스스로 밭을 갈고, 부인은 길쌈을 하며, 음식으로는 고기를 먹지 않았으며, 옷은 겹으로 된 것을 입지 않았다. 자세를 낮추어 어진 이를 공경하고, 손님을 후하게 접대하며, 가난한 사람을 돕고 죽은 자를 애도하며 백성과 수고로움을 함께했다. 그는 이렇게 도광양회(韜光養晦)하면서 때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처절한 복수가 이렇게 준비되고 있다는 것을 오자서는 알았지만 부차는 몰랐다.



경청

귀가 열려야 입도 열린다


그렇소. 내가 전에 왕을 만났을 때, 왕은 말(馬)을 쫓아가는 데 정신이 팔려 있었고, 그다음에 만났을 때는 왕이 음악에 정신이 쏠려 있었소. 그래서 나는 말없이 있었던 것이오.

-「맹자․순경열전」


순우곤(淳于髡)이 왕을 만나 아무런 조언을 해주지 않았다. 당황한 왕은 그를 소개한 빈객을 꾸짖으면서 자신이 아무런 조언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빈객이 사정을 따져 묻자 순우곤이 답한 말이다. 대화는 두 사람이 하는 것이고 조언도 들을 자세가 되어 있는 자에게 쓸모가 있는 법이다.



설득

현명함과 어리석음의 의미


지혜로운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 한 번 실수가 있으며, 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 실수하면 한 번은 얻는 경우가 있다.

-「회음후열전」


광무군(廣武君) 이좌거가 자신의 계책을 듣지 않은 주군 성안군(成安君) 때문에 한신의 포로로 붙잡혀 가서 한 말이다. 한신의 집요한 설득으로 그는 한신의 편이 된다. 이좌거의 마음이 움직인 것은 다음과 같은 한신의 간곡한 부탁 때문이었다. “내가 들은 바로는 현인 백리해(百里奚)가 우(虞)나라에 살때는 우나라가 망하였으나, 진(秦)나라에 있자 진나라가 제후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백리해가 우나라에 있을 때는 어리석은 사람이다가 진나라에 가니까 지혜로운 사람이 된 것이 아닙니다. [군주가] 그를 등용했는지 등용하지 않았는지, 또 그의 말을 받아들였는지 받아들이지 않았는지에 달렸을 뿐입니다. 만일 성안군이 당신의 계책을 들었더라면 나 같은 사람은 이미 포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성안군이 당신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당신을 모실 수 있게 되었을 뿐입니다. 마음을 다하여 당신의 계책을 따르겠으니 부디 사양하지 마십시오.” 그러자 이좌거가 할 수 없이 승낙하면서 대답한 것이 위의 인용문이다. 이좌거의 말은 촌철살인의 묘미와 겸양하는 의미가 함께 어울려 있다.



승부

깃털이 배를 가라앉힌다


깃털도 많이 쌓으면 배를 가라앉히고, 가벼운 물건도 많이 실으면 수레의 축이 부러지며, 여러 사람의 입은 무쇠도 녹이고, 여러 사람의 비방이 쌓이면 뼈도 녹인다.

-「장의열전」


장의가 연횡책을 기치로 내걸고 위나라로 떠나기 전에 한 말이다. 위나라는 영토도 좁고 병사도 적은데 사방에서 초나라나 한나라 같은 강력한 제후들이 핍박하고 있으므로,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 망하는 수순을 밟는다는 얘기다. 힘 있는 진나라를 섬기게 되면 초나라나 한나라가 공격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애왕은 합종에서 빠져나와 진나라와 우호조약을 맺었다.



수신

즐거움이 극도에 달하면 슬퍼진다


술이 극도에 이르면 어지럽고 즐거움이 극도에 이르면 슬퍼진다

-「골계열전」

순우곤이 사물의 이치를 말한 것이다. 위왕 8년에 초나라가 쳐들어오자, 제왕은 순우곤에게 황금 1백 근, 사두마차 10대를 예물로 가지고 조나라로 가서 구원병을 청하게 하니 순우곤은 겨우 이런 정도의 예물로 구원병을 구할 수 있겠냐면서 핀잔을 주었다. 이에 위왕이 다시 황금 1천 근, 백벽(白璧) 10쌍, 사두마차 1백 대로 예물을 늘려 구원병을 청하게 하자 결국 성공하여 조나라는 정예병 10만과 전차 1천 대를 내주었다. 위왕이 기뻐하면서 주연을 베풀었다. 순우곤은 시국에 어울리지 않는 이런 행태가 못마땅했는데, 그때 위왕이 순우곤의 주량을 물어보았다. 위의 인용문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주량이란 것이 분위기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뿐만 아니라 즐거움만 추구하면 곧 패망한다는 것을 일깨우고자 한 것이다. 풍자와 통찰이 적절하게 이루어진 명문장이다.



처신

잊으면 안될 것과 잊어야 할 것


세상일에는 잊으면 안 되는 것이 있고, 또 잊어야만 하는 것이 있습니다.

-「위공자열전」


조나라 효성왕이 위공자의 계략에 힘입어 조나라를 보존하게 된 것을 고맙게 여겨 5개의 성을 그의 봉읍으로 주려 한다는 소식이 있었다. 위공자가 이를 듣고 자만하는 기색을 보이자 한 빈객이 위공자에게 해준 말이다. 남이 베푼 은혜는 기억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베푼 은덕은 잊어버리라는 말이다. 위공자는 이 말을 듣고는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랐다. 그래서 태도를 바꿔 더할 나위 없이 겸허한 태도로 효성왕을 대하니 효성왕은 차마 다섯 개의 성을 바치겠다는 말을 꺼내지 못하고 약간의 봉읍을 주는 것으로 사례했다. 위나라 역시 신릉(信陵)을 위공자의 봉읍으로 주었다. 위공자가 겸손하게 처신하고 받은 딱 그만큼의 봉토가 효성왕과 위왕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만큼의 진심이라는 걸 우리는 여기서 엿볼 수 있다.



겸양

사람을 거울로 삼아라


물을 거울로 삼는 자는 자기 얼굴을 볼 수 있고, 사람을 거울로 삼는 자는 자기의 길흉을 알 수 있다.

-「범저․채택열전」


채택이 범저에게 한 말 중에 나온다. 화를 입지 않는 방법은 끊임없이 역사 속 인간 군상들에게 자신을 비춰보는 것뿐이다. 채택은 ‘높이 올라간 용에게는 뉘우칠 날이 있다’는 『역경』의 말을 인용하면서 “오르기만 하고 내려갈 줄 모르며, 펴기만 하고 굽힐 줄 모르며, 가기만 하고 돌아올 줄 모르는 자”들에 대하여 잘 생각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범저는 전적인 동의를 표하면서 채택을 저택 안으로 맞아들여 상객으로 대우했다. 『사기열전』에 나오는 가장 위대한 장면 중의 하나다.



인품

자식이 그 부모를 말해준다

한 집안을 이끌어가고 자식을 가르치는 것을 통해 그 사람의 사람됨을 볼 수 있고, 자식들이 있을 곳에 있으면 어진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일자열전」


저 선생의 말이다. 그가 보기에 대체로 집에서 자손을 가르칠 경우에는 마땅히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정녕 그 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으로 맞물리는 것이니 반드시 고려하여 그 뜻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간혹 부모의 비틀어진 욕망이 자녀를 망쳐놓는 경우가 있는데, 부모라면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인재

인재는 덕을 먹고 자란다


1년을 살려거든 곡식을 심고, 10년을 살려거든 나무를 심으며, 백 년을 살려거든 덕을 베풀어야 한다. 덕이란 인물을 두고 하는 말이다.

-「화식열전」


결국 인물을 키우라는 말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도 한 인물을 키우는 데 얼마나 많은 힘과 노력이 필요한지 설명해 준다. 당시 시대적 상황이 모든 인물들을 받아들일 만큼 여유롭지 않았지만, 그것은 역설적으로 뛰어난 인물들이 생각의 나래를 펼칠 더 넓은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



명예

몸과 이름이 나란히 가는 것


몸과 이름이 모두 온전한 것이 가장 훌륭하며, 이름은 남의 모범이 될 만하지만 몸을 보존하지 못한 것은 그다음이고, 이름은 욕되어도 몸만은 온전한 것이 가장 아래입니다.

-「범저․채택열전」


채택이 범저에게 이제 이룰 만큼 이루었으니 그만두고 은둔하라며 권한 말이다. 사람은 명예로운 상태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처세의 원칙은 만고불변의 원칙이다. 젊어서 명예롭지 못한 일을 당하면 이를 악물고 재기할 수 있지만, 물러날 때가 다 되어 명예롭지 못한 일을 당하는 사람들은 곧잘 극단적인 방식으로 생에 종지부를 찍기도 한다. 다시는 명예를 회복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소통

언론을 막으면 나라가 어리석어진다


공께서는 지금 스스로 세상 사람들의 입에 재갈을 물림으로써 날로 더욱더 어리석어지고 계십니다. 현명한 군주가 어리석은 승상을 문책하신다면, 공이 화를 받을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원앙․조조열전」

원왕은 [오나라에서 집으로] 돌아오다가 길에서 승상 신도가(申屠嘉)를 만나 수레에서 내려 인사를 했는데, 승상은 수레 위에서 답례만 하였다. 원왕은 되돌아와 생각해도 아랫사람들에게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그는 승상의 관사로 찾아가서 뵙기를 청해 한참 뒤에 승상을 만났다. 원왕의 충고에 신도가는 두 번 절하며 잘못을 시인했다. 자신이 하는 행동이 “안으로는 충성스러운 신하의 입을 막고 밖으로는 제후들을 위해서 그들의 원수를 갚아 준 꼴”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치도

다스리려면 말에서 내려라


말 등에 올라타 천하를 얻었다고 하여 어찌 말 등에 올라타고 천하를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역생․육고열전」


육조가 고조를 만날 때마다 『시경』과 『상서』를 인용하여 말하자 고조는 육고를 꾸짖으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말 등에 올라타 천하를 얻었소. 어찌 『시경』과 『상서』 따위를 쓰겠소!” 그러자 육고가 위와 같이 응한 것이다. 은나라 탕왕과 주나라 무왕도 무력으로 정권을 얻었지만 민심에 순응해 나라를 지켰듯이, 문(文)과 무(武)를 함께 쓰는 것이 나라를 길이 보존하는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이것은 한나라의 기본 국가 이념을 유학으로 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경제

못이 깊어야 고기가 있다


예라는 것은 [재산이] 있는 데서 생겨나고 없는 데서는 사라진다. 그런 까닭에 군자가 부유하면 덕을 즐겨 실천하고, 소인이 부유하면 자기 능력에 닿는 일을 한다. 못은 깊어야 고기가 있고, 산은 깊어야 짐승이 오가며, 사람은 부유해야만 인의가 따른다. 부유한 사람이 세력을 얻게 되면 세상에 더욱 드러나게 되고, 세력을 잃으면 빈객들이 갈 곳이 없어져 따르지 않는다.

-「화식열전」


기본적인 것이 갖추어지고 나서 후속적인 일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의식주의 해결 없이 인의도덕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다. 이것이 해결되면 정치는 별 문제 없이 잘 굴러가게 되어 있는 법이다.



군신

힘의 불균형이 초래하는 결과


나무 열매가 너무 많으면 가지가 부러지고, 가지가 부러지면 나무 기둥을 해친다

-「범저․채택열전」


수도가 지나치게 크면 나라가 위태롭고, 신하가 지나치게 존중되면 군주가 낮아진다는 의미를 돌려 말한 것이다. 힘의 불균형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절묘하게 비유했다. 권력이라는 것도 결국 관계를 조정하는 문제이고, 나의 네트워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의 화두를 던져두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세태

무엇이 오래가는 것인가


아름다운 얼굴로써 남을 섬기는 자는 아름다운 얼굴이 스러지면 사랑도 시든다

-「여불위열전」


아무래도 전통시대에 여자에게 가장 큰 일은 아들을 낳아 후계 구도를 완성하여 남편뿐만 아니라 자식에게도 인정받는 것이었다. 아리따운 얼굴만으로는 오래 버틸 수 없었다. 아래는 이와 관련된 이야기다. 예전에 미자하(彌子瑕)라는 사람이 위(衛)나라 군주의 총애를 받았다. 위나라 국법에는 군주의 수레를 타는 자는 월형(刖刑: 다리를 자르는 형벌)에 처하도록 되어 있었다. 얼마 뒤에 미자하의 어머니가 병이 나자, 어떤 사람이 밤에 미자하가 있는 곳으로 가서 이 사실을 알렸다. 미자하는 군주의 명령이라고 속여 군주의 수레를 타고 대궐 문을 빠져나갔다. 군주는 이 일을 듣고 미자하를 어질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효자로구나! 어머니를 위해서 다리가 잘리는 형벌까지 감수하다니!” 또 미자하가 군주와 과수원에 갔다가 복숭아를 먹어보니 맛이 달았다. 미자하가 먹던 복숭아를 군주에게 바치자 군주는 또 이렇게 말했다. “나를 끔찍이도 위해 주는구나. 제 입맛을 참고 이토록 나를 생각하다니.” 그 뒤 미자하는 고운 얼굴빛이 사라져 군주의 총애를 잃고 또 죄를 짓게 되었다. 그러자 군주는 이렇게 말했다. “이 자는 예전에 나를 속이고 내 수레를 탔고, 또 먹다 남은 복숭아를 나에게 먹였다.”


미자하의 행위는 처음이나 나중이나 다를 바가 없었지만, 이전에는 현명하다고 칭찬을 받고 뒤에는 죄를 입게 되었다. 그것은 군주가 그를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완전히 바꾸었기 때문이다.

 

< 팬 서비스로 노래 한 곡 선사하는 호호아짐의 이 센스 ...ㅋㅋ>

 

첨부파일 그만큼행복한날이-허설.w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