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주의시인

사십대를 공감함

by 호호^.^아줌마 2009. 11. 28.

    仁堂 김혜숙 '나주의 봄/70×95cm' 

배꽃 활짝 핀 나주의 봄풍경입니다.

하지만 어찌보면 함박눈 내리는 모습같기도 합니다-호호^.^-

 

                 사십대에 내리는 눈

  

                                   오인태

 

저게 다 쌀이라면 좋겠다
싶었던 때가 있었어요

저들이 모두 팔 걷어 부치고 나선
군중들이라면 얼마나 든든하랴
싶었던 때도 있었지요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느냐구요?

깃털처럼 가벼운 몸짓으로도
참 푸근하게 덮어와
세상의 위안이 되는
저 눈송이처럼

사람들의 가슴 속에
알 듯 모를 듯 잠시 내려 앉았다가
소리 없이 녹아지는
그런 생애이면 싶어요

 

                                                                 -시집『등뒤의 사랑』에서

 

 

                       사십대 , 이 쓸쓸함

                              

                              오인태

 낯선 곳에서의
모든 저녁은 쓸쓸하다

산이나 가로수가
가장 긴 그림자를 드리우는
그 순간부터
쓸쓸함은 어둑발처럼
찾아드는 법이다

날마다 긴 그림자를 끌며
찾아드는 사십대의 집이
문득 낯설다

사십대의 저녁이
참 쓸쓸하다

 

4